가정을 보호하며 교회 개척하기
by 박용기2020-11-17

많은 교회 개척자들은 모든 에너지를 교회 사역에 소진하면서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경험한다. 교회와 가정은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신 기관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과 자신을 내어 주심을 근거로 영광스러운 교회가 세워지며, 동일한 원리가 가정에도 적용된다(엡 5: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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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Tim Keller) 목사가 리디머 교회 개척 3년 차에 겪었던 일이다. 하루는 아내 캐시가 발코니에서 혼수로 사 온 그릇들을 망치로 깨고 있었다.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를 않잖아요. 지금처럼 계속 일만 하면 집안이 콩가루가 될 판이란 걸 알기나 해요? 나로서는 당신을 정신 차리게 만들 방도가 없어요. … 이게 바로 당신이 하고 있는 짓이라고요”(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두란노). 많은 교회 개척자들은 모든 에너지를 교회 사역에 소진하면서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경험한다. 교회와 가정은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신 기관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과 자신을 내어 주심을 근거로 영광스러운 교회가 세워지며, 동일한 원리가 가정에도 적용된다(엡 5:25,27). 교회 개척자들이 교회와 결혼 생활을 함께 세워나가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배우자와 잡담을 나누라 


앤디 스탠리(Andy Stanley)는 교회 개척자들에게 결혼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당신은 잡담을 선택해야만 합니다.”라고 조언한다(It’s Not Personal, Brian & Amy Bloye). 배우자와 심각한 이야기보다 소소한 작은 일들이나 잡담을 나누라는 의미이다.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 읽은 책, 본 영화 그리고 영적 주제들에 대해서 짧게라도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일상의 작은 것들을 나눌 때 친구가 될 수 있고, 영적 우정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둘이 아니라 하나


마틴 로이드 존스(Martyn Lloyd-Jones)는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엡 5:31) 말씀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남편은 더 이상 혼자서 개별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남편은 전체의 반쪽에 불과하다. 그가 하는 일에는 항상 나머지 반쪽이 참여해야 한다.”(그리스도의 결혼생활, 생명의말씀사). 결혼은 2인3각 경기와 같다. 하나, 둘, 하나, 둘 구호를 함께 외치며 한발 한발 내딛을 때 빠르게 전진할 수 있다. 마귀는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가 각자 분리되어 존재하도록 부추기거나 한쪽만 열심히 뛰다가 넘어지게 만든다.
 

끝까지 함께 하는 관계


팀 켈러는 교회 개척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주님은 결혼을 인간의 삶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관계로 세우셨다. 만약 당신이 결혼이나 배우자를 출세 가도에 필요한 지팡이쯤으로 여겨서 2-3번째 우선순위에 놓았다면 당장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남편에게 아내는 인간관계에서 언제나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교회에 오기도 하지만 떠나기도 한다. 자녀들도 장성하면 제 짝을 찾아 부모를 떠난다. 목회자도 언젠가는 개척한 교회를 떠나는 날을 맞이한다. 그러나 배우자는 다르다. 배우자는 당신을 떠나지 않는다. 하나님은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하는 사람으로 배우자를 허락하셨다. 인간관계에서 배우자를 항상 1순위에 놓자.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자


게리 채프먼(Gary Chapman)은 그의 책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생명의말씀사)에서 배우자가 느끼는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 찾아서 그 언어를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는 다음과 같다: ① 인정하는 말 ② 함께 하는 시간 ③ 선물 ④ 봉사 ⑤ 스킨십. 교회 개척자는 교회 사역을 위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배우자만을 위한 것도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봉사를 사랑의 언어로 느끼는 아내를 위해서 군대 내무사열 준비하듯이 집안 곳곳을 정리 정돈해보자. 스킨십을 원하는 남편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준비해보자. 서로 이런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면 기쁨으로 결혼 생활을 채울 수 있다. “…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전 9:9).


일주일에 하루 쉬자


하나님은 천지 창조 사역을 쉼으로 완성하셨다. 하루 안식하신 이유는 피곤하시기 때문은 아니다. 하나님은 피곤하지 않으신 분이다. 하나님은 교회 개척자들이 사역을 멈추고 쉼 가운데 가만히 교회를 세우시는 그리스도, 가정을 세우시는 주님을 묵상하기 원하신다(출 20, 신 5). 일주일에 하루 사역을 쉬는 것은 교회 사역에 열심이 없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목회는 단거리 전력 질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배우자와 함께 교회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로 가서 둘 만의 대화 시간을 보내보자.


그리스도 안에서 만족하자


교회 개척자가 최선을 다해서 3년, 5년, 10년을 사역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목회자가 내가 이룬 사역과 교회 개척 결과에 의존해서 자신의 목회를 평가하게 되면 패배감과 수치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감정이 누적되면 동료 목회자의 부흥 소식이 들려올 때, 함께 기뻐하기 보다는 하나님을 원망하게 된다. “하나님 왜 나에게는 그런 부흥을 허락하지 않으시나요? 왜 나만 이런 곳에서 사역하게 하시나요?” 이런 쓴 뿌리는 하나님을 불신하게 만든다.


목회자는 내가 한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서 한 일을 기초로 해서 자신의 사역을 평가해야 한다. 예수님은 작은 능력을 갖고도 인내의 말씀을 지키며 충성한 빌라델비아 교회 목회자를 칭찬하셨다(계 3:8,10). 예수님은 교회 개척자들에게 성공보다 주님을 향한 신뢰와 충성을 요구하신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서 하신 일을 배우자와 함께 바라보며 주님을 신뢰할 때 비록 작은 교회에서 적은 능력을 갖고 사역하면서도 만족감을 느끼며 감사와 기쁨으로 주님께 충성할 수 있다.

목회자는 내가 한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서 한 일을 기초로 해서 자신의 사역을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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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용기

박용기 목사는 사우스웨스턴신학교에서 목회학을 공부(DMin)하고 사우스웨스턴신학교 초빙교수와 샌앤젤로한인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저서로 ‘팀 켈러의 변증설교 15편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