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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들만 천사가 전한 그 소식에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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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이재훈 /  작성일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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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ration of the Shepherds by Giorgione, 1510/WIKICOMMONS

가장 중요한 뉴스, 가장 긴급한 정보가 당시 가장 소외받는 초라한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전해진 것이다. 가히 혁명적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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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크리스마스 사건은 세상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이루어졌다. 세상은 철저히 메시아의 출생에 침묵했다. 그러나 천사들은 그럴 수 없었다. 영적 세계의 비밀을 증언할 수 있는 존재는 천사밖에 없었다.


그리고 천사들은 가장 먼저 목자들에게 메시아 탄생 소식을 전했다. 동방박사들은 예수님 출생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경배하러 왔지만(마 2:11), 목자들은 아기 예수가 아직 구유에 누워 계실 때 찾아왔다.


이 사실이 왜 중요할까? 먼저 당시 목자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목자는 베들레헴 성읍 밖에서 사는 사람들이었다. 양들과 함께 뒹굴고 양 떼 속에 섞여 들판에서 잠을 잤다. 그들은 세상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이었다. 복음서는 이 초라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메시아의 출생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정보는 힘이다. 정보 시대라고들 하는 지금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때도 그랬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있는지 수소문하고 다니자, 헤롯왕은 최고 정보기관, 대제사장들과 율법교사들을 동원하여 그리스도가 어디에서 나실지 조사한다(마 2:4). 그리고 동방박사들을 “가만히” 불러 “아기 예수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주시오”라고 말한다(마 2:7-8). 정보를 독점하고 싶은 던 게다. 아니, 독점하거나 선점해야만 했다. 그래야 자신의 왕권을 위협할 정적을 제거할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소식이 생겼을 때 그 소식을 가장 먼저 전달받는 사람은 대부분 지위가 높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다. 신분과 위치에 따라 다루는 정보의 양과 내용이 달라진다. 세상의 질서는 정보를 가질 수 있는 권한에 따라 나뉜다.


그런데 목자들은 어떤가? 그때는 신분 사회였다. 성문 밖이 삶의 공간인 목자들은 신분이 높을 리도 없고, 그렇다 보니 성읍 안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알 턱이 없다. 그들에게는 어떤 정치적인 견해도, 어떤 사회적인 영향력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런데 메시아 출생 소식이 이들에게 가장 먼저 전해졌다. 가장 중요한 뉴스가, 가장 긴급한 정보가 가장 소외받는 초라한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전해진 것이다. 가히 혁명적 사건이다.


하나님은 이 사건을 통해 어떤 사람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도리어 소외받고 초라해 보이는 사람들을 통해 복음의 역사가 전해지고 나타나도록 역사하신다. 복음의 능력과 축복은 누릴 것 다 누려서 마음이 부유한 자들이 아니라 가난한 자들을 통해 세상에 나타난다. 세상은 사람을 차별하지만, 하나님은 차별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하나님은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고난 받으시고, 연약한 이들과 함께 연약해지기를 기뻐하신다.


맥스 루케이도는 그의 크리스마스 설교에서 하나님께서 왜 목자들에게 제일 먼저 소식을 알리셨는지를 흥미로운 상상력을 발휘하여 설명했다. “만일 바리새인들에게 제일 먼저 소식이 전해졌다면, 그들은 먼저 주석을 펴 놓고 세미나부터 했을 것이다. 만일 정치가들이었다면, 그들은 주변에 누가 본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느라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기업가에게 제일 먼저 소식이 전해졌다면 그들은 자신의 스케줄을 맞추고 있었을 것이다.” 목자들에게 이 고귀한 소식이 가장 먼저 전해진 이유는 그들이 대단한 기업가이거나 전략가여서가 아니다. 그들은 들은 대로 믿고 행동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목자들만 천사의 소식을 들었을까? 모튼 켈세이(Morton Kelsey는 ‘크리스마스의 숨은 이야기’(에스라서원 역간)에서 다른 사람들도 그 소식을 들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하나님께서 동방의 박사들에게까지 신비한 별을 통해 소식을 전해 주셨다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메시아의 탄생을 알리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그날 밤 베들레헴 자기 집에서 편안히 자던 사람들의 꿈속에도 소식이 전달됐을지 모른다. 상인에게도, 여관 주인에게도, 어쩌면 헤롯 왕이 있던 궁궐의 신하들에게도 천사들이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잠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그저 다음날 간밤에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하면서 이상한 농담을 주고받는 데 그쳤을 것이다. 오직 목자들만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의 말을 진실 되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천사들에게 메시아가 태어나셨다는 메시지를 들은 목자들은 그 주제를 놓고 토론도 세미나도 열지 않았다. 쓸데없는 논란을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지키던 양 떼도 버려두고 서둘러 달려가서 예수님께 경배했다.


하나님은 메시지에 그대로 반응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해 주신다. 그때도, 지금도.  


이 글은 이재훈 목사의 ‘(위대하지 않은) 선한 그리스도인을 찾습니다’(두란노)의 일부를 출판사의 허락을 받아 다시 엮은 것입니다.  

 

천사들에게 메시아가 태어나셨다는 메시지를 들은 목자들은 그 주제를 놓고 토론도 세미나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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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와 TGC코리아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명지대학교, 합동신학대학원(M.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Th.M.),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D. Min. Candidate)에서 공부하였다. ‘전능자의 그늘 아래 머물리라’(1, 2권) ‘선한 그리스도인을 찾습니다’ ‘영적 전쟁’ ‘나의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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