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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행복한 목사
by C.J. Mahaney2019-02-22
목자의 길을 걸어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종종 극심한 좌절감을 안겨준다. 아마 목회 분야에 경험이 많은 목사들은 이 말의 의미를 단번에 알아챌 것이다.

설교 준비를 예로 들어보자. 이는 피하거나 미룰 수 없고, 또한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과업도 아니다. 여러 시간, 혹은 여러 날을 묵상과 원고 작성에 쏟아붓지만, 마감한 원고를 검수할 때에는 종종 글이 미처 채워지지 않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더욱이 온몸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시키는 이 작업을 당장 다음 주부터, 그것도 처음부터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은 당신에게 긴장을 넘어 두려움마저 안긴다.

말씀을 전하는 현장에서는 어떠한가? 설교 중 느끼는 적막한 공기는 그날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만 같다.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과 인사나 담소를 나눌 때에도 설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격려해 주었으면 하는 아내마저도 “오늘 설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설교 이외에 신앙 상담, 제자 훈련 등의 영역까지 고려한다면, 목사를 낙담케 하는 예는 무수히 많다. 이처럼 반복적이며 교인들의 시선에 매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직무의 성격을 고려할 때, 목사들이 쉽게 지치고 낙담하는 현상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부르심을 받은 자로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목회의 사명을 기쁨으로 수행하기를 바라고 또 요구하신다. 베드로가 목회자들에게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 무리를 치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함으로 하라”라고 강조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벧전 5:2).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 없다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목회 사역을 이룰 수 없다. 쉽게 말해서, 우리는 즐겁게 섬겨야 한다. 하나님은 행복한 목사를 원하신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묻고 싶다. 당신은 행복한 목사인가? 만일 스스로가 지치고 낙담한 목사라는 생각이 든다면, 즐거운 마음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이 글을 통해, 기쁨을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당신이 용서받은 사람임을 기억하라.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십자가 사역을 통해 당신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다. 이를 아는 지식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 우리는 무서울 정도로 갈보리의 십자가를 쉽게 잊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망각은 오직 자신과 성도들의 죄만 인식하도록 당신을 이끈다. 그러므로 복음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견지하는 자세는 무척 중요한다. 이를 영적 훈련의 우선 순위로 삼으라. 또한 매일의 훈련이 되게 하라. 바울처럼,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힌 것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알지 않겠노라고 결심하라(고전 2:2). 하나님이 구주의 인격과 십자가 사역을 통해 나를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에, 우리는 가장 빠른 기쁨의 회복을 경험할 수 있다(롬 5:11). 만약 당신이 이를 잊어버린다면, 행복한 목사가 될 수 없다.
 
둘째, 당신이 섬기고 있는 분야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명확하게 보라. 성경은 교회 안에서 성령의 사역을 확인하는 두 가지의 증거를 제시한다. 그것은 성령의 열매와 성령의 은사이다(고전 12:4-11, 27-31; 갈 5:22-23; 엡 4:11-16; 벧전 4:10-11). 먼저 성경에서 이 목록을 찾아 주의 깊게 읽으라. 그런 다음, 눈을 들어 당신의 사역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라. 보는 곳곳에서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는 모습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 발견들을 메모하고, 그분의 역사하심에 감사하며, 이를 성도들과 공유하라. 문제는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당신이 그 역사하심을 인지하는가의 여부이다. 만약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행복한 목사가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성도들이 당신의 설교를 듣기 위해 다시 모인다는 사실에 감사하라. 찰스 스펄전은 이렇게 언급한 적이 있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설교를 들어야 한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중략] 그들은 이내 가인처럼 자신의 죄짐을 지기가 너무 무겁다고 소리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성도들은 이번 주일에도, 그리고 또 다음 주일에도 모일 것이다.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를 기억할 때, 당신은 점점 더 즐거운 목사가 될 수 있다.
 
목회는 쉬운 길이 아니다. 어느 목사이든 그 길에서 기쁨 없는 섬김의 강력한 유혹을 받을 것이다. 당신은 이러한 유혹을 뚜렷하게 분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 기억하라. 우리는 기쁨을 위해 싸워야만 하는 존재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행복한 목사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원제: Happy Pastors 
번역: 김장복 (개혁된실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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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C.J. Mahaney

 C.J. 마하니는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위히찬 Sovereign Grace Church의 담임목사이다. 'Humility: True Greatness'를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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