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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일

광야에 있다고 느낄 때
by Gavin Ortlund2019-12-16

성경에서 ‘성공적인 목회 사역’의 모델을 꼽으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개인적으로는 열왕기상 18장에 나오는 엘리야보다 더 역동적인 일을 겪은 사람은 없어 보인다. 엘리야는 혼자서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 850명과 대결하여 승리하였다. 우상 숭배에 빠져 있던 백성들에게 살아 계신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그들의 신앙을 돌이키도록 했다. 3년 반 동안이나 계속되었던 가뭄도 끝나게 했다. 멋지지 않은가!


우리는 엘리야의 갈멜산 사건을 기억하지만, 그가 갈멜산에 오르기까지 경험했던 것은 곧잘 잊어버리곤 한다. 열왕기상 17장을 보면 그는 광야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광야의 훈련 기간을 보낸 후에 엘리야는 갈멜산에 섰다. 우리는 엘리야와 같이 능력의 사역자가 되기를 원한다.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을 사용하여 목회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회 사역에는 17장과 같은 준비 기간이 있다. 그 시간은 까마귀가 먹을 것을 가지고 올 때까지 기다리며 마실 물이 마르지 않기를 바라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현실에 대한 어려움이 끝날 때까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질문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시간의 연속일 것이다.


광야 기간은 잔인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17장에 나오는 것과 같은 광야의 기간에도 여전히 우리를 인도하고 계신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홀로 외로이


열왕기상 17장 1-6절에서, 여호와께서는 아합과 이세벨이 백성들에게 우상을 숭배하도록 한 것에 대한 심판으로 온 땅에 가뭄이 들게 하신다. 그리고 엘리야를 광야로 보내어 까마귀가 그를 먹이도록 하신다. “내 말이 없으면”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왕 앞에서 당당하게 말했던 사람이(1절) 광야에 숨어 지내며 까마귀가 가져오는 음식을 먹고 시냇물을 마셔야만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2-5절). 하늘의 구름을 다스릴 만한 권세가 있던 사람이 시냇물을 마시기 위해 땅에 몸을 구부려야 했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져 당장 마실 것을 걱정해야 하는 비참한 상태가 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힘든 것은 참담한 외로움이었을 것이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창 2:18)라고 했는데, 엘리야는 오랫동안 홀로 외로이 있었다. 나는 그가 바위 위에 앉아 있거나 동굴 안에 숨어 있는 모습을 그려 본다. 그는 외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추측해 보건대, 그릿 시냇가에 신문이 배달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오늘날의 상황으로 본다면,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해서 주위에 아무도 없거나 혹은 SNS에 올린 당신의 이야기에 아무도 “좋아요”를 누르지 않고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을 것이다.


외로움을 극복한다고 해도 이 기간은 무척이나 지루했을 것이다. 엘리야는 두려워하지 않고 왕에게 도전할 만큼 강하고 용기 있는 선지자였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먹을 것을 위해서도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시냇가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었다. 날마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대면해야 했다. 여러 날을 보내면서 주변의 나무들과 모래가 어떤 모습인지 기억할 정도였다. 매 끼니 까마귀가 가져다주는 같은 음식(빵과 고기)을 먹었다. 말할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없다. 이 시련이 끝날 무렵, 그의 모습은 아마도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에서 흰머리, 덤불 같은 수염, 갈라진 피부, 거친 눈매의 톰 행크스와 비슷했을 것 같다. 그리고 시내가 말라버린 어느 날에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다른 곳으로 보내셨다. 거기에는 광야 경험에 대한 출판 계약도 없고 순회강연의 기회도 없다. 하나님께서는 그가 사르밧 과부의 집에 머물며 또다시 기다리고 숨어지내는 시간을 보내게 했다(왕상 17:7-24). 그의 목회 사역은 사회적으로 약자인 이방인 과부와 그의 아들뿐이다. 과부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밀가루 한 줌과 병에 남아 있는 기름 조금이 전부이다. 엘리야는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계속 믿어야 했다.


보호, 공급, 준비


광야 기간에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은 하나님께서 거기 계시며 가장 강력하게 일하고 계신다는 소망이다. 열왕기상 17장에서 보면, 하나님께서는 적어도 세 가지 방식으로 엘리야의 삶에서 일하고 계셨다. 보호하시고 공급하시며 준비시키셨다.


아합이 엘리야를 죽이려고 첩자를 보냈기 때문에(왕상 18:10) 하나님께서는 그를 보호하고 계셨다. 가뭄 동안 그가 안전하게 있을 곳은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광야밖에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시냇가에 있는 엘리야에게 까마귀를 보내어 먹이셨고, 과부의 집에 밀가루와 기름을 계속 공급하심으로 먹이셨다. 까마귀는 매일 왔고, 밀가루와 기름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단조로운 방식이지만 기적 같은 공급이었다. 죽어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살게 하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생명을 보호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준비시키고 계셨다. 엘리야가 18장에서 바알의 모든 거짓 선지자들을 대항하는 믿음과 용기를 어디서 얻었을까?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리는 동안, 곤란 중에서 신실하게 돌보심을 경험하면서 그의 믿음은 다이아몬드처럼 확고하고 단호해졌을 것이다.


우리가 광야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보호하시고 공급하시며 준비시키시는 것을 잘 깨닫지 못한다. “내가 이토록 황량한 곳에 있는데 어떻게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예수님을 기억하라! 그분은 최악의 광야를 겪으셨다. 십자가의 비참한 고통을 겪으셨다. 그것이 죄인 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며 마음이기에 우리도 그분을 믿으며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비록 광야에 있더라도 말이다.


하나님 중심 사역


열왕기상 17장은 우리가 목회를 수행하고 평가할 때, 우리의 관점과 행위 면에서 하나님 중심적으로 나아가도록 촉구한다. 결국 ‘목회의 성공’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신실함이라고 정의된다. 그 부르심이 열왕기상 18장에서처럼 능력을 발휘하는 일일 수도 있고, 열왕기상 17장처럼 끝까지 인내해야 하는 광야로의 부르심 일 수도 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위해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은 열매가 맺히기를 원한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마 9:37)라고 긴급함을 느낀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모든 상황을 아신다. 만일 엘리야가 까마귀를 기다리는 것이 열매를 충분히 맺는 것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떠나버렸다면 어땠을까? 그는 갈멜산의 놀라운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생존해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별 볼 일 없는 상황에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신실하게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당신을 거기로 부르셨다면, 광야는 분명히 하나님 나라를 위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과정일 것이다. 별 볼 일 없이 느껴지겠지만 매 순간은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역의 마지막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우리의 사역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죽음을 맛보는 것 같지만, 그것은 실제로 생명의 길이다.


하나님께서 광야의 시기로 부르시면 두려워하지 말라. 황량하고 질식할 것 같은 곳에 있다고 느끼는가? 겨우겨우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고 여겨지는가? 엘리야를 돌보셨듯이,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보호하고 지키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까마귀를 찾아보라.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라. 그리고 이 시간을 하나님께서 당신 앞에 펼쳐질 것들을 준비시키는 시간으로 사용하고 계심을 인정하라. 만일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없다면, 앞으로 당신에게 주어질 더 큰 일을 감당할 수 없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When You’re Waiting in the Wilderness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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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Gavin Ortlund

게빈 오트런드는 캘리포니아 오하이에 위치한 First Baptist Church의 담임목사로 Fuller Theological Seminary(PhD)를 졸업했으며, 저서로는 'Theological Retrieval for Evangelicals'와 'Finding the Right Hills to Die'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