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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일

낙심될 때를 준비하라
by Lindsey Carlson2020-02-24

남편이 목회 사역 이 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 내가 과연 목사의 부인으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심각한 회의감에 빠졌다. 쉬지 않고 닥치는 시험을 거치면서 교회에서 받은 상처에, 동역자들 사이의 갈등에, 또 나의 죄성 때문에 생긴 회의감과 낙심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깨지고 상하고 또 아팠다. 그 누구도 목회 현장에서 만나는 이런 낙심의 상황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기에 나는 정말로 포기 직전까지 갔다.


낙심하여 절망 가운데 허덕이는 중에 목사 부인들을 위한 어느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곳의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한 여자와 마주쳤다. 그 여자는 나를 몰라도 나는 그가 누군지 알았다. 그녀의 남편은 존경받는 유명한 사람으로 큰 교회를 목회하고 있었다. 그녀라면 낙심에 빠진 내게 적절한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절박한 상황에 있던 나는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녀에게 위안의 말 또는 격려의 말을 간절하게 요청했다.


“목사 부인이라는 게 항상 이렇게 힘든 건가요?”


그녀의 반응은 냉담했다. “나는 목사 부인인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요.” 너무도 큰 충격에 부끄러워진 나는 그냥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 그렇다면 이런 상황은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단지 나만의 문제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상 내가 컨퍼런스에서 만났던 그 목사 부인이 아주 예외적인 경우였다. 대부분의 사역자 부인은 엄청난 장애물을 만나고 그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자신을 경험한다. 목사의 부인으로 한 달, 일 년, 십 년, 오십 년을 살았더라도 언젠가는 어둠의 시간을 만날 것이다. 당신은 그것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당신이 상처를 받았든지, 누군가가 당신에게 죄를 지었든지, 아니면 이 죄 많은 세상 때문에 절망했든지 간에 그것을 치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속성으로 치유하는 빠른 치유법은 없다. 당신이 낙심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가장 좋은 길을 인도해주실 주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쳐버린 목사의 아내로서 당신이 회복되려면 불평으로 가득한 입술과 절망의 말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 은혜 그리고 상처를 싸매 줄 구원이다.


현실을 인정하라


쉽지 않겠지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 남편이 목사로 사역하는 한 가정이나 공동체 간의 문제, 혹은 경제적인 어려움 등 생각하지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을 것이고, 또 쌀쌀맞기 이를 데 없는 행동에 고통을 느낄 것이다. 남편이 가졌던 사역의 꿈이 허물어질지도 모른다. 남편의 인격이 공격받고 놀림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 남편의 사역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 신실하게 사역하려고 발버둥치는 당신을 버리고 떠나는 친구의 배신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이런 힘든 환경은 당신과 당신의 남편, 심지어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역자의 삶에는 교인들이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낙심하게 만드는 일이 언제라도 생길 수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교회 속에 하나님이 당신을 데려다 놓으셨다고 해도 목사의 부인으로 사는 것은 힘들다. 평강의 하나님이 아픈 경험을 통해 당신을 성화시킬 것과(살전 5:23) 미래의 복음 사역을 위해 지금 당신을 강하게 준비시키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롬 16:25).


도움을 구하라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아마도 낙심했거나 아니면 지혜롭게 미래를 준비하는 중일 것이다. 하나님이 당신의 기도를 들으셨는지가 궁금하다면, 하나님이 언제 응답하실지 그 시기가 궁금하다면, 또 도와 달라는 당신의 절규에 하나님이 관심을 가지시는지가 궁금하다면, 이런 생각 자체가 바로 낙심한 사람의 증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라. 개인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무시하지 말라. 당신의 짐을 고백하고 그것을 하나님께 맡기라. 도움이 필요하다고 겸손하게 인정하라.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인 하나님을 바라보라. 믿을 수 있는 친구와 가족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또 필요하다면 성경적인 상담을 받으라.


바울은 디모데후서 2장 12절에서 믿는 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참으면 또한 함께 왕 노릇 할 것이요 우리가 주를 부인하면 주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라”(딤후 2:21). 인내하고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서 낙심의 시간에도 남편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초대하라. 하나님은 그분의 말씀과 성령님을 통해 당신에게 힘을 주실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백성을 통해서 당신이 더 배우고 당당히 서도록 도울 것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낙심의 시간 속을 지난다고 해도 당신은 생각하는 만큼 고립되어 있지는 않다. 그리스도가 함께 있다. 그는 낙심한 당신을 가장 불쌍하게 여긴다. 하나님, 당신의 아버지가 신실하게 당신의 절규를 듣고 있고 고난의 시간에 도와주려고 항상 준비하고 있다. 그는 전능한 조언자이며 당신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 줄 최고의 경청자이다. 하나님은 당신에게 힘을 주신다. 바로 성령님을 통해서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도하신다. 당신이 고통을 그리스도와 나눌 때 하나님은 당신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세우고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자비함으로 위로하신다.


고통은 영원한 게 아니다.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하고 하나님은 거기에 응답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울부짖으며 도움을 구하고 하나님은 구원한다. 낙심한 마음이 밤사이에 계속될지 몰라도 하나님은 기도를 들으시고 거기에 반드시 응답하신다. 바로 그가 정한 그 시간에, 아침과 함께 기쁨이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이 땅에 사는 동안일지 아니면 죽은 후 영광 속에서 그와 연합할 그때일지는 몰라도, 당신의 고통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위로를 찾기 바란다.


함께 할 사람을 찾으라


목사의 부인은 격려가 필요하다. 목사 부인으로 십오 년 차에 들어서는 나는 이제야 목사 부인들과의 교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있다. 서로 이해하고, 사역의 짐을 함께 질 수 있는 목사 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실로 놀라운 축복이다. 하나님께 이런 동역자 목사 부인을 달라고 기도하라. 예수님을 사랑하고 신학적으로 깨어있으면서 또 많은 경험을 가진 목사의 부인을 만나야 한다.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바로 분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라.


믿음의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인내심을 위해서는 당신의 괴로움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 때로는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동역자의 모임을 만들라. 낙담하는 시간뿐 아니라 즐거울 때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겠다고 결심하라.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결정이 될 것이다.


당신이 목사 부인이라면, 낙심의 계절이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전략을 준비하고, 또 낙심의 계절에도 자신을 격려할 방법을 찾아내라. 낙심의 계절을 맞아 이미 쓰러졌다고 해도 아직 격려를 찾는 데에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라.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라. 당신은 그의 도움과 격려를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찾을 것이다. 목사의 부인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이 견딜 힘을 주실 것이고, 당신은 얼마든지 기쁨을 회복할 수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명을 잃지 않고 그를 닮아가며 성장할 수 있다.


만약 당신에게 포옹이 필요하다면, 나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자.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Pastor’s Wife, Prepare for Seasons of Discouragement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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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Lindsey Carlson

린지 칼슨은 남편과 함께 메릴랜드 볼티모어에 개척한 Imprint Community Church를 섬기고 있다. Growing in Godliness: A Teen Girl's Guide to Maturing in Christ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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