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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루터, 팬데믹에 대해 입을 열다
by Justin Taylor2020-04-24

2019년 12월 31일, 중국 보건 관계자는 세계 보건 기구(WHO)에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폐렴이 우한 지역에 출현했다는 것을 긴급히 알렸다. 2020년 1월 7일, 보건 관계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군에서 새롭게 식별된 ‘2019-nCoV’라는 이름으로 이 바이러스를 명명하고 공포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보편적인 감기 그리고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를 포함한다. 이 바이러스들은 감염된 사람과 접촉하거나 그들의 기침 혹은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방울을 흡입하는 것으로 전파된다. 침방울이 묻은 표면을 만진 뒤 얼굴이나 코를 만짐으로써 전염되기도 한다. 1월 7일부터 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국가로 번졌다. WHO는 4월 18일 현재 218만 명의 확진자와 15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보고했다. 주식 시장은 무너졌으며, 세계 여행과 무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크리스천들은 여러 가지 감정에 휩싸여 심각한 질문을 던지며 이러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늘 그렇듯이 오직 말씀으로부터 우리의 참된 인도하심을 깨달아야 한다. 과거의 크리스천들은 비슷한 위기를 어떻게 대응했었는지 과거를 돌아보는 것 또한 유익하다. 14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유럽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온 흑사병과 관련해서 쉽게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흑사병은 1347년부터 1350년 사이에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며 당시 유럽 인구의 25%가 사망했다. 이후 15세기에도 발병하면서 많은 유럽인에게 정서적으로 깊은 상처와 공포를 남겼다. 이 전염병의 사망률은 30%에서 90% 사이였다.


‘치명적인 재앙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가’(1527)


이 사건은 1527년 마틴 루터가 쓴 “치명적 재앙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가”라는 흥미로운 소논문의 역사적 배경이 되었다. 이 질병은 1527년 8월에 루터의 도시였던 비텐베르크를 강타했으며, 많은 루터의 동료와 시민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당시 군주였던 엘렉토르 존(Elector John)은 루터에게 목숨을 위해 즉시 떠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루터는 질병에 걸린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남는 쪽을 선택했다. 루터는 질병과 그 희생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시장 틸로 데네(Tilo Dene)의 아내는 루터의 품에 안겨 죽어갔다. 루터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당당히 맞서고 있었다.


다른 도시와 마을에서 온 많은 독일인은 비텐베르크를 떠나라고 했다. 독일인 목사인 요한 헤쓰는 루터에게 글을 썼다. 이러한 질병을 마주했을 때 목회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질문한 것이다. 이 소논문은 질문에 대한 루터의 답변이다. 그 지혜는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에서도 여전히 유익하다.


누가 떠나는가?


루터는 강한 신념을 지닌 사람들을 향해 전염병이 우리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므로 도망가지 말아야 하며, 크리스천들은 겸손히 서서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연설했다. 루터는 그러한 견해가 칭찬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사람의 믿음이 자신과 같이 강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루터는 또한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목회자, 시장 판사 혹은 의사들)은 위기가 지나갈 때까지 공동체 안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히 목회자들은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 선한 목자와 같이 되어야만 한다고 했다(요 10:11).


루터는 부모가 자녀를 버리거나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떠나는 행동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우리 이웃들에게 적용했다. 이를 뛰어넘어, 마치 약을 사용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것은 성경적으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루터는 결코 숙명론자가 아니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개인의 태도에 대해서, 루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마귀의 일이며 어떤 그리스도인도 그에게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을 직면하는 상황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을 두렵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루터는 어떤 사람들은 믿음에 있어서 남들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연약한 믿음을 가진 이들이나 도망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들의 헌신에 따른 주님의 상급을 기대하며 치명적인 위험의 불구덩이에 담대하게 들어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루터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크리스천들과 죽어가는 자들을 직접 섬기는 사역자들은 종기와 감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것은 그리스도를 돌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아플 때 네가 나를 돌보아 주었다”(마 25:36)라고 말씀하셨다.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생명을 내어 주셨고, 우리도 남들을 위해 생명을 내려놓아야만 한다고 기록했다(요일 3:16). 루터는 전염병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하나님께 경박하게 행동하는 자들에게도 경고했다.


하나님의 말씀


루터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향하여 어떻게 믿음으로 살고 죽는지를 가르침으로써 그들 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하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불신앙으로 죽어가는 사람은 아직 시간이 있을 때 회개하라는 경고를 받아들여야 하며, 기회가 있는 동안 목회자를 불러야 한다.


눈에 띄는 죄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하며, 가능하다면 주님의 성찬을 받아야만 한다.


실천적 단계들


루터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단계들을 주장했다.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세균 이론을 발견한 이후 시대를 살아가며, 의학 연구와 현대 병원의 과학적인 발전의 혜택을 얻고 사는 우리는 루터 시대의 비텐베르크 상황이 어땠는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루터는 환자들이 수백 개의 개인 주거공간에 머무르는 것 대신에 특정 공공건물이 환자들을 위한 병원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크리스천들에게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집과 마당, 거리를 소독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루터는 비통에 빠진 이들을 목양하는 의미에서 성경 속 장면들로 꾸며 놓은 벽과 비텐베르크 묘지가 도시 경계 밖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했다.


그리스도의 사랑


궁극적으로 루터는 각 개인이 떠날 것인지에 대한 모든 결정은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내려져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부르심에 비추어 이루어져야만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하는 우리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의학 역사책의 희미한 추억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많은 크리스천에게는 그들의 이웃들을 향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는 기회이다. 그리스도의 자녀 된 우리에게는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아내기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When the Deadly Outbreak Comes: Counsel from Martin Luther

번역: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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