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원
작가명양혜원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 특임교수.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여성학 석사 수료 후 미국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에서 종교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랜 세월 번역가로 일하면서 유진 피터슨, N. T. 라이트, 알리스터 맥스래스, C. S. 루이스, 헨리 나우웬, 미로슬라브 볼프, 일레인 스토키의 저서 등 90여 권의 번역서를 출간하였고, 유진 피터슨 읽기: 삶의 영성에 관하여, 교회 언니,여성을 말하다, 교회 언니의 페미니즘 수업, 종교와 페미니즘, 서로를 알아가다, 박완서 마흔에 시작한 글쓰기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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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청소
죽음의 청소

이사를 앞두고 짐 정리를 시작했다. 미국으로 유학 갈 때 슈트케이스 두 개를 들고 떠났는데, 일본 생활까지 포함해서 6년 반 만에 귀국할 때는 배로 부쳐야 할 만큼 짐이 늘었다. 그로부터 4년 반이 흐르고 나니 포장 이사를 맡겨야 할 만큼 짐과 가구가 늘어버렸다. 아무래도 이사를 위한 짐 정리는 평소의 정리와는 다르게 좀 더 강도가 높다. 내가 기...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항암치료 중이신 어머니가 입맛이 뚝 떨어지시고 그나마 찾으시는 게 햄버거이다. 남들은 몸에 안 좋다고 뭐라 하지만, 아무것도 못 드시는 거보다는 낫지 싶어서 그날 저녁도 퇴근길에 버거 사냥을 나섰다. 어머니가 잘 드시는 브랜드의 가게는 너무 멀리 있어서 어디서 사가나 고민하는데 예전에 버스 기다리다가 배가 고파서 들렀던 버거 가게가 생각났다. 큰 기대 없이...

‘쀼’의 세계
‘쀼’의 세계

커플 걱정하는 거 아니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헤어진다느니, 더는 같이 못 살겠다느니, 남친이나 남편에 대한 불평과 하소연을 잔뜩 늘어놓던 친구의 말을 기껏 들어주고 위로해 줬더니, 불과 며칠 후 헤헤거리며 다시 짝꿍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본 싱글들이 만들어 낸 말이지 싶다. 자식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버지 흉을 잔뜩 보는 어머니에게 맞장구...

손편지의 온기
손편지의 온기

예쁜 카드나 엽서를 보면 사는 것도 좋아하지만, 거기에 몇 자를 적어 누군가에게 보내는 것도 좋아한다. 간단한 안부든, 감사의 표현이든, 생일 축하든, 크리스마스나 신년 축하든, 비록 글씨는 잘 못 쓰지만, 그래도 직접 손으로 써서 봉투에 담아 어울리는 스티커 하나 장식으로 붙이고, 주소를 적어 우체국의 손을 거쳐 상대에게 보내는 것으로 나의 마음을 전달하...

죽음의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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