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하는 그리스도인
by 박용기2020-08-17

아이들의 눈높이로 내려가서 그들을 인정해주고 공감해준 후, 절제하면서 게임을 선용할 수 있도록 자녀들을 지도해야 한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코로나19 여파로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 ‘2020년 게임이용자 실태 조사’(한국 갤럽)에 따르면, 10세-39세 남성 88.5퍼센트, 여성 78퍼센트가 정기적으로 게임을 한다고 응답했다. 최재붕 교수는 그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시청자 수는 1천만 명 정도였지만, 2017년 베이징 온라인 게임 ‘롤드컵’ 결승전 경기 시청자 수는 8천만 명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비디오 게임이 폭력성, 시간 낭비, 경쟁성, 대인 기피증, 중독성 등 부정적인 측면을 유발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요즘 10-30대들은 게임을 통해서 친구들과 소통하고 협동심, 성취감, 사회성을 배우고 있다. 코로나19로 게임 인구가 증가하는 때에 그리스도인들이 비디오 게임을 어떻게 선용할 수 있는지 몇 가지 실천 사항을 나누고자 한다. 


1. 삼위일체 하나님을 닮은 인간


기독교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다. 이슬람은 단일신 알라를 믿는다. 이슬람의 알라는 초월성, 전지성, 전능성을 가진 홀로 존재하는 신이다. 이런 알라를 닮은 이슬람 사회는 획일적, 권위적, 복종적, 독재적 사회 문화와 정치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기독교는 초월적, 절대성, 유일성뿐만 아니라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상호 협력성, 존중성, 관계성을 본질적 속성으로 가지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다. 교회가 절대 진리를 믿고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상호 존중과 협력, 다양한 은사들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닮았기 때문이다. 욕설, 비난, 경쟁, 폭력, 악플이 난무하는 게임판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상대방에게 매너, 배려, 협력, 사랑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어두운 게임 문화 속에서 빛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2. 악한 시대의 시간을 구속(救贖)하는 인간


바울은 에베소에 보내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권면한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 헬라어로 “아끼라”는 ‘엑스아고라조’이다. ‘엑스’는 ‘~부터’, ‘아고라’는 ‘시장, 광장’ 이다. 세월을 아끼라는 의미는 시장에서 좋은 물건을 골라서 구입하듯이, 매일 주어진 시간을 선용하여 좋은 기회로 만들라는 의미다. 킹제임스 영어 성경에서는 “세월을 아끼라”를 “Redeeming the time”(시간을 구속하라)로 번역했다. ‘구속’은 노예를 값을 주고 사서 자유롭게 풀어주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시간을 ‘구속’하라는 의미는 악한 문화 속에서 노예처럼 사용되고 있는 시간을 다시 찾아와서 주님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라는 의미다.

 
성령님이 신자의 내면에 오셔서 활동하시면 습관적으로 정신없이 살던 삶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게 된다(눅 21:36). 여가를 위한 게임 시간과 영적 건강을 위한 경건의 시간에 균형을 맞추게 된다. 게임 시간에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엿보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반복적, 습관적인 게임 시간을 구속하여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3. 문화를 변화시키는 인간


1세기 소아시아의 수도 에베소는 아데미 여신상을 제작하는 비즈니스가 번창했고 마술사, 점치는 자들이 넘쳐나는 우상숭배의 도시였다. 바울이 에베소 두란노 서원에서 2년 동안 말씀을 가르치자, 마술사들은 복음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수억 원 가치의 마술책을 모아서 불태웠다(행 19:10,19). 아데미 여신상 비즈니스 매출액도 급감했다(행 19:27). 에베소 도시에서 복음은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 도시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를 변화시켰다(행19:23).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이러한 현상을 “the world upside down”(행 17:6, KJV)으로 표현했다.


현재 출시되는 상당수의 게임들이 반성경적인 폭력성, 자극성, 경쟁성, 중독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대니얼 스트레인지(Daniel Strange)는 ‘복음과 문화 사이(두란노)’에서 "문화는 소명이다 … 문화를 창출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성, 나아가 그분의 위대함을 뽐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입은 신자는 세상 문화에 맞서 하나님의 기준과 영광에 맞게 문화를 회복시켜야 하는 소명감을 갖게 된다. 2019년 2월 최철규 집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생명의말씀사)’을 6년의 산고 끝에 출간했다. 어린이 소요리문답, 성경 암송, 성경 스토리, 천로역정 등과 같은 건전한 콘텐츠로 게임을 개발하여 보급하기를 기대해 본다.


4. 자녀들과 게임하는 부모


얼마 전 필자는 스마트폰 앱에서 자녀들이 하는 게임을 직접 다운받아 해보았다.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가 그 모습을 보고 “아빠가 게임을 하니까 너무 좋아”라며 방방 뛰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게임을 부모가 지속해서 부정한다면 아이들은 자신이 부정당한다고 생각하고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몰래 게임을 하면서 수치심과 죄책감까지 느낄 수 있다.


어른 세대는 어릴 때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하루 종일 놀았지만, 요즘 애들은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과 하루 종일 논다. 시대와 세상이 바뀌었다. 부모들이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인정해 주고 그 게임에 대한 장점을 찾아 칭찬해 준다면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할 것이다. 자녀들은 ‘그 이야기 좀 더 해주세요’라며 계속 부모님과 대화하기 원할 것이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내려가서 그들을 인정해주고 공감해준 후, 절제하면서 게임을 선용할 수 있도록 자녀들을 지도해야 한다. 

욕설, 비난, 경쟁, 폭력, 악플이 난무하는 게임판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상대방에게 매너, 배려, 협력, 사랑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어두운 게임 문화 속에서 빛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박용기

박용기 목사는 사우스웨스턴신학교에서 목회학을 공부(DMin)하고 사우스웨스턴신학교 초빙교수와 샌앤젤로한인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저서로 ‘팀 켈러의 변증설교 15편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