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매일 ‘하나님 대화’를 나누라
by Julie Melilli2018-11-15

그리스도인 부모에게는 자녀를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가르칠 의무가 있다. 그렇다고 신학 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 얼마나 감사한가!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탁자 위에는 지저분한 낙서들과 찢겨진 노트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부러진 연필, 지우개가루와 다 마신 음료수 병들이 한껏 구겨진 과자봉지와 함께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들리는 낮은 신음소리가 내게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지금 이곳은 범죄 현장인가?’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곳은 내가 사랑하는 고등학생 아들의 방이었다. 아들은 기하학 숙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팔로 머리를 감싼 아들이 주저 앉아 외치고 있었다. “아,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나와 눈이 마주친 아들은 자신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해결하려 했는지 보여 주며, 자기가 선택한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그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분명히 아들에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움이 필요했다. 안타깝게도 아들은 답을 찾지 못하고 막다른 골목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맛있게 요리하고, 울창한 정원을 가꾸고, 떨어진 셔츠단추를 달거나 바짓단을 줄이는 일은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기하학 숙제를 할 수 있는 능력은 내게 없었다. 고등학교 때는 물론이거니와 지금도 기하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자녀가 기하학 숙제와 같이 답하기 어려운 성경 질문이나 신학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나는 그때를 준비하기 위하여 이 글을 쓰고자 한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강조하자면, 당신이 모르는 문제에는 답을 줄 수 없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을 설명하기란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당신이 부모로서의 소명을 깨닫고, 신앙 교육에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언제, 어느 순간, 자녀가 성경에 관한 질문을 할지 모른다. 그리스도인 부모에게는 그에 대답할 준비가 항상 필요하다. 매일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공부해야 한다. 어려운 신학 문제를 이해하고,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딤후 2:15), 소망에 관하여 묻는 자들에게 대답할 수 있도록(벧전 3:15), 주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약 1:5).


그리스도인 부모에게는 자녀를 그리스도의 제자(마 28:19)가 되도록 가르칠 의무가 있다. 그렇다고 신학 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 얼마나 감사한가! 복음의 기초, 하나님께서 당신을 위해 하셨던 모든 일과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자녀에게 당신이 경험한 복음에 대해 알려 주기를 바란다. 당신이 성경과 신학을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지 말라. 말씀을 완벽히 이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이 당신의 약하고 흠이 있는 말(입술)을 사용하실 것임을 신뢰하라. 그것은 궁극적으로 당신이 아닌 하나님께 달린 일임을 기억하라. 당신은 그저 자녀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일을 하면 된다. 그 씨앗을 자라게 하실 분은 하나님이시다(고전 3:7). 당신에게 주어진 양육의 소명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하기만 하면 된다.


이 모든 임무를 위해 당신은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고, 신앙 서적을 읽고, 팟캐스트의 성경 강의를 듣고, 성경 공부에 참석하고, 영적 멘토를 만들어야 한다. 하나님이 당신에게 행하신 일을 깊이 이해할 때, 복음을 나누고 싶은 열망을 갖게 될 것이다.


일상에서 자녀와 함께하는 ‘하나님에 관한 대화’


일단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성경 말씀을 따라서 행동해야 한다.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신 6:7-9)


이제부터 ‘하나님 대화‘(God Talk)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대화는 내가 일상에서 자녀들과 이야기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즉, 모든 이야기를 하나님에 관한 대화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줄 때, 그날의 날씨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은 정말 춥구나. 나는 주님이 만들어 주신 날씨를 기뻐하고 감사해.” 또 당신의 기도 제목을 아이들에게 나누고, 하나님이 어떻게 응답하고 계신지 아이들과 함께 점검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의 불평거리를 찬양과 감사로 바꿔 준다. “오늘도 학교에 갈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우리가 잠자는 동안에도 주무시지 않고 지키시는 하나님께 아이들과 함께 기도한다. “하나님, 이 밤도 평안한 쉼이 있도록 돌봐 주세요.”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일상 대화를 하나님에 관한 대화로 이끄는 것이 좋다. 짐작했겠지만, 하나님에 관한 대화는 예수님을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하나님에 관한 대화를 더 많이 할수록 당신은 자녀와 가까워질 것이다. 당신의 자녀는 이 대화를 통해 삶의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제 당신은 자녀와 복음에 대해, 신앙에 대해 나눌 충분한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하나님을 삶의 주권자로 인정했으며 최고의 스승으로 삼았으니, 담대할 필요가 있다. 자녀가 “죄가 뭐죠?”라고 묻기를 기다리지 말라. 당신이 먼저 죄에 대해 가르치라. 그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친구나 동생과 다툴 때, 죄가 무엇인지 설명하라. 죄의 결과와 회개의 방법, 용서에 대해 말해 줘라. 일상생활 속 예화와 익숙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 있다면, 잘 정리하여 당신과 자녀가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바란다. 이해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복습해 보는 것도 좋다.


하나님에 관한 대화가 힘들 때


때때로 자녀는 하나님에 대해 당신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때 회피하거나 얼버무리지 말고, 당신도 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음을 자녀 앞에서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자녀 앞에서 인정하는 일은 큰 도전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도전으로 인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했듯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억하기만 하면 된다.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눅 6:45). 대화하지 않는 것보다는 답을 모르는 편이 더 낫다.


마지막으로, 자녀와 이런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모에게 권면하고 싶다. 분명 당신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의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용기를 내어 이 대화에 도전한다면, 당신의 자녀는 신앙 성장의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십대 자녀는 처음에는 ‘하나님에 관한 대화’의 시도를 비웃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이 일련의 과정이 당신 마음을 괴롭힐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운 역사로 인하여 자녀와의 대화가 가능할 수 있음을 의심하지 말라.


자녀에게 열린 마음과 들을 귀를 허락하셔서 말씀을 깊이 깨닫는 기회를 달라고 기도하라. 비록 자녀가 당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하는 동안 딴짓을 하더라도, 분명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믿으라.


이야기의 서두에 등장한 기하학 숙제의 결말이 궁금하지 않은가? 결국 아들은 기계 공학을 전공한 이웃에게서 도움을 얻었고, 덕분에 꽤 좋은 성적을 받았다. 이 결말은 그 이웃이 기하학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당신이 신학에 대해 ‘기계 공학을 전공한 사람’ 만큼의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다만, 자녀의 바른 신앙 교육을 위해서라면, 전공자 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녀의 기하학 숙제는 학원이나 타인의 손에 맡길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일을 남의 손에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주일학교 선생님이나 담당 교역자가 아이들의 신앙 교육을 위한 필수 구성원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한 첫 번째 신앙 선생님은 바로 ‘당신’이다.


부모에게 자녀의 신앙 교육은 가장 큰 소명이고, 특권이며,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하나님께서 부모의 소명에 충실하기 위해 힘쓰는 우리 모두에게 능히 감당할 능력을 주시기를 기도한다.




원제: Make ‘God Talk’ an Everyday Part of Family Life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고갑균 


자녀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일을 남의 손에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주일학교 선생님이나 담당 교역자가 아이들의 신앙 교육을 위한 필수 구성원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한 첫 번째 신앙 선생님은 바로 ‘당신’이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Julie Melilli

줄리 멜릴리는 전직 교사로 다양한 국제 교육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저서로 'Special God'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