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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신학 속에 감추어진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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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Jessica Hong  /  작성일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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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ziz Acharki on Unsplash

2015년 11월의 어느 날은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일평생 담배를 피워 본 적이 없던 어머니가 폐암 4기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의사는 더 이상 병을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말과 함께, 길어야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생을 잘 정리하라고 조언했다. 충격적인 진단을 받은 어머니에게 소식을 들은 오랜 친구들이 찾아왔다. 대부분 그녀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지만, 몇몇 친구들은 욥을 찾아온 친구들과 같이 어머니가 암에 걸린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다. “코니(Connie), 혹시 아직 회개하지 않은 죄가 있는 것은 아니야?” “과거에 끔찍한 일을 저질러서 벌을 받는 건 아닐까?” 심지어 한 친구는 어머니가 귀신에 사로잡혔다고 두 번이나 이야기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어머니는 성경을 바르게 알고 있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 덕분에 어머니는 친구들의 어떤 말에도 동요하지 않았고, 그 후로도 16개월 동안 암과 싸우셨다. 그러나 그 사이 나는 어머니의 친구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며 믿음의 위기를 겪었다. 


이유를 고민하다


성경, 특히 욥기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왜 고통과 비극을 허락하셨는지에 대해 말씀하시지 않는다. 그저 우리는 고통에 처한 사람들이 갖는 의문과 기도, 삶의 여정,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깊어지는 믿음에 대해 배울 뿐이다. 그들이 왜 그런 고통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어디서도 듣지 못한다.


나는 성경이 고통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머니가 죽을병에 걸렸을 때, 그 고통과 고난의 이유에 대해 하나님께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고통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했다. 나름의 신학 지식을 토대로 마음 깊은 곳에 신앙의 전제를 세워 놓은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나는 엄마의 친구들처럼 고통을 그 사람이 지은 죄의 결과로 가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나의 사고방식이 번영신학(the prosperity gospel)에 대한 긍정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큰 믿음을 가진 사람은 매사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남을 돕기 위해 충분한 재정을 사용할 것이다. 하나님은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재정, 건강, 지위 등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축복을 주실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과 축복을 연결시켜 생각하는 번영신학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 이후 어머니의 병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자세히 살펴보았고, 내 신앙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번영신학에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 신앙에 대한 나의 반응은 사실상 번영신학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고통을 피하다


도대체 왜 하나님은 어머니를 죽을병에 걸리게 하셨을까? 이 끊임없는 물음은 내 잠재의식 속에 숨겨진 믿음의 모습을 드러냈다. 숨겨져 있던 그 의식은 만약 내가 굳건한 믿음을 가진 크리스천이라면, 하나님이 반드시 건강과 축복을 주실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니, 최소한 비극이나 고통은 허락하시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나는 그저 고통을 피하기 위해 믿음이 좋은 크리스천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이런 노력은 나를 자연스럽게 번영신학의 늪에 빠지게 했다. 이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내 믿음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어머니의 병과 죽음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나의 잘못된 생각과 믿음을 제대로 보게 된 것이다. 이렇듯 고통은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한 숨은 생각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해 주었다.


그동안 성취한 신학 학위와 풍부한 사역의 경험들이 나로 하여금 스스로 꽤 괜찮은 신앙을 가졌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내 믿음의 길잡이는 예수님과 나의 인격적이고 실제적인 관계보다도 내 안에 축적되어 있던 신학적 지식들이었다. 어머니의 병과 죽음 이전에 나는 이런 사실을 인식하지도, 인정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고통이 내 삶 가운데 들어온 이후로, 나는 마음속 믿음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성장에 감사하다


욥이나 내 주변에 존재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나는 여전히 하나님이 왜 어머니에게 고통과 죽음을 허락하셨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그 시간 속에서 애통하는 동안 하나님은 내 안에 숨어 있던 비틀어진 복음을 마주하게 하셨다는 사실이다.


부끄러움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하나님에 대한 나의 잘못된 견해를 하루라도 빨리 깨닫게 하시고, 고통을 통해 나를 다듬어 가심에 감사한다.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음에 감사한다. 더불어 이 모든 사실들을 지금 알게 하신 것에 감사한다. 또 나를 여전히 교회의 사역자로 사용해 주심에 감사하고, 나의 비뚤어진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도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막아 주신 은혜에 감사한다. 비록 나는 하나님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지만, 수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나를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My Hidden Trust in the Prosperity Gospel

번역: 김형용

작가 Jessica Hong

제시카 홍은 펜실베니아주 글렌사이드에 위치한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석사학위(MDiv)를 받았으며, 뉴욕시에 위치한 Redeemer Presbyterian Church에서 교구 디렉터로 섬겼다. 현재 미국 TGC에서 소셜미디어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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