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과 제자도
by Jeremy Linneman2018-12-14

당신이 이끄는 소그룹 사역의 목적은 무엇인가?


친교? 우정? 성경 읽기? 선교 동원? 이웃 섬김? 소그룹 리더가 위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이처럼 다양한 대답을 할 것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상황에서 직접 소그룹을 인도해 본 결과, 이전보다 더욱 확신하게 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제자도(discipleship)가 공동체 사역의 유일한 목표이자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위에 언급된 대답들은 제자도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들이다. 나는 수단과 목적이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고 명령하셨다(마 28:19).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를 섬기는 최고의 목표가 단순히 친교나 배움, 혹은 인원을 확장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목표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충만하게 살아내는 사람들, 즉 하나님의 성숙한 제자들을 만드는 것이다.


어떻게 제자를 만드는가?


제자도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성경공부 모임, 훈련 프로그램, QT, 가정 예배, 일대일 멘토링, 교리, 또는 새신자 양육 같은 많은 요소들이 떠오를 수 있다.


내가 속한 소그룹은 (성별로 구분된)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강조하면서 매주마다 죄를 고백하고 성경을 암송하도록 압박을 준다. 또 한 소그룹은 보통 세 시간 이상 모임을 갖는데, 어린 자녀들을 둔 가정들이 먼저 일어나는 상황에 대하여 좋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내가 인도하는 또 다른 소그룹도 마찬가지로 구성원들끼리 오랜 시간 함께 모여 있으면 그 자체가 제자 훈련이 된다고 여기기도 한다.


제자도는 많은 교회가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 장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큼 그리 어렵지 않다. 또한 왕도도 없다. 제자도는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교육 같은 것도 아니고 풀어야 할 난해한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또한 구성원 모두가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헌신적이고 은혜로운 삶의 과정이다. 당신의 소그룹은 제자도를 이루어 가고 있는가? 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1. 제자도는 그리스도께 중심을 둔다


제자도는 예수 그리스도에 중심을 둘 때에만 생명력을 갖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임은 정체된 모임이 아닌, 생명의 역사가 나타나는 모임이어야 한다. 지친 자들이 와서 기쁨을 얻고 가는 모임이 되어야 하고, 잡담하고 험담하는 모임이 아니라, 말씀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임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제자도는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에 근거한 복음 중심적인 성격을 가져야 한다.


2. 제자도는 하나님의 은혜로 충만하다


참된 제자도는 영적인 변화에 대해 우리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이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와 함께하고 싶은 열망을 갖게 하고, 그리스도처럼 되기를 갈망하도록 만든다(딛 2:11-13). 우리는 자주 실패하겠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가 계속해서 제자의 길을 가도록 이끌어 준다.


3. 제자도는 실제 제자로 사는 과정이다


제자도는 이론이 아니다. 공부 모임도, 훈련 프로그램도, 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함께하는 교제의 시간도 아니다. 제자도는 새로운 인생의 방향과 삶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일상의 변화를 이루고자 오늘을 살아내는 실천적 과정이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려면, 제자로 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4. 제자도는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것이다


제자도는 그리스도나 교회를 위해 헌신할 때 요구되는 필수적 자격이 아니다. 제자도를 위한 첫걸음은 성장이나 변화가 아니다. 순종도 아니다. 제자도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는 그저 예수님께 나아가는 것이다. 마태복음 11장 28-30절은 주님을 따르는 자들을 향한 주님의 사랑을 가르쳐 준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5. 제자도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길이다


왕이신 그리스도와 함께할 때, 우리는 점차 그분을 닮아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분을 닮아 갈 때 진정한 삶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고, 더불어 우리의 순종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내적 갈망으로부터 행해질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시선이 닿아 있는 존재를 닮아 간다.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고후 3:18).


6. 제자도는 함께함에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형상대로 지어진 존재(being)로서 그분의 성품을 닮아 가는 것(becoming)은 매우 개인적(personal)이지만, 그렇다고 은밀한(private) 성격의 변화는 아니다. 그 과정은 ‘예수님과 나’라는 틀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영적 변화를 경험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헌신적인 신자들이 동일한 목적 아래 매주 모이는 작은 지역 교회이다.


예수님이 패러다임이다


제자도를 위한 청사진을 얻고자 한다면, 진정한 제자도가 시작된 그 출발점으로 가야 한다. 다시 말해,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실 때 보여 주신 그분의 삶과 사역을 살펴봐야 한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통하여 행하신 사역 속에서 몇 가지 핵심 주제를 파악할 수 있는데 그중 그분의 교제 방식을 배우는 것은 제자도를 이루는 데에 특히 중요하다.


예수님은 자신의 제자들을 알고 부르셨다. 그분은 열세 명도 아니고 열한 명도 아닌, 열두 명의 제자들을 선택하셨다. 예수님은 그 제자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 후로, 그중 누구도 더 나은 사람으로 대체하지 않으셨다. 열두 명의 제자들은 그들의 가능성 때문에, 혹은 과거의 경력 때문에 선택되지 않았다. 예수님은 이들에 대해 다 아셨고, 제자들 역시 자신의 삶을 예수님께 드렸다. 좋든 나쁘든, 그들은 있는 모습 그대로 예수님의 사람들이었다(유다까지도 말이다).


예수님은 삶의 모든 영역에 제자들을 초대하셨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친구들 없이 혼자 계시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제자들은 늘 예수님의 사역 여정에 동행했다. 예수님은 가족 모임에도, 종교적인 행사에도, 특별한 잔치에도 제자들과 함께 가셨다. 예수님은 항상 가르치지는 않으셨지만, 매순간 그들을 훈련시키셨다. 예수님의 모든 삶이 그들에게는 곧 진리와 은혜의 가르침이었다.


예수님은 식사하실 때조차도 제자들과 함께 드셨다. 마태복음 11장 19절은 이렇게 말한다.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먹고 마시는 것은 예수님이 가장 선호하는 교제의 수단이었다. 예수님은 어떤 사람과도, 즉 바리새인, 세리, 이방인, 군중과도 함께 먹고 마셨는데, 그 자리에 항상 가까운 제자들을 데리고 가셨다. 예수님이 함께 먹고 마신다는 것은 바로 그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신다는 의미였다. 예수님의 이런 행보 때문에, 그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매우 격분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하는 사명에 집중하셨다. 예수님은 세례 받은 직후, 열두 제자를 부르는 일로 공적 사역을 시작하셨다. 그분의 사명은 곧 제자들의 사명이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제자들을 통해서 이뤄 가시는 사명이었다. 한마디로 그분의 사명은 관계의 사명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심지어 가르치고 치유하실 때에도, 예수님은 늘 공동체 안에 머무르시면서 다른 사람들을 훈련시키셨다.


이처럼 공동체는 제자 훈련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공동체 안에 속해 있을 때에, 우리는 그리스도가 삶과 사역에서 보여주신 교제의 흐름(fellowship rhythms)을 잘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소그룹에서 예수님이 보여주셨던 관계의 진정성을 추구하는 교회야말로 참된 제자도를 이루어 가는 교회이다. 그리고 이런 공동체의 사역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영원한 생명과 삶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Your Small Group Should Be Making Disciples

번역: 김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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