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진정한 선물
by Leslie Schmucker2018-12-21

이번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준비하지 말아볼까 또다시 고민한다. 가족을 사랑하지 않아서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은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이며, 나는 평소 식구들에게 선물하기를 즐거워한다.


그럼에도 이런 별난 생각을 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나는 크리스마스가 사람들이 으레 떠올리는 단상과는 조금 달랐으면 한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불안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선물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온통 빼앗는다. 예수님 이야기는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나는 부모로서 못내 아쉽다. 크리스마스가 그 본질적 의미를 상실한 채 점점 더 소비를 위한 날이 되어가기 때문에, 이 문화로부터 아이들을 지켜 내고 싶다. 하지만 선물에 대한 가족의 기대와 그에 따른 나의 의무감은 생각보다 강력하게 우리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해를 거듭할 때마다, 나는 선물 목록에 전부 줄이 그어질 때까지 여러 상점에서 동분서주한다. 한정판 변신 로봇부터 예쁜 아기 인형, 그리고 꽤 비싼 어그 부츠까지, 무엇이 나을지 고민하며 애를 쓰는 것이다.


줄 때의 기쁨이야 두말할 필요 없이 설레는 일이지만, 사실 만족할 만한 선물을 준비한다는 건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선물을 건네는 순간까지도 종종 죄책감이나 불안감, 때론 이 두 가지 감정 모두가 내 마음을 지배할 때가 있다. 색상, 크기, 브랜드, 디자인, 활용도 등등 내가 제대로 된 선물을 고른 것인지 여러 번 고민하게 된다. 이 정도면 우리 아이가 흡족해 할까? 좀 더 괜찮은 것을 사야 했던 게 아닐까? 사랑하는 가족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내 마음은 한시도 잠잠할 수가 없다. 


이러한 마음의 짐은 그 옛날 베들레헴의 별밤을 축하하려는 마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도시의 크리스마스 문화에서 홀로 빠져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신년 감사 세일까지, 나는 선물에 대한 의무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다시 여러 상점을 돌며 물건을 찾아 헤맬 것이다. 더불어 한정된 예산은 나로 하여금 사고 싶은 선물 앞에서 아쉬운 마음이 들게 할 것이다. 결국 매해 크리스마스마다 죄책감과 불안감 속에 아침을 맞이할 것이고, 가족들의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기쁨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이며, 그분의 거룩한 형상을 닮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주님의 성품을 닮았기 때문에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주고 싶어 한다(마 7:11). 물론 선물을 준비하고 나눌 때마다 물질만능주의, 낭비벽, 그리고 인간의 소유욕 등과 부단히 싸워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에서 승리하겠다며 선물을 완전히 금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베풀려는 선한 마음은 좋은 것으로 축복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의 마음이 그분의 사랑과 온전히 닮은 모양은 아니라 할지라도, 좋은 것을 주는 일은 필시 선한 행위이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라고 하셨다(눅 6:38). 이와 마찬가지로 사도 요한도 “보라 아버지께서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사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게 하셨는가”라고 외쳤다(요일3:1). 따라서 주는 행위를 통한 즐거움은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며 흡족해 하시는 것과 동일한 기쁨이다. 비록 그 크기는 비교할 수 없을지라도 말이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은혜


예수님은 인간의 유익을 위해 하늘 영광의 화려함과 왕으로서의 위엄을 내려놓으셨다. 인간은 흠이 많고, 또 상 받을 자격과는 거리가 먼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당신과 나를 선택하셨으며 영원하고 풍성한 은혜를 약속하셨다.


그러므로 앞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때문에 고민할 때마다, 나는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분명히 기억하며 붙들 것이다. 연말마다 발품을 팔아가며 좋은 선물을 준비하는 이유, 때로는 조금 과하더라도 매년 그렇게 하는 이유, 바로 그 이유는 내가 물질주의에 빠졌거나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욕심내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 먼저 받은 넘치는 사랑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이며, 이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희생을 통해 내게 주어졌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도 그분의 본을 따라 내 나름의 최선을 다해 가장 좋은 것으로 가족과 이웃을 섬기고자 한다.


아기 예수가 쓰신 가시관 때문에 우리는 은혜의 왕관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예수님은 온 인류에게 주어진 진정한 의미의 선물이다. 크리스마스 아침, 우리는 어린 아이들이 선물을 기다리듯, 감출 수 없는 기쁨과 환호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릴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The Guilt and Grace of Christmas Giving

번역가: 정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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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Leslie Schmucker

레슬리 슈머커는 공립학교 교사로 은퇴했다. 그녀는 펜실베니아주 랜케스터에 위치한 Dayspring Christian Academy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가르치고 있다. Grace Baptist Church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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