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양육에 필요한 세 가지
by Ajith Fernando2019-03-22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 2:2).


대부분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일대일 양육 방식인 제자 훈련을 되살려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이를 실제로 진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문화의 다양성으로 인해, 오늘날의 제자 양육은 예수님과 바울의 제자 양육(마 4:19; 29:19; 딤후 2:2)과는 많이 다르다.


현대인들은 효용성과 생산성이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핵심 가치로 인식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의 지배 아래, 목회자들 역시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 쉽게 말해, 예배 출석률, 행사의 규모, 프로그램의 개수, 건물 증축이나 매입 등이 사역의 중요한 영역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 목표를 달성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다보면, 제자 양육에 집중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잃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일대일 제자 양육의 열매는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통계적으로 그 결과를 산출하기도 어렵기에 사역에서 쉽게 소외된다. 하지만 성도들의 진정한 신앙을 추구하는 자라면, 사역에서 질적 양육을 절대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목회자들이 제자 양육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려면, 목회의 다른 영역을 어느 정도는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요즘 나는 젊은 전도사나 부목사, 혹은 찬양 인도자와 같은 청년 사역자들을 만나서 멘토링이나 상담을 제공하는 중이다. 그런데 많은 젊은 목회자 및 사역자들이 그들이 속한 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담임목사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까움마저 느끼고 있다.


교회의 최고 지도자들이 제자 양육을 위한 시간을 따로 확보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이끄는 목회에서 제자 양육의 문화는 애초에 생성될 가능성이 없다. 담임목회자가 앞장 서서 일대일 양육에 시간을 투자하는 본을 보여 주어야만 한다.


스리랑카에서 청년 선교 그룹(Youth for Christ)의 지도자로 일할 때, 나는 항상 젊은 사역자들을 제자로 양육하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내가 자신들의 삶으로 무척 가깝게 다가가는 모습에 대해 처음에는 어색하게, 또 일부는 불편함마저 느꼈지만, 나는 우리의 선교 사역에서 제자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최고 지도자가 일대일 양육에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을 보일 때, 그를 따르는 다른 사역자들도 용기를 가지고 그 본을 따르게 된다.


사역의 부피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되는 경우는 물론이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리더십이 성장하면서 사역의 우선 순위에 불균형이 생길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계속해서 우선 순위를 점검하고 수정해야 한다. 지도자로 성장하면 할수록, 제자 양육과 같은 기본이자 핵심인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신의 책무를 계속 줄여야 한다.

  

이토록 중요한 제자 양육을 수행하기 위한 세 가지 필수 요소를 다음과 같이 짚어 보고자 한다.


제자 양육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날 사람들은 매우 바쁘다. 육체적인 일 외에도 SNS를 하거나 TV를 보느라 종종 ‘바쁘다.’ 이러한 환경은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진지한 대화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또한 이와 같은 피상적이고 분주한 삶은 내적 불안을 초래하며,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과의 안정감 있는 관계를 쌓아가지 못하게 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시간을 관리하는 습관과 비교하자면, 크리스천의 삶은 시간 낭비의 답습처럼 비춰질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일 기도와 성경 읽기로 많은 시간을 반복해서 ‘낭비’하기 때문이다. 아마 사람들은 제자 양육에 사용되는 막대한 시간에 대해서도 같은 평가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분은, 피상적이고 제한적인 대화만을 통해서는 결코 신뢰할 만한 관계를 쌓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삶에 대하여 깊은 대화로 들어갈 때 비로소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시작된다. 제자 양육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삶의 속도를 늦춰 줄 뿐 아니라, 서로에게 단단하게 연결된 관계를 형성해 줌으로써 내적 불안을 잠재우는 데도 기여한다.


제자 양육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오늘날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 안에서 자기 자신의 신념과 삶을 공개하고, 또 모르는 이들과도 스스럼 없이 대화한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종종 본인이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자신을 노출하는 부작용을 불러온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은 아주 간단하게 ‘친구 삭제’를 클릭한다. 오늘날 ‘친구 삭제’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슬픈가.


만일 이처럼 얕은 관계를 여럿 맺고 있다면, 당신은 삶 속에서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물론 깊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 그러한 깊이 있는 관계로 들어서기 전의 어색한 시간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서는 무너지지 않을 유대감이 무척 중요한다. 잠언은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 오늘의 세대에게 지혜자의 조언을 전해 준다.


“많은 친구를 얻는 자는 해를 당하게 되거니와 어떤 친구는 형제보다 친밀하니라”(잠 18:24).


제자 양육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를 제자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제자를 삼고자 하는 그 사람에게 신뢰를 얻어야만 한다. 나는 제자들이 얼마든지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지도자에게 ‘순복하라’고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목자로서 때로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제자로 양육하는 일에 용기를 내야 한다. 내게 가장 큰 기쁨을 가져다 준 제자도 처음에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던 교인이었다. 그렇게 노력하고 다가감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진정한 제자를 키워 나갈 수 있다.


제자 양육에는 배려와 조심성이 필요하다


오늘날에는 개인 정보가 오용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다. 소셜 미디어에서 피상적으로 자신을 노출하는 생활이 일상이 된 모습과는 무척 대조되는 현상이다. 제자 양육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제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비밀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삶의 고민이나 자신의 생각을 지도자와 나누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안전 거리’를 유지하며 교제를 꺼리는 문제는 작은 소그룹에서만이 아니라 대형 교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큰 교회일수록 익명으로 예배에 참석하기가 쉽고 많은 교인들 속에 묻혀 지내기는 일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 거리야말로 진정한 제자화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커다란 걸림돌이다.


따라서 교회가 크든 작든, 나의 목회지가 교회이든 선교지이든, 목회자들은 제자 양육을 행할 때 인내로 헌신하며 그 안전 거리를 좁히고자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나는 모든 이들이 제자 양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책임감, 위로, 신뢰를 경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는 효용성과 생산성을 중요시하고 또한 '안전 거리'를 유지하려는 오늘날의 문화에서는 이루기가 쉽지 않은 열망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일은 미래 세대를 위한 일꾼을 길러내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역이다. 그러므로 모든 목회자들이 시간과 신뢰 및 배려를 통해 제자 양육에 최선을 다하기를 희망한다.




출처: www.desiringgod.org

원제: The Missing Relationship in the Church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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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Ajith Fernando

아지스 페르난도는 Asbury와 Fuller(ThM)를 졸업하고 Colombo Theological Seminary에서 외래교수를 맡고 있다. 35년간 Youth for Christ에서 스리랑카 지역 담당 디렉터로 섬겼으며, 현재는 교육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