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 유아들에게 좋은 날일까?
by Megan Hill2019-04-03

주일에 어린 내 딸을 잠시 돌봐주던 집사님은 울고 있는 아이를 내게 건네주며 “아이들에게 주일은 힘든 시간이지요”라고 말하는 동정의 눈길을 보내 주었다. 이것은 보편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주일에는 아침과 저녁 예배로 인해 나머지 6일 동안 조심스럽게 맞추어진 아이의 낮잠 시간이 완전히 틀어져 버린다. 평일에는 조용하고 평온했던 가족의 삶이 주일에는 전체 교인들의 시끄러운 소리로 인해 어디론가 사라진다. 주일에는 늦어진 식사 시간 사이의 간극을 과자 한 줌이 메운다. 주일에는 모든 일들이 달라진다.


평일의 일상이 주일에 중단되는 일로 인해 크리스천 부모들은 종종 낙담하고 피로를 느낀다. 예배 후에 울어대는 아이를 자동차에 옮겨 놓고, 나는 주일이 아이들에게 즐거운 날일까를 생각해 본다. 집에서 평소의 일상을 유지하며 지내는 편이 훨씬 쉬워 보일 수 있다. 물론 우리는 매일 자녀를 긍휼의 마음으로 성심껏 돌본다. 우리는 그들이 약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랑과 자비로 그들의 신체적이고 정서적인 필요를 채워 준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잊지 않고 주일에 과자와 장난감을 가져온다. 하지만 주일에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말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상황은 사실 우리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만일 주님이 그 날을 복된 날로 부르며(출 20:11) 우리를 위하여 지정하셨다면(막 2:27),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을 위해서만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즐거워할 수 있어야 한다. 아들과 딸, 고용주와 고용자, 동물과 손님들에게 행하는 일이 금지되고 쉼이 주어지는 주일은 아이들에게도 축복을 주시는 날로 이해되어야 한다. 주일에는 주님이 우리에게(가장 작은 아기들에게도) 그분 자신과 은혜를 가르쳐 주신다.


하나님은 시간의 주인이시다


주일에 우리는 하나님이 시간의 주인이고 시간을 다스리는 분이심을 알게 된다. 창조 사역에서 하나님은 시간을 만드셨다. 그분은 빛과 어둠을 나누시고, 아침과 밤을 만드셨다(창 1:3-5). 또 하나님은 그 날들을 6일과 나머지 하루로 조정하시고, 6일은 일상적인 일과 오락을 위해, 나머지 하루는 휴식을 취하도록 정하셨다(출 20:11).


따라서 우리는 처음부터 시간의 주인이 아니다. 하나님이 시간을 창조하신 분이며, 우리를 시간 안에 넣어 두시고 시간에 의해 제한을 받도록 하신 분이다. 하나님은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바르게 가르쳐 주시는 분이다. 우리가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6일과 하루의 패턴에 순종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시간의 주인이심을 인지하게 된다.


우리 자녀들에게도 주일에 일어나는 혼란은 우리의 일정조차도 주님의 권위 아래 있음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 주에 한 번, 주님은 우리의 일상을 깨뜨리시고, 정해진 낮잠 시간과 간식 시간이 궁극적인 시간이 아니며 그 시간들이 우리 자신이 원하는대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신다. 이 모든 상황 가운데 우리는 주님을 섬긴다.


하나님의 백성은 함께 모이는 사람들이다


주일에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함께 모이는 사람들임을 확인한다. 우리는 고독한 제자들이 아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은 거룩함과 천국을 향해 외로운 길을 가지 않는다. 우리는 교회이다. 그리스도는 그분의 모든 지체를 구속하고 온전하게 하러 오셨다(엡 4:1-16). 우리가 교회로 모였을 때, 우리는 그리스도에게 속하고 그분을 머리로 하는 단체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주일에는 침묵이 회중의 노래로 대체되고, 고독은 군중의 얼굴 속에 사라지며, 개인 시간에 읽는 말씀은 공적 설교 말씀으로 크게 울린다. 우리 자녀들에게 주일은 새로운 소리, 새로운 냄새,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진다. 어린 아이들에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회는 압도적으로 거대하게 보일 수 있다. 주일은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이 단순히 개인이나 가족의 주님만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성인들도 모두 다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를 이루는 사람들의 주인이심을 배우는 기회이다(계 7:9).

 

잠보다 좋은 휴식, 점심 식사보다 좋은 음식


주일은 쉬는 날로 우리에게 주어졌다. 주일은 창조 사역에서 하나님이 취하신 휴식을 상기시키고, 천국에서 성도들이 누릴 영원한 휴식을 예견하게 한다. 하지만 주일의 휴식은 단순히 오후 낮잠을 확장하는 정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참된 휴식은 우리의 일상을 멈출 때 발견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설명하고 있듯, 그 휴식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공적, 사적 행사에 참여하며 부득이한 의무 수행과 자선 행위에만 시간을 들이는" 일이다.


주일은 또한 축제의 날이다. 청교도들은 주님의 날을 ‘영혼이 풍성해지는 날’이라고 부르곤 했다. 시장에 영양이 풍부한 고기와 빵으로 넘치는 테이블이 가득하듯, 주님의 날은 우리 영혼에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영혼의 음식을 제공한다. 주님을 예배하기 위해 성도들이 모일 때, 우리는 그분의 말씀에서 배우고 그분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커진다.


이 모든 것은 어린 아이들에게 복된 소식이다. 주일에 아이들은 낮잠에 방해를 받고 식사 시간이 늦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지만, 지상의 공급을 영원불멸한 훨씬 더 나은 것들과 교환하고 있다. 주일에 그들이 성령의 능력으로 선포되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이 다시 설정된다. 주일에 “필요한 한 가지”(눅 10:42)를 얻기 위해 다른 모든 일상은 덜 중요해진다.


나는 사람들이 예수님이 기도해 주시기를 바라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건(마 19:13-15)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본다. 아마도 그때 어떤 아이들은 낮잠을 자지 못했고 점심을 늦게 먹어야 했을 것이다. 그들은 군중들로 인해 괴롭힘 당하고 예민해졌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남은 생애 동안, 그들은 엄마와 아빠가 그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간 사실을 기억했을 것이다. 주님이 그들을 그분의 팔에 안으시고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 주셨기 때문에, 그들은 남은 생애 동안 변화를 경험했을 것이다.


매 주일 크리스천 부모들은 어린 아이들을 예수님께로 데리고 갈 기회를 가진다. 그 기회는 평온한 일상의 리듬을 깨뜨릴 수 있지만, 분명히 아이들에게 유익을 가져다준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Are Sundays Good for Babies?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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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Megan Hill

메간 힐은 The Gospel Coalition의 에디터이자 Meg Is Not Alone(Crossway/TGC Kids, November 2022)을 비롯한 여러 책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