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과 하나님의 영광
by John Piper2019-04-02

우리 인간이 죄로 인해 얼마나 처절하게 죽은 존재인가를 놓고 개신교의 종교개혁은 로마 카톨릭교회와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을 취했다. 개혁자들은 오직 은혜만이 우리를 죽음에서 살릴 수 있음을,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 대신 형벌을 받고 의를 완성할 수 있음을 철저하게 믿었다. 하나님의 진노에서 벗어나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는 기적은 오로지 믿음을 통해서만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선물이다. 이 기적은 결코 인간의 장점 또는 의로움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개혁자들은 이 모든 구원 과정을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soli Deo Gloria)라고 압축해서 표현했다.

 

1. 하나님의 영광은 무슨 의미인가?


가장 기본적인 거룩의 의미는 세속된 것으로부터 “구분됨”이다. 그 의미를 이 세상 모든 속됨에서 무한하게 “구분된” 하나님께 적용하면, 그 결과는 하나님을 무한한 단계의 ‘유일하신 분’(one-of-a-kind)으로 만드는 것이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가장 완벽한 다이아몬드처럼.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성경을 꿰뚫는 일관된 메시지는 이것이다. 무한하게 가치있고 또 무한하게 고결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유일성이 창조에서 시작하여 인간 역사와 구원 사역에 스며있는데, 그것은 다른 말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 영광은 다름 아닌 그분의 내재적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여러 모양의 완벽함이 빚어내는 위대함이 밖으로 흘러 넘치는 것이다.


“여러 모양의 완벽함”의 아름다움이 드러내는 광채를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성경이 하나님의 능력의 영광(살후 1:9)과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엡 1:6) 등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의 모든 단면이 다 반짝이는 것처럼, 하나님의 모든 속성은 예외 없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 만약에 하나님이 그분의 속성 중 하나라도 잃는다면, 그 영광은 줄어들고 결국 그분은 더 이상 하나님일 수 없게 된다.


나는 지금 하나님의 영광이 마치 그분의 본질과 별개인 무엇, 그러니까 하나님이 잃을 수도 있는 어떤 소유물인 것처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의 영광은 오로지 구속받은 사람만이 영적으로 보고 음미할 수 있는, 하나님 자신의 가치와 아름다움과 위대함의 광채라는 사실을.


2. 왜 하나님의 영광이 모든 것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가?


하나님이 원하시기 때문이다. 영원부터 시작한 하나님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창조에서 시작해서 인간의 역사 그리고 구속을 설계하신 하나님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창조하시고, 붙드시고, 통치하시며 또 구원하신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시면서 품은 그분의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시19:1). 그렇다. 그게 하늘이 맡은 역할이다. "내 아들들을 먼 곳에서 이끌며 내 딸들을 땅 끝에서 오게 하며 내 이름으로 불려지는 모든 자 곧 내가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자를 오게 하라”(사43:6-7).


이 목적은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에 다 뻗어있다.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엡 1:11-12).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롬 11:36).


생명이 살지도 않는데, 우주의 은하가 저토록 광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작해야 점에 불과한 인간은 왜 존재하는 걸까? 우주는 인간의 중요성을 보여 주려고 또는 창조 그 자체를 보여 주려고 존재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웅장함과 위엄을 아주 조금이라도 보여 주고자 우주를 두신 것이다.


하나님은 창조하시고 붙드시고 통치하시며 그리고 경건치 못한 자를 의롭다 하신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3. 하나님은 그가 의롭다고 칭하신 백성을 통해 어떻게 가장 영광 받으시는가?


나는 기독교 쾌락주의자이다. 나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그분 안에서 가장 만족할 때, 하나님이 가장 영광을 받으신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는 웨스트민스터 교리문답 속에 개혁 교리를 탁월하게 요약한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히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썼을 때,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고 확신한다.


우리의 목표가 단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뿐 아니라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롭게 하는 것과 즐거워하는 것을 두 가지 다른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 목표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바울이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빌 1:21)라고 말한 의미를 그들은 정확하게 알았다. 바울이 보기에 그리스도가 가진 최고의 아름다움과 가치가 가장 빛나는 방법은 그분 안에서 우리가 만족을 누리는 것이었다. 비록 그것이 고난과 죽음까지 가져다준다고 해도 말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의 영광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만족임을 알기 원하신다. 그건 우리의 행복이 궁극적인 목표라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에게 그분이 최고의 기쁨이 될 때 우주의 궁극적인 가치인 영광스러우신 하나님이 최상의 보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4. 오로지 하나님 한 분만이 영광 받으시는 것과 우리가 영화롭게 되는 것의 관계는 무엇인가?


우리가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사람이 조금이라도 누리는 영광은 궁극적으로 만물의 근원과 목적, 즉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영광의 하나님과 더불어 영화롭게 될 것이라고 성경은 확실하게 말한다.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고후 3:18).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장래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그가 나타나시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참모습 그대로 볼 것이기 때문이니”(요일 3:2).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롬 8:30).


하나님은 왜 당신의 영광과 함께 우리도 영화롭게 되는 데 그토록 열심이실까? 그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를 향한 목표가 그분 자신의 기쁨, 즉 그분의 신성한 기쁨이 우리 안에 거하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기쁨이 충만해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요 15:11; 17:13). 그러나 작은 스마트 카에 747 비행기 제트 엔진을 넣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화산처럼 솟구치는 하나님의 기쁨을 영광되지 못한 우리의 미천한 영혼에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의한 인간에게 영광스러운 기쁨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완전한 만족을 누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때, 하나님 한 분만이 오로지 우리를 통해 온전히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요 17:24-26).


나는 당신이 예수님께 끌리기를 바란다. 그분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죄를 지었어도 그분을 믿는 순간, 우리는 은혜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얻게 된다. 우리가 잘한 게 있어서가 아니다. 오로지 그리스도만을 통해서이다. 이제 다른 희생제사나 구원을 위한 의로움은 필요치 않다. 오로지 믿음만을 통해서이다. 오, 사람의 업적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왜 이런 구원이 필요한가? 바로 이 목적을 위해서이다. 우리의 삶에서 오로지 하나님 한 분만을 궁극적인 보물로 삼고 그분을 누리고 즐거워함으로써 하나님께만 속한 영광을 이 세상에 드러내는, 바로 그 목적 때문이다.




출처: www.9marks.org

원제: The Reformation and the Glory of God

번역: 무제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John Piper

존 파이퍼는 desiringGod.org의 창립자이며, Bethlehem College & Seminary의 총장으로 33년 동안 미네소타에 위치한 Bethlehem Baptist Church의 담임목사로 섬겼다. 대표작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라’가 있으며, 최근 저술한 ‘내가 바울을 사랑하는 30가지 이유’​ 외에 5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