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친구를 사귀라
by William Boekestein2019-07-02

우리는 종종 친구들과 우정을 쌓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이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을 늘어 놓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도 드문드문 친구 관계를 맺곤 하는데, 특히 목회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주변에 친구가 많지 않아 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어떻게 자연스레 표출해야 할지를 모르기도 했다. 아직 갈 길이 멀은 것이다.


그러다가 나는 최근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서로 진정한 친구로 지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요 15:15). 자기 자신을 깊이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친구로 말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만나기 전부터, 심지어는 세상을 창조하기 전부터, 아버지와도 그리고 성령님과도 깊은 교제를 나누시는 친구였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도 진정한 친구가 됨으로써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서로에게 그분의 형상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꼭 필요한 친구 관계를 어떻게 잘 맺고 살아갈 수 있을까? 여기에 그에 대한 몇 가지 조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이웃을 사랑하는 일과 친구를 사귀는 일을 서로 구분하라


하나님의 자녀는 모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 이웃에는 자신이 혹 미워하는 사람까지 포함된다. 그런데 이러한 이웃 사랑이 친구를 사귀는 것과 동일한 행동은 아니다. 친구는 단지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묻는 상대가 아니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을 나눌 수 있는 상대이다. 그래서 바울이 말했듯이, 친구들은 서로에게 마음을 넓히고(고후 6:13) 여러 시간 교제하며 하나 되기를 힘쓴다. 다시 말해 친구는 몸소 만나 정서적인 공감을 이루고, 또한 영적으로 깊은 이해 속에서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관계이다.


우리는 분명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타협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의 친구가 되는 일에는 그 이상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 배우자만을 친구로 삼지 마라


물론 배우자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일한 친구가 될 순 없다. 혹 배우자만을 친구로 삼는다면, 당신은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결국 배우자도 숨막히게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공동체 안에서 충족되어야 할 필요까지도 오직 배우자가 채워주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혼 관계는, 다른 친구들을 통해 얻어야 할 새로운 즐거움이 결여되어 차차 메말라 갈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친구 관계, 배우자도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3. 감정을 표현하라


칼빈은 시편이 “여러 가지 고뇌와 슬픔, 두려움과 의심, 소망과 염려와 당혹스러움, 한 마디로 말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감정”을 생기 있게 드러낸다고 설명한 바가 있다. 그래서 시편이 우리에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누군가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일을 꺼리는 사람이 있는데, 특히 남자이다. 친구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윗은 친구 요나단과 헤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울었다(삼상 20:41-42).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예수님도 눈물을 흘리셨다(요 11:35-36).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은 바울이 떠날 때 울면서 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었다(행 20:37).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남자니까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은 비인격적이고 잘못된 견해를 담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자이든 여자이든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4. 친구 관계가 무엇인지 말로 정의해 보라


최고의 친구 관계는 일종의 언약 관계와 같다. 다윗과 요나단은 그들이 맺은 친구 관계를 언약의 개념으로 엄숙히 표현했다(삼상 18:3; 20:8; 23:14-18). 이처럼 당신도, 친구 관계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친구와 함께 말로 표현해 본다면, 그 관계에 놀라운 진전이 일어날 것이다.


진정한 친구 관계는 서로에 대해 직접적으로만이 아니라 간접적으로도 좋은 말을 하는 사이다. 바꿔 말해, 당신의 친구 관계는 친구가 없는 자리에서 그 친구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요나단은 다윗이 위기에 처해 그와의 관계가 위태로울 때조차 그에 대한 마음을 다른 사람 앞에서 지켰다(삼상 19:4). 언젠가 파스칼은, 만일 친구들이 우리 자신에 관해 어떻게 말하는지를 안다면, 이 세상에 친구라는 존재는 얼마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그 얼마 없는 귀한 친구 중 한 명이 되기를 바란다.


5. 축하하고 기념하라


좋은 친구란 인생을 어떻게 즐거워하며 살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성경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괜히 잔치로 묘사한 게 아니다(계 19:9; 요 2:1-11). 하나님은 미래만이 아닌 현재를 위해서도 은혜를 베푸신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축하하고 기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요즘 세상에는 “진짜 좋은 일은 내일 일어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내가 친구를 축하해 줄 때, 진짜 좋은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그가 깨닫게 된다.


6. 활동적인 교제만 하려고 하지 마라


친구들과 활동 중심의 교제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비해, 나눔 위주의 교제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도시화와 현대화가 진행될수록, 친구를 개인적인 관계보다는 살면서 알게 된 지인으로 여기는 경향이 커진다. 그 결과,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자기 속내를 나누는 관계는 좀처럼 형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대화하는 시간은, 활동적인 교제에서는 가려질 수밖에 없었던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게 만든다. 그만큼 더 깊은 나눔을 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친구 관계를 더 깊이 진전시키도록 이끄는 나눔의 시간을 꺼리지 말라. 혹 그런 교제가 다소 느리고 어색할지라도 말이다.


7. 예수님을 대화에 포함시켜라


나는 열아홉 살에 혼자서 켈리포니아로 떠난 적이 있다. 나쁜 영향을 주던 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님과 동행하도록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친구를 사귀어야겠고 다짐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러한 친구들을 만났고, 하나님은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나의 신앙이 빗나가지 않도록 지켜 주셨다. 하지만 그러한 관계에서도 신앙적인 나눔을 계획적으로 실천하진 못했다. 결국 시간이 지나 원래 살던 지역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가장 친했던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우리가 함께 기도해 본 적이 없었어.” 그랬다. 우리는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나는 자신의 신앙을 친구들 앞에서 감추지 않는 모습이 진짜 멋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영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면 변죽만 울려서는 안 된다. 생사 간에 유일한 위로가 되시는 그분에 관해 진솔히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에 관해 친구와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진짜 친구가 되기 때문이다.


8. 그리스도 안에서 실천하라


우리가 율법적인 규칙을 따른다고 더 경건한 사람이 되거나 좋은 친구가 되는 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아들이 완전한 대속을 이루셨다는 복음의 소식만이 자신 및 우리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능력이다(롬 1:16). 그러나 벨직신앙고백의 진술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율법 곧 삶의 규칙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분께 영광을 돌리도록 우리의 생활을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나열한 조언을 친구 관계의 초석으로 삼아 실천하며, 더불어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신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행한다면, 좋은 친구로서 살아가는 비결을 바로 그분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8 Ways for Men to Make the Friends They Won’t Admit They Need

번역: 장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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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William Boekestein

윌리엄 복스테인은 미시간주 칼라마주에 위치한 Immanuel Fellowship Church의 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저서로 'The Future of Everything: Essential Truths about the End Times'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