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장악해버린 위험한 세상
by Jason Thacker2019-08-22

우리는 데이터가 장악한 세상에서 살아간다. 어제의 온라인 쇼핑과 클릭했던 동영상부터 내 차의 이동 경로와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에 이르기까지, 나에 대한 데이터는 모든 순간 수집되고 있다. 그리고 대중은 그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최근 우리는 페이스북이 수집한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가 어떻게 2016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았다. 또한 우리는 캘리포니아의 법조인들이 가계도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무려 30년이 지난 골든 스테이트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도 보았다.


며칠 전, 나는 친구와 통화하며 어느 식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우리가 언급한 바로 그 식당의 광고가 나와 친구의 인스타그램에 등장했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이해나 인지와는 상관없이 거대한 양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음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데이터로 연결된 세상에서 많은 편리함과 혜택을 누리고 있다. 예를 들어 웨이즈(Waze, 구글에서 제공하는 GPS 네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역주)는 최단 경로를 탐색하여 운전자가 원하는 목적지에 보다 빠르게 도착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넷플렉스는 사용자들에게 좀 더 흥미롭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찾아 준다. 그러나 데이터가 장악한 세상은 그 혜택 못지않은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개인 정보의 유출


하나님은 모든 창조물의 주권자이시다. 그 어느 것도 그분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분의 눈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 그분은 우리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세시는 분이고(마 10:30), 나와 당신의 덧없는 생각도 모두 읽으시는 분이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어떤 것도 숨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숨기기를 원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그분께 자신을 완전하게 드러내어 온전히 사랑받기를 원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넘치는 사랑을 받는 것은 우리가 크리스천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기쁨인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와 사생활 수집에 집착하는 이 세상은 우리에게 결코 그러한 사랑을 주지 않는다. 나와 당신의 정보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회사와 판매자들에게 노출되어 있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결코 사랑을 주지 않는다. 그들이 나와 당신에 대해 알기 원하는 이유는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를 통하여 달성해야 할 수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집을 행하는 주체들이 개인 정보를 받은 대가로 우리에게 약속한 혜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혜택마저도 늘 그들이 추구하는 유익이 성취된 이후에야 우리에게 주어진다.


그리스도인들은 스스로 행한 생각이나 행위의 어느 것도 결코 하나님으로부터 숨길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와 더불어 우리는 그분이 나와 당신의 모든 것, 즉 악한 부분까지 알고 계심에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알고자 하시는 이유는 그분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함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오직 그분의 위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주기까지 보여 주신 그 형언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우리를 알고자 하신다. 당신은 하나님으로부터 그 무엇도 숨길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이 곧 당신에게 유익한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상품으로 존재하는 사용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부터 음원 제공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오늘의 이 세상은 여러 혜택과 즐거움을 주는 서비스로 넘친다. 그러나 이러한 무료 혹은 저가의 서비스들은 사실 ‘나’라는 상품을 지불함으로써 누리게 되는 것들이다.


이용 약관이 고지하는 사항들을 주의 깊게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아마 당신이 법을 전공하지 않는 한, 그 길고 복잡한 내용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많은 경우, 나 역시 스크롤을 빠르게 내려 간단하게 ‘동의’ 버튼을 클릭하고 서둘러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곤 한다. 그러나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조건은 당신의 개인 정보를 양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우리에 대한 데이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집되고 있다. 시청 목록, 무심코 누른 ‘좋아요’, 심지어 글이나 영상을 보는 데 걸린 시간까지도 다양한 목적을 위해 어딘가에 기록되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을 둘러싼 페이스북의 데이터 수집이 논란을 일으킨 직후, 한 남성은 구글이 사용자당 대략 5기가 바이트에 해당하는 방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그 사용자에게 제공할 인기 검색물이나 온라인 광고 등을 선별하기 위해 다각도로 이용한다고 폭로했다. 과연 우리는 나에 관한 정보가 어떻게, 또한 어느 곳에 사용되는지에 대해 어느 만큼 알고 있을까? 아마 당신이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실패로 끝난 ‘페이스북삭제’(#DeleteFacebook) 운동에서부터 새로운 개인 정보 보호법을 추진하는 국회에 이르기까지, 대중은 지금까지 데이터와 관련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주로 그때그때의 논란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하지만 우리는 기독교인으로서 깊은 분별력과 지혜를 가지고 이러한 논란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지혜가 부른다


잠언 1장 20절은 “지혜가 길거리에서 부르며 광장에서 소리를 높이며”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데이터가 장악한 세상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개인 정보와 관련된 논란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첫째로, 우리가 타락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개인 정보에 관한 약속이나 보장은 깨질 위험이 높다. 세상의 어떤 회사도 그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외부로부터 완벽하게 지킬 수 없다. 다시 말해 당신이 편리하거나 혹은 재미있는 서비스를 누리려고 쉽게 제공한 개인 정보는 결코 데이터 유출이나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하게 보호받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데이터가 장악한 세상에 살고 있는 한 나의 사생활, 특히 온라인에서의 행적은 쉽게 외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비난의 여지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 기술이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하나님은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그리고 이 세상을 더욱 유익하게 관리하도록 우리에게 기술이라는 도구를 선물해 주셨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기술을 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기술에 의해 통제를 받는다. 그 예로 많은 사람들이 유행하는 어플리케이션들을 큰 고민 없이 수동적으로 다운받는다. 그것들이 어떻게 나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또한 얼마나 나의 영성을 약화시킬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우리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기술과 그것이 주는 편리함을 누리기에 앞서, 그 기술이 나의 신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심해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행위, 그리고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선택은 ‘클릭’도 포함한다. 그 어느 것도 하나님의 지식 또는 지배하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점점 더 통합적으로 연결되고 방대해져가는 데이터 세상 안에서, 그 어느 곳으로도 쉽게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나와 당신은 우리의 개인 정보를 올바르게 관리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이는 무언가 숨길 것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우리의 데이터에 접근하여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유익하지 못한 방향으로 사용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하여 나의 삶으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은 무척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의 방식이다. 그러나 과연 내 삶의 개인적인 부분들을 그저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기업과 마케터들에게 지나치게 양도하는 것을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The Lie of Privacy in a World of Data Mining

번역: 송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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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ason Thacker

제이슨 태커는 The Ethics and Religious Liberty Commission에서 제작 감독과 연구교수 섬기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A Forthcoming book with Zondervan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Human Dignity'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