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학은 가정을 구할 수 있는가?
by Ryan Hoselton2019-09-27

최근에 나는 아내와 함께 결혼식 전 마지막 토요일 저녁을 함께 보낸 식당에 찾아갔다. 자리를 잡은 우리는, 16개월 전 여행을 계획하면서 서투른 발음으로 프랑스 음식을 주문하고, 또 앞으로 만들어 갈 가정을 꿈꾸며 앉아 있었던 건너편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그날 저녁 바에 앉아서 우리의 대화를 듣던 한 중년 부부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건넸던 충고가 기억났다. “정말 멋지군, 당신 두 사람 그렇게 사랑에 빠져 있는 걸 보니,” 약간 취한 남자가 말했다. 그러자, “결혼식만은 꼭 성대하게 하세요”라며 부인이 끼어들었다. “결혼식 이후 모든 건 다 바닥을 향해서 내려갈 테니까요.” 부인의 냉소적인 말투와 환상에서 완전히 깨어난 눈빛은 그 남편의 말을 의미 없게 만들었다. 


악마는 집 바로 옆에 있다


가정을 망쳐 버릴 수 있는 기회가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바로 깨달았다. 네덜란드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1854-1921)는 “악마의 무리 전체가 가정을 망치기 위해 애워싸고 있다”라고, 시간을 초월한 고전, ‘기독교인  가정’(The Christian Family)에서 말했다. 바빙크는 또한 가정의 행복을 파괴하는 몇 가지 악마의 계략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남편의 외도, 아내의 고집, 자녀의 불순종, 여성 숭배와 여성 경멸, 폭정과 노예로 부리는 것, 남성 유혹과 남성 증오, 자녀를 우상으로 숭배하는 것과 자녀를 살해하는 것. 성적 부도덕, 인신매매, 첩질, 중혼, 일부다처, 일처다부, 간음, 이혼, 근친상간. 남자가 남자와, 여자가 여자와 성관계를 맺는 부자연스러운 죄 [중략] 불순한 생각, 말, 이미지에 의한 욕망의 자극 [중략] 하나님을 섬기는 대신 나체를 갈망하고 육체를 향한 열정을 고취하는 것."


바빙크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의 기쁨이 사라졌을 때, 결혼 생활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단조로움으로 전락한다.” 


가정은 실패한 프로젝트인가


“지금의 시대처럼 가족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을 때는 단 한 번도 없었다”라고 바빙크는 선언했다. 그가 살던 시대의 과학자들은 가족의 기원과 본질을 자연주의적 설명에 근거해서 축소하려고 시도했다. 그들은 일부일처제와 정절 그리고 자녀 양육에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또는 신성한 기초가 없다고 주장했다. 가정의 유용성을 결정하는 주체는 과학이었고, 과학은 가정을 현대인에게는 너무도 큰 결함을 가진 제도로 판단했다. 지식인들은 제안하기를, 결혼은 자유로운 사랑으로, 가족의 유대는 사회적 사교로, 또 자녀 양육은 과학적 양육 방법으로 대체하자고 했다. 그뿐 아니라, 바빙크는 예술적 표현의 변화가 보이지 않게 가족을 전복시키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사실주의(realism)는 예술의 주류가 되었다. [중략] 예술가는 결혼식과 결혼 후의 인생을 묘사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데, 결혼을 거대한 실망으로, 한마디로 참을 수 없는 동거로 또 비극과 고통으로 점철된 처참한 상황으로 그려 낸다. 죄악된 열정, 금지된 애정, 부자연스러운 정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시가 사용된다. 결혼 속 사랑과 정절이 사라진 자리에서, 이런 표현들은 영광스럽게 취급되고 또 번쩍거림으로 넘쳐난다." 


가정에게 이상적인 세대는 여태 없었고 오늘날도 당연히 그런 시대는 아니다. 음악상 시상식에서부터 우디 알렌(Woody Allen)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는 가정을 향해 결코 친절한 미소를 보내지 않는다. 더욱이 재정적 성공에 대한 굶주림은 기존의 많은 가족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또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싶은 동기 부여마저 현저하게 감소시켰다. 타임지가 실은 ‘2013년 결혼에 대해 배운 톱 10’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사돈에게는 우리를 증오할 진화론적 이유가 있다”, “낮은 비율의 이혼은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하다”, “동성 결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리스트의 1위는 바로 이것이다. “가족의 정의를 정확히 내리려고 애쓰다 보면 현기증을 느낄 수 있다.” 정말로 어지럽다. 정말로 가족이라는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걸까? 가족이라는 제도를 완전히 포기한다면 과연 세상이 더 나아질까?


가정 신학에 대한 요구


바빙크는 기독교 신학만이 그가 살던 시대와 또 지금의 시대를 사는 가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기독교인은 시대정신에 떠밀려 행동하는 대신 하나님의 명령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말과 행동을 통해서 하나님이 가정이라는 선물을 통하여 인류에게 어떤 축복을 허락하셨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바빙크의 통찰을 바탕으로 뽑아낸 다음 몇 가지 포인트는 가정 신학에 꼭  필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1. 하나님은 가정을 선하고 아름답게 창조하셨다


하나님이야말로 가장 헌신적인 가정 옹호론자이다. “인류의 역사는 결혼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결혼식의 주례자는 하나님이셨다. 하나님은 아담을 위한 선물로 함께 할 파트너를 만들었고, 그 부부에게 축복을 주었으며, 자신의 형상을 지니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가족을 번성시키라고, 또 땅을 정복하라고 명령하셨다(창 1:28). 바빙크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예술 작품은 가정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하나님은 삼위일체 안에서 이뤄지는 관계적인 사랑을 반영하도록 인간을 창조하셨고, 바로 그 목적을 위한 최고의 도구로 가정을 만드셨다. 


2. 죄는 가정을 황폐화시킨다


아담과 하와가 처음으로 하나님께 불순종했을 때, 그들은 단지 “개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내로 또 아버지와 어머니로서” 죄를 지었다. 죄는 가정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죄는 “아담과 하와 사이의 불일치”를 불러 일으켰고, “가인의 마음을 아벨에 대한 증오로 채우고 형제를 죽이도록” 만들었으며, “라멕을 일부다처제로” 이끌었다. 죄는 건강한 관계를 독으로 채운다. 가장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이어서 배우자, 부모, 자녀들, 형제자매 및 이웃과의 관계를 망치도록 한다. 


3. 그리스도는 가정에 희망과 큰 계획을 제공한다


인간의 타락 이후, 하나님은 하와에게 그녀의 후손이 사탄을 정복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창 3:15). 바빙크는 이렇게 썼다. “그녀에게서 태어난 아들로 인해서, 여자와 남자는 다시금 그들을 향한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천국의 아버지와 지상에 있는 그분의 가족에게 죄를 짓지 않는 유일한 인간이다. 인간의 죄를 위한 그분의 죽음은 우리의 지상 가족뿐만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와의 용서 및 화해를 가능하게 했다. 


바빙크는 다음과 같은 희망의 말로 그의 책을 결론맺었다. “인류의 역사”는 “결혼식, 즉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혼식 그리고 천국의 주님과 그분이 택하신 땅의 신부의 결혼식”으로 끝난다. 오로지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정은 의미, 목적, 그리고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Can Christian Theology Save the Family?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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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Ryan Hoselton

라이언 허슬턴은 독일에 있는 Heidelberg University에서 박사 과정 중이이며, TGC 작가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