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선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by Ramon Lull2019-09-26

단기 ‘선교’ 여행이 선교의 대의를 실제로 돕고 있는가?


‘선교’라는 말은 전도된 크리스천들이 미전도된 사람들(Unreached People Group)과 복음을 나누는 과정을 의미한다. 물론 언어를 배워야 하고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을 포함한다. 언어를 습득하고 문화를 이해하려면 여러 해, 혹은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며칠이나 몇 주로 가능하지 않다. 


이는 선교가 효과적이려면 처음부터 장기 선교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면, ‘단기 선교 여행’(Short-Term Mission Trip)이 유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단기 선교 여행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이를 정의해 보면, 단기 선교 여행은 선교를 위하여 보통 두세 주 미만으로 외국에 있는 선교지를 다녀오는 것이다. 내가 이 정의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합리적이어서가 아니라, 20세기 후반 이래로 교계에서 가장 폭넓게 공유하고 있는 묘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선 정의에 따르자면, ‘단기’ 선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3주간의 방문으로 언어를 배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문화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단기 여행이 선교라는 대의를 전혀 지지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교회가 선교지를 위하여 실행하고 있는 장기 선교 목표와 관련하여 단기 여행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지금 가볍게 가는 휴가 여행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수천 번의 여행, 수억 원의 돈, 그리고 그 수가 알려지지 않은 미전도된 영혼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선교 모델을 찾기 위해서, 특히 높은 위험이 있는 경우, 성경에 나온 예를 통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선교사를 격려할 사역자 보내기


“그러나 에바브로디도를 너희에게 보내는 것이 필요한 줄로 생각하노니 그는 나의 형제요 함께 수고하고 함께 군사 된 자요 너희 사자로 내가 쓸 것을 돕는 자라 [중략] 이러므로 너희가 주 안에서 모든 기쁨으로 그를 영접하고 또 이와 같은 자들을 존귀히 여기라 그가 그리스도의 일을 위하여 죽기에 이르러도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아니한 것은 나를 섬기는 너희의 일에 부족함을 채우려 함이니라”(빌 2:25, 29-30).


이 글은 바울이 빌립보 사람들에게 보낸 서신으로, 빌립보 교회가 에바브로디도를 통해 선교사(바울)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여 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서 단기 사역의 훌륭한 모델인 에바브로디도의 사역을 엿볼 수 있다. 에바브로디도는 바울에 대한 교회의 사랑을 전달하는 사자가 되고, 정서적이고 신체적인 필요를 돌봐 주는 목회자가 됨으로써 교회와 선교라는 대의를 섬겼다(빌 2:25). 그의 ‘단기’적 노력은 가장 효과적인 선교 도구인 장기 선교사들을 지원함으로써 선교의 대의를 진전시켰다. 


에바브로디도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 있다. 


1) 그의 팀은 아주 작았다. 홀로 여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한 팀이 10명 내지 20명 이상인 경우 정말 도움이 될까?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자. 당신이라면 한두 주 동안 당신의 집에 10-20명 가량의 사람들을 머물게 할 수 있겠는가? 모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모든 생활 물품의 결핍을 느끼고 있는 선교사에게 그런 일이 어떻게 다가오겠는가?


2) 에바브로디도는 사업을 하거나 그 밖의 다른 일을 하려고 가지 않았다(예를 들어, 그가 지붕을 이는 일에 전문가이든 아니든, 그는 고아원의 지붕을 올리는 일을 하러 간 것이 아니다). 


3) 그는 큰 경험의 기회를 주려고 학교에 다니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너무 어린 아이는 사역에 공헌을 할 수 있기보다는 많은 자원을 낭비하게 할 뿐이다. 


4) 그는 바울에게 ‘교회’를 가져다 주었다. 모국의 교회에서 크리스천들은 항상 친교를 나눌 수 있고, 매주 예배와 소그룹 모임을 통해 새롭게 된다. 하지만, 장기 선교사들은 다른 신자들을 만날 수 있는 이와 같은 종류의 모임을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에바브로디도 같은 단기 방문자들은 선교사들에게 큰 격려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거의 짐을 싸려고 할 만큼 용기를 잃은 장기 선교사들은 단기 방문자들을 통해 신선함과 격려를 받고 있다고 증언을 하고 있다. 


지속적인 직업 교육 공급하기


선교의 목적은 1세기 이래로 바뀌지 않았지만, 전략은 바뀌었다. 한편, 휴가와 산업 환경 및 서비스 분야는 해를 거듭하며 발달하고 있다. 


당신 자신의 휴가나 사업 환경을 한번 생각해 보라. 10-20명 가량의 사람들이 휴가를 내고 한 팀이 되어 한 주 동안 당신의 일을 도울 목적으로 당신의 직장에 온다고 말이다. 아마도 당신은 그들의 손길이 당신의 일에 도움이 될 거라고 거의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 팀은 당신의 동료나 소비자들의 언어로 소통하지도 못하고, 다른 문화권에서 왔기 때문에 당신의 직장 문화도 전혀 모른다. 그런데 그 팀이 당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사역자 팀의 방문 목적이 전형적인 휴가나 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선교사들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사실, 단기 선교 팀이 몇 주 동안 방문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사역은 선교사들에게 지속적인 직업 교육(Continuing Vocational Education)을 제공하는 것일 수 있다. 보통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특정한 영역의 사람들이 같은 영역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세미나나 컨퍼런스와 같은 모임에 참여하여 전문성을 함양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지역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이런 전문적인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많은 선교사들이 전문 지식과 자원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CVE 여행은 강사가 산업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혜택이 될 수 있다. 그들은 단지 다른 사람들을 훈련시킬 수 있는 훈련을 스스로 충분히 받기만 하면 된다.  

 

이런 부류의 직업 교육은 급여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자녀를 집에서 교육시키는 부모를 지원하는 컨퍼런스도 있다. 교육이나 학력 평가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에바브로디도 같은 자원봉사자 두 명이 방문을 했다고 가정하면,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서 자녀를 홈스쿨링하고 있는 엄마에게 얼마나 격려가 되겠는가? 그와 같은 집중적이며 사려 깊은 방문이 선교 현장에서 한 해만 더 이어진다면, 한 주간의 단기 선교를 52번 나가는 것보다 선교의 대의를 위해서 훨씬 가치있을 수 있다(그리고 자원을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일 수 있다).  


결론


선교는 복음을 가지고 미전도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집중적인 언어 학습, 문화 연구, 관계 형성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단기 선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모든 선교는 그 나라에 얼마나 오래 실제로 머무느냐와 상관없이 장기 선교이다. 따라서 단기 선교 여행을 위한 교회의 자원들은 장기 선교 전략과 동떨어진 방식이 아닌 선교사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투자되어야 한다.  


선교사들을 지원하는 한 가지 방식은 그들에게 사랑으로 격려를 제공할 수 있는 에바브로디도와 같은 사역자를 보내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가정과 그 공동체를 돌보기 위한 특정한 직업 교육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분명히 단기 선교 방문자들이 선교사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이 있지만, 어떤 새로운 계획을 발달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고, 우리 자신의 가정, 마을, 그리고 직장에 무엇이 잘 맞을까를 고려해 보자.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방문이 여행자들을 위해 계획된 휴가와 같은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문은 방문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귀한 선교사들을 위해서 기획되어야 한다. 

 

단기 선교는 ‘단기’라는 단어를 빼고, 장기적인 선교 목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계획되고 수행되어야 한다.




출처: www.desiringgod.org

원제: There’s Nothing Short about Short-Term Missions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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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Ramon Lull

라몬 룰은 내과의사로 동아프리카 의료선교사로 사역했으며, 원활한 선교사역을 위해 가명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