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감은 죄인가?
by Jeremy Pierre2019-10-09

미국의 유명한 어린이 TV 프로그램 쎄사미스트리트(Sesame Street) 속의 인물 바니는 최근에 점차로 시청자가 줄어들어 힘이 빠진 커다란 보라색 머리를 힘들게 들어 올린다. 한때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끼쳤던 그는 이제 조용히 옆에 서 있는 친구 엘모를 힘없이 붙잡는다. 바니는 친구의 목을 겨우 끌어 잡고 가까이 가서 그에게 말했다. “한 아이라도 ‘자신이 특별한 아이다’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게 해야 해.” 가성을 내는 괴물 엘모는 털로 덮인 손으로 바니의 손을 꼭 잡고 다른 이들에게 향한다. 그리고 모든 이들은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전달되었음을 알게 된다. ‘너는 특별한 아이다’라는 메시지는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전달하는 여러 도덕적 교훈들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메시지이다.     


그리고 어린이 프로그램이 유치한 재미나 상황적 문제 해결에서 도덕적인 권고로 넘어갈 때마다, 보통 등장하는 주제가 바로 긍정적 자아상과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자신감의 중요성이다. 그래서, 교육 TV는 우리의 머리카락 색깔부터 우리의 특정한 관심 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지도해 준다.  


하지만 언론이 대중에게 주려는 메시지가 단순히 불안정감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물론 낮은 자존감은 불안정을 양산하고 개인의 삶을 건강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끊임없이 던지는 불안정의 문제를 심각한 죄의 측면으로 볼 필요가 있다. 왜일까?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한 가지를 더 말하자면, 나는 하나님도 불안정을 죄로 여기셨다고 믿는다. 그러나 왜일까?


첫 번째 질문과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자들은 우리의 불안정이 개인의 가치를 위협하기 때문에 이를 다루어야 한다고 본다. 하나님은 우리의 불안정이 그분의 아들의 가치를 범하는 죄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여기신다. 하나님이 불안정을 문제로 여기신다는 점은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불안정과 육적인 것에 대한 신뢰


성경에 따르면, 불안정은 바울이 ‘육적인 것에 대한 신뢰’라고 한 것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불안정과 육적인 것에 대한 신뢰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어떤 의미이고 그것이 왜 문제가 될까? 우선, 육적인 것에 대한 신뢰는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특성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다고 여기는 데서 오는 자기 확신이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육적인 것에 대한 신뢰가 없는 데서 오는 불안정은 우리 삶에서 그냥 위험 그 자체로 여겨진다. 따라서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우리에게 생명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믿는 데 문제가 있다. 


당시의 종교 및 문화적 배경에 따르면, 바울 사도는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칭찬받을 만한 모든 위대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공적으로 자신이 바리세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했고, 태어난 지 8일째 되는 날 할례받기를 원했던 사람이었다. 아마도 자기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이처럼 신뢰한 사람을 만나 보지 못했을 것이다. 현대 문화에서는 이러한 것들은 특별히 인정받을 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나름대로 우리 문화 속에서 인정받을 만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더 면밀하게 말하면, 우리 모두는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절박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생각이 이에 고정되어 모든 면에서 절박하기 그지없다. 어린이 TV 프로그램의 여러 인형 친구들이 강조하듯이, 우리 문화가 가치 있다고 인정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을 가지지 못하면 불안정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형 친구들의 말에는 깊은 교훈이 담겨 있다. 하지만, 내가 앞서 지적했듯이, 불안정은 그리 단순한 문제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불안정은 적어도 4가지 영역에서 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 자기 자신과의 혼란


불안정은 하나님이 그분과 다른 이들을 사랑하도록 우리에게 주신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우리를 뒤흔들어 놓는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돌봄을 제공해야 했거나 누군가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야 했지만, 당신 스스로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혹은 그 사람이 얼마나 더 똑똑한지를 생각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질척거리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해 보라. 자의식이 강한 것은 자기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자신에 관하여 몰입하고 있으면, 우리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겸손한 마음으로 그들을 우리보다 더 중요하고 더 가치 있게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니다(빌 2:3).

 

2. 하나님에 대한 불만


불안정은 현재 내게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좋은 만나를 원하며 불평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영양은 좋으나 맛이 없는 음식에 싫증을 내고 별미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돈과 지위, 외모와 성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보다 더 나은 것을 원하며 불평한다. 그러한 불만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딤전 6:9). 이와 같이 자신에 대한 불만은 종종 하나님에 대한 불만과 연결되어 있다. 불안정은 우리의 (우리가 그리 생각하는) 가치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는 죄가 아닐 수 있지만, 이는 하나님의 지혜에 대한 모독이다.       


3.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기를 갈망함


불안정은 우리가 하나님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인정받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하나님은 당신의 허리 사이즈가 28인치인지 34인치인지, 혹은 당신이 남의 집에 사는지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으신다. 물론 우리는 이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러한 것들을 신경 쓰기 때문에 우리도 여전히 신경 쓰게 된다. 우리는 무엇이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드는가보다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의(righteousness)는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평판을 가지려 한다. 우리의 생각이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거나 우리의 가치를 치켜올려 줄 더 나은 직업에 꽂혀 있다면, 실제로 우리를 가치 있게 만드시는 그리스도의 의를 저버리는 것이다(롬 1:16-17). 

  

4. 업적으로 인정받기를 갈망함


불안정은 우리가 여전히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인정받는다고 믿고 있음을 드러낸다.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면서, 적어도 더 큰 교회나 더 인상적인 자녀들 혹은 또 하나의 학위를 갖기를 소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신뢰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신뢰하는 것과 완전히 대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사도 바울이 불안정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분별의 메시지이다.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빌 3:7-8). 우리의 끝없는 불안정에 대해서, 바울은 “당신이 스스로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당신은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이 당신을 특별하게 만드셨습니다”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별함이 해결책이라면, 우리의 삶은 끝없는 구직 활동과 속성 다이어트와 같은 것들로 점철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부식된 동전의 한쪽 면으로 치우치고 있는 우리의 애처로운 시도일 뿐이다. 이러한 시도는 우리가 여전히 육적인 것에 대한 신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우리를 위하여 그리스도와 그의 구속 외에 다른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려 하지 말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을 섬기기 위하여 자신을 내려놓는 일은 자기 비난으로 돌아가는 또 다른 불안정의 싸이클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만족을 준다. 경건한 만족은 지속적인 불만으로부터 오는 곤고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유익을 가져다 준다. 전능한 하나님의 진심 어린 인정은 사람들의 변덕스런 감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굳건하고 영원한 안정감과 자존감을 심어 준다.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은 우리 안에서 유지되고 있는 흔들거리는 확신과는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가치이다.  


바울이 우리에게 작별 메시지를 보낸다면, 분명히 당신이 특별하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아마도 우리에게 그리스도로 의롭게 되며, 이에 대한 증거로 결승선에서 면류관이 기다리고 있으니, 믿음으로 계속 달려가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다(딤후 4:6-8). 스스로 특별해지는 것에는 너무 관심을 두지 말자.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참 가치를 발견하는 데 부족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The Sin of Insecurity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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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eremy Pierre

제레미 피어는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성경적 상담을 가르치는 부교수로 Clifton Baptist Church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The Dynamic Heart in Daily Life: Connecting Christ to Human Experience'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