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에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by 이승구2019-12-19

성육신에 대해서 가르칠 때 제일 먼저 우리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다른 모든 사실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역사성과 독특성에 대해서 강조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성육신이 다른 역사적 사실들과 같이 일어난 것으로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마리아에게 수태된 것의 역사성, 그 뒤 다른 아이들과 같이 어머니 자궁 속에서 10개월 동안 자라나신 일의 자연스러움, 그리고 베들레헴에서의 출산 등을 모두 역사적인 사실로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이 때 이와 함께 잘못된 정보가 같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매우 애를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에 부모님과 교사들이 가르친 것 가운데 잘못된 요소가 있는 것을 알고 제대로 가르친 것까지를 의문시하도록 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위 “경건한 허구”를 섞어 가르치게 되면 후에 의심이 몰려 올 때 모든 것이 거부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 유의해야 할 대표적인 것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다.


(1) 예수님께서 언제 탄생하셨는지 우리는 정확한 연대를 모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수님께 탄생하신 것을 중심으로 온 세상의 연대를 새롭게 기록해 보려던 소 스키디아(Scythia Minor) 출신의 수도사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우스(Dionysius Exiguus)가 로마에서 525년에 시작한 계산법에 착오가 부가되어 일반적으로 예수님께서 태어난 연도를 BC 4년을 생각하지만, BC 6년, BC 7년, BC 12년이나 심지어 18년까지를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므로 우리는 예수님께서 출생하신 정확한 연대도 모른다. 성경은 대강의 기간을 제시하고 있지 정확한 연대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 더구나 우리는 주께서 어느 날 탄생하셨는지 모른다. 초기 기독교 역사가 아프리카누스(Sextus Julius Africanus, c. 180-c. 250)에 의해서 221년에 처음으로 (부정확하게) 예수 탄생 기념일로 언급된 12월 25일은 로마 교회에서 이교 시절에 로마인들이 “패할 수 없는 태양의 탄생일”(Dies Natalis Solis Invicti, the birthday of the undefeated sun)이라고 부르며 기념하던 태양신 축제(solar festival)를 대신하여 “의의 태양”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기 위해 그렇게 정하여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해 온 것의 연장인 것이다. 그러므로 최소 어린 아이들에게라도 12월 25일이 예수님의 생일인 것과 같은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또한 마리아에게 수태 고지를 한 천사 가브리엘(눅 1:26-38)과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목자들에게 나타난 한 ‘주의 사자’(눅 2:9), 그리고 그 후에 그 천사와 같이 있어서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고 찬양한 수많은 천군들은(눅 2:13-14) 결국 여자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며, 가브리엘의 이름이나 당시 상황을 염두에 둘 때 남자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을 것임이 확실하다는 것과 특히 조각을 할 때나 이상(vision) 중에 나타난 경우가 아니라 천사가 직접 나타난 경우에는 천사가 날개를 달고 나타난 적이 없었다는 것에 유의해서 가르쳐야 할 것이다. 칼빈은 왜 천사가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성경이 묘사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에 답하면서 이것은 우리의 이해력 정도에 맞추어 표현하면서 신속히 도울 수 있도록 항상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이라고 잘 설명한 것이다. 이와 같이 건전한 해석들에 근거한 사유를 하고 그런 가르침을 베풀어야 한다.


(4) 또한 천사에 의해서 그리스도의 나심에 대한 선언을 듣고서 목자들이 와서 구유에 누인 아기를 확인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것(눅 2:15-20)과 동방 박사들이 예수님께서 계신 집으로 찾아와 예물 드린 사건(마 2:1-12)은 시간적 거리를 지닌 사건임을 분명히 각인시켜 주어야 한다. 또한 동방 박사가 몇 명이 온 것인지를 성경이 명확히 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숫자를 셋으로 강조하여 말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6세기 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서방에서는 8세기에 상당 보편적으로 그들에게 부가된 이름인 카스파르(Caspar), 멜키오르(Melchior), 발타자르(Barthasar) 등의 이름을 마치 성경적인 것처럼 가르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성육신과 관련된 명확한 사실성을 분명히 하면서 가르치다가 초등부 고학년부터는 그 시기나 앞으로 다가오는 역사적 회의주의를 극복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중고등부 시절, 그리고 대학 시절에 올려 올 수 있는 회의를 미리 극복하게 할 수 있는 일종의 예방주사를 놓으며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런 회의적 사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 한 발자국 앞서 가면서 그 역사성과 독특성을 미리 잘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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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승구

이승구 교수는 기독교교의학(CHRISTIAN DOGMATICS)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신학자로서, 총신대 기독교교육과 졸업, 합동신학대학(MDiv)과 영국 The University of St. Andrews(PhD)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조직신학 교수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기독교 세계관이란 무엇인가?’, ‘21세기 개혁신학의 방향’, ‘성경신학과 조직신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