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가장 평가절하된 성경
by Andrew Wilson2021-02-26

역대하는 여러 면에서 성경 중 가장 명확하고 예언적이며, 기도와 경배로 가득한 역사서다. 이를테면 역대하는 구약의 사도행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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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역대하를 과소 평가한다. 


전편에 해당하는 역대상의 전개가 너무 느린 것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역대상 1–9장에 나오는 긴 족보는 역대기 저작에서 중요하지만 현대 독자들에게는 매우 지루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역대상 후반부 역시 제사 직분 맡은 자들과 찬송 직분 맡은 자들에 대한 지나치리만큼 상세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는 전문적인 연구를 하는 신학자들이나 열정적인 찬양 인도자들에게나 관심거리가 되는 내용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역대상을 마칠 즈음이 되면 독자들은 역대기 저자를 현학적이고 지나치게 작은 부분에 집중하는 사람, 즉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역대하가 열왕기상하의 내용 중 엘리야와 엘리사를 제외한 다른 이야기는 모두 동일하게 반복해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역대하에 엘리야가 잠시 등장하긴 하나, 흥미진진한 갈멜산, 세미한 주의 음성, 까마귀가 갖다 준 떡과 고기, 도둑맞은 나봇의 포도원 이야기나 불수레를 타고 하늘에 오르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성전 건축도 나오고 선한 왕과 악한 왕들의 이야기들 역시 등장하지만,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영웅들의 이야기들은 빠져있다. 역대기를 얕보는 독자라면, 저자가 그저 우리를 짜증나게 하기 위해 역대기를 썼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경배하게 하는 역사


우리는 겸손한 태도로 역대기를 읽어야 한다. 역대하를 그 자체의 빛에 비추어 읽으면 역대하가 북왕국 이스라엘에 초점을 두지 않기 때문에 엘리야와 엘리사 이야기를 상세히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대하는 여러 면에서 성경 중 가장 명확하고 예언적이며, 기도와 경배로 가득한 역사서다. 이를테면 역대하는 구약의 사도행전이다. 역대하는 하나님의 전이 건축되고, 하나님의 영으로 그 전이 채워지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기도하고 찬양하지만 또한 넘어지고 다시 회개하는 역사, 이스라엘이 적들에게 사로잡혀 가나 다시 풀려나 귀환하는 역사, 또한 이방인들 역시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리로 나아오는 역사를 담고 있다. 


솔로몬, 히스기야, 요시야는 사도행전의 베드로와 요한 같은 영웅들이다. 아하스나 아몬은 헤롯 같은 악당들이다. 역대하에는 돌에 맞아 순교한 스데반 같은 신실한 신자인 스가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악당에서 제자로 거듭난 바울처럼 하나님의 백성들을 핍박하는 자리에서 은혜의 상징이 된 므낫세의 이야기도 있다. 


남왕국 유다에 초점을 맞춘 역대하 저자는 유다의 왕들을 통해 당시의 복잡한 윤리적 상황을 보여주며 각 왕으로부터 우리가 어떤 교훈을 배워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솔로몬, 르호보암, 아사, 여호사밧, 요아스, 웃시야, 히스기야, 그리고 요시야 같은 이들을 각 인물이 지닌 미세한 차이들을 묘사하며 아주 자세히 다루는데, 소설가들이 사용하는 등장 인물 발전 기법이 엿보인다. 역대하에는 이 왕들의 생각, 말, 그리고 기도가 잘 묘사되어 있으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바로 여호사밧 왕의 기도다.


어떻게 할 줄도 알지 못하옵고 오직 주만 바라보나이다 (대하 20:12)  


선한 왕이 처참한 결과를 불러오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그저 그랬던 왕이 지혜로운 결정을 내려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하며, 악한 왕이 회개하고 용서를 받기도 한다. 이들은 여호와 경배는 선하고 우상 숭배는 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순한 이차원적 만화 주인공 같은 존재들이 아니다. 이들은 전적으로 실제 인물들이다. 장점과 약점을 갖고 있으며, 겸손, 지혜, 순종, 그리고 기도의 중요성을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다.  


목회자들을 위한 교훈


역대하 저자는 제사장들도 비중 있게 다루는데, 오늘날 목회자들이 여기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역대하에 이르기까지 구약을 읽다 보면, 제사장들이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주관하던 이들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예수께서 자기 자신을 단번에 제물로 바치셨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드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구약 제사장들과 오늘날의 목회 리더십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역대상과 역대하를 읽으면, 제사장들이 그러한 제사를 주관한 이들인 것도 맞지만 그들 역시 예배자들이요 성전 문지기로 묘사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역대하 31장 2절은 제사장의 세 가지 역할을 요약하여 보여준다.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며 여호와의 휘장 문에서 섬기며 감사하며 찬송하게 하고.”  


제사장들은 음악, 노래, 찬송, 그리고 기도가 있는 예배 인도를 통해 백성들을 영적으로 지도했다. 휘장 문에 서서 하나님의 임재를 지키는 역할을 하며, 웃시야처럼 제물을 바치기 위해서든, 아하스처럼 금을 훔쳐내어 적들에게 바쳐 그들의 마음을 돌리게 하기 위해서든, 백성들이 함부로 성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오늘날의 장로들은 역대하에 묘사된 제사장들이 자신들의 직무를 감당하는 것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또한 그들이 직무를 제대로 감당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보면서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     


선견자와 예언의 역할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역대하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교훈 중 하나는 선견자들과 그들이 하는 예언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열왕기상 및 열왕기하에서는 선지자들이 행하는 역할을 감당한 반면 역대기서에서는 선지자들이 ‘가르치는’ 일을 수행하는데, 이는 당시는 물론이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많은 적용점을 준다. 스마야는 겸손을 가르치고(12장), 아사랴는 하나님을 버리면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다는 것을 반복하여 강조한다(15장). 하나니는 평화(샬롬)와 '전심으로'(샬렘) 하나님께 향하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들을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 이 일은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은즉 이후부터는 왕에게 전쟁이 있으리이다 하매 (대하 16:9)


미가야는 여호사밧에게 아합과 연대하면 이스라엘이 목자 없는 양 떼처럼 흩어질 것이라 경고한다(18장). 예후는 “여호와를 미워하는 자들을 사랑하는 것”(19:2)에 대한 심판을 선포한다. 야하시엘은 남유다를 향해, “이 전쟁은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라 [중략] 이 전쟁에는 너희가 싸울 것이 없나니 대열을 이루고 서서 너희와 함께 한 여호와가 구원하는 것을 보라”(20:15–17)고 선언한다. 스가랴, 오벳, 훌다 및 다른 여러 선지자들에 이르는 많은 예들이 있다. 


보화로 가득한 곳


역대하는 보화로 가득한 곳이다. 아비야 왕, 그리고 히스기야의 어머니인 아비야를 통해 표현된 역대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도 있고, 아사랴라는 이름을 지닌 선견자, 제사장, 왕, 그리고 족장에 대해서도 논할 수 있다. 이 등장 인물들 각각은 이 책의 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역대기 저자가 쥔 붓을 통해 선견자, 제사장, 왕, 그리고 다른 등장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감당하며 이 책의 핵심을 형성해간다. 역대하의 핵심은 또한 복음의 핵심이기도 하다. 즉, 우리가 회개하고, 믿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을 겸비하면 그의 놀라운 자비와 은혜 안에서 우리를 구원해주신다는 것이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원제: Why 2 Chronicles Is the Most Underrated Book in the Bible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이정훈

역대하의 핵심은 또한 복음의 핵심이기도 하다. 즉, 우리가 회개하고, 믿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을 겸비하면 그의 놀라운 자비와 은혜 안에서 우리를 구원해주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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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Andrew Wilson

엔드류 윌슨은 영국 런던에 위치한 King’s Church의 교육목사이다. 'Echoes of Exodus'를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공동으로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