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질환에 관한 그리스도인의 고찰
by Heath Lambert2021-02-01

인간은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다 영적인 것으로 돌리는 것은 죄가 될 뿐 아니라 무지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든 문제를 다 본질적으로 육체적인 차원으로만 환원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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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세상에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정신 질환 진단을 받고 그 고통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나는 성경적 치료 상담사로서 정신 질환에 대응해서 어둡고 힘든 길을 그런 사람들과 함께 걸어왔다. 만성우울증에서 공황 장애에 이르기까지, 사회에서 우리가 흔히 정신 질환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소외되고 또 복잡한 어려움은 없다. 


정신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그 고통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내 삶을 바치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는 많은 도전이 있다. 그중 하나는 우리가 '정신 질환'이라는 용어를 쓸 때, 사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많은 기독교인이 정신 질환의 본질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내 생각에 정신 질환이라는 단어를 기독교인이 쓰는 경우, 그들은 그 질환을 아주 심각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아주 복잡한 문제를 가진 질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런 문제를 대하는 기독교인은 흔히 이 질병을 아주 극단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보통 신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정 약물이 필요하다고 간주한다. 


정신 질환의 어려움을 가진 사람에게 가능한 모든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기독교인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말로 제대로 된 도움을 주고 싶다면, 정신 질환이라는 단어를 쓸 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도는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정신 질환을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 정신과 협회(The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가 만든 ‘정신 질환에 대한 진단과 통계 매뉴얼’(The Diagnostic and Statistic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은 정기적으로 정신 질환의 정의를 바꾸고 있다. 그렇게 자꾸 바꾸는 이유는 심리학에서 내리는 정신 질환의 가장 최신 정의를 따라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종종 그 정의가 또 다른 단체인 전국 정신 질환 연합회(The National Alliance of Mental Illness)가 내리는 정의와 충돌하기도 한다. 비기독교인 심리학자인 에릭 마이셀(Eric Maisel)은 ‘싸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 심리학자들이 정신 질환을 정의하는 방식이 그 병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정신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이 진짜 뭔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의 본질이다. DSM은 1952년에 처음 발간되어 정신 질환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 시스템을 만들어왔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을 압도하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체계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병이라고 부르는 이 진단에 대한 병리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병리학은 의사가 질병을 진단할 때 꼭 필요한 것이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은 신체적 이상이다. 예를 들어, 몸 속에서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분열하고 증식하는 대량 세포가 있는 사람은 암 진단을 받는다. 과학자들은 비정상적인 세포 성장과 정상적인 세포 성장을 비교하여 반복적으로 테스트하고 관찰하기 때문에 암에 관한 병리를 알고 있다. 검사하고 확실한 표준과 비교함으로써 의사는 진단 결과를 객관적으로 도출한다. 병리의 구체적인 증거를 보여주는 테스트를 수행함으로써 의사는 비로소 환자에게 어떤 병에 걸렸다는 의학적 진단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DSM에 나오는 정신 질환이 다른 질병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 정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불행하게도 DSM에 기재된 질병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경우, 그런 질병이 진짜로 있는 건지 아닌지에 대한 의학적 검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DSM에 나열된 장애는 의학이 질병이라고 부르는 대상과 구분되는 몇 가지 특성이 있는데, 다음은 그중 세 가지다. 


1. 병리학은 없고 대신 위원회의 투표만 있다


의학에서 다루는 다른 질병과 달리, 심리학에서 다루는 질병은 위원회의 투표로 결정된다. 워낙 다양한 버전의 DSM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각기 다른 위원회가 어떤 때는 새로운 병을 넣기도 하고 또 있던 것을 빼기도 하고, 또 이리저리 수정을 하기 때문이다. DSM의 역사를 보면 이런 사례에 대한 증거는 수도 없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동성애다. 


DSM의 초기 버전은 동성애를 정신 이상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1974년에 미국 정신과 협회는 DSM 두 번째 버전에서 동성애를 제외했다. 동성애가 15인 위원회 투표에 의해서 정상적인 것으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이 위원회는 새롭게 발견된 어떤 과학 정보도 참고하지 않았고, 단지 동성애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하는 정치적 압력에 반응했을 뿐이다. 


물론 DSM에 있는 모든 질환이 동성애처럼 다 정치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한 가지는 DSM에 기재된 모든 질환이 투표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또 다시 수정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투표로 병을 결정하는 방식은 암, 당뇨, 그리고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의학의 방식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2. 병리학은 없고 대신 주관적인 행동 묘사만 있다


객관적인 의학 검사는 병리를 발견하는 생체검사, 피검사, 엑스레이, 그 외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병을 진단한다. 그런데 심리학은 정신 질환을 결정할 때 전혀 다른 방법을 쓴다. 무엇이 정상이고 또 무엇이 정상이 아닌지를 결정하는 바로 그 위원회가 해당 질병을 정의하는 행동적 특성에 관해서 투표를 한다. 그런 방식에 의해 병으로 결론이 난 한 사례가 바로 우울증이다. 


DSM 네 번째 버전을 담당한 위원회는 2주 이상 기분이 우울하고 또 우울증에 할당된 증세 아홉 가지, 예를 들어 잠을 자는 시간이 바뀐다, 활동량이 바뀐다 그리고 죄책감을 느낀다 등등 중에서 다섯 개 증상에 해당되는 사람은 심각한 우울증이라는 정신 질환이 있는 것으로 결정했다. DSM 다섯 번째 버전을 담당한 위원회는 우울증에 해당하는 요건에 큰 변화를 주었는데, 그 결과 남편이 죽어서 깊은 슬픔을 느끼는 여자는 이제 우울증 진단을 받게 되었다. 


이런 DSM의 요건에 맞는 사람은 문제가 있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기독교인은 그들을 도와야 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행동 양식에 따라 의학적 진단을 내리는 것은, 병리를 찾아서 약을 처방하는 의학과는 거리가 있다. 


3. 병리학은 없고 도덕적 행동만 있다


DSM이 묘사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하나님이 정해 놓은 도덕적 범주로 설명이 가능하다. 나는 앞에서도 동성애를 언급했다. 하지만 DSM에서 정신 이상이라고 규정한 GID(성 정체성 이상, Gender Identity Disorder)를 한번 살펴보자. 


GID는 성전환이다. DSM은 이것을 다른 성 정체성을 향한 강하고 지속적인 끌림과 현재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불편함으로 정의한다. GID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다른 성에 속한 사람인 듯이 살고, 종종 그쪽 성과 관련 있는 옷을 입거나 행동을 하곤 한다. 심리학자들은 GID 치료를 위해서 여러 종류의 치료를 제안한다. 카운슬링에서부터 '맞지 않는' 성 때문에 오는 고통을 이겨내기, 그리고 성을 바꾸는 수술에 이르기까지.


GID에서 근심하는 마음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이 이미 그의 말씀을 통해서 드러낸 도덕적인 문제를 의학적으로 다루려는 것이 DSM의 특징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과 의미하지 않는 것


증세에 대한 어떤 설명도 실제 정신 질환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이 삶에서 겪어야 하는 심각한 고통을 줄일 수는 없다. 정신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심층적이고 다양한 도움이 필요하다.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종종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신체 병리를 수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바로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정신적 문제는 단순한 의학적인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을 돕고 싶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어떤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서 바로 이해해야 한다. 만약에 정신 질환이 병리 단계에서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s Lymphoma)과 같은 수준이라면, 우리는 지금 DSM을 쓰는 세속적인 심리학자들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꼴이 된다. 


성경적 인류학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인간이 몸과 영혼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믿는다. 이것은 성경이 분명하고도 또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이다(창 2:7; 마 10:28; 고후 5:1; 딤전 4:8). 성경은 인간이 육체적인 문제 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도 있다고 알려준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이 육체와 영혼이라는 두 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지도록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이분법이라고 하는 성서의 이런 가르침은 경제적으로 힘들 때 주님을 의지하기 위해 싸우는 것만큼이나 두통이 있을 때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이 성경적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분법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 또한 그리스도인들에게 경고가 된다. 인간은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다 영적인 것으로 돌리는 것은 죄가 될 뿐 아니라 무지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든 문제를 다 본질적으로 육체적인 차원으로만 환원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많은 기독교인이 정신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을 보면서 그들의 상태가 워낙 심각해 보이기 때문에 그 문제가 육체적인 문제로까지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인간성과 영혼의 소중함에 관한 성경적인 이해에 근거할 때, 심각한 문제라고 해서 반드시 의학적인 진단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욥의 극심한 슬픔을 보자. 살인을 일으킬 정도로 극렬했던 사울의 분노를 보자. 느부갓네살의 이상한 행동을 보자. 그리고 신약성경에 나오는 귀신들린 사람들의 발광은 다 극단적인 영적 문제가 일으킨 증세고, 거기에는 그 어떤 의학적인 도움도 소용이 없다. 따라서 기독교인이라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꼭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가정은 버려야 한다. 


우리는 극단적인 것을 좋아한다. 문제들이 딱 하나로 정리되고, 다른 요소가 끼어들지 않으면 더 편하고 좋다. 성경이 말하는 이원론은 문제가 육체적일 수도, 영적일 수도 또 둘 다일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도울 때는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육체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더불어 오로지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만이 필요한 영적인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함께 갖고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DSM이 말하는 정신 이상 치료법은 육체의 문제와 영혼의 문제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한 기독교인의 관심이 커지기를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이라면 우울증, 불안 장애 및 성 정체성 장애로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향해 그 문제를 단지 의학적인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의학적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약물을 복용하라는 말 이상을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우울증에서 GID에 이르기까지, 영혼이 갇혀서 말도 못할 정도의 고통을 받는 이들을 영혼의 위안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할 그리스도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우리가 정신 질환을 보면서 단지 의학적인 범주에서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정신 질환이라는 그 말을 제대로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약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록 약이 필요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라는 위대한 의사만이 제공하는 그 약은 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의사도 결코 줄 수 없다. 




원제: Christian Reflections on Mental Illness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다른 사람을 도울 때는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육체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더불어 오로지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만이 필요한 영적인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함께 갖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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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Heath Lambert

히쓰 램버트는 Boyce College and 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성경적상담을 가르치는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