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있게 복음을 제시하라
by 고상섭2020-01-16

팀 켈러는 “복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두 가지 방법으로 대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구원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을 통해 이 세상은 어떤 소망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첫째 질문이 복음을 개인주의 방식으로 설명한 것이라면, 두 번째 질문은 창조, 타락, 구속, 회복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설명한 것이다.


균형 잡힌 복음을 제시하라


쉽게 말해서 개인 구원을 향한 복음 제시를 ‘죄 사함의 복음’이라 말하고, 세상을 구원하는 복음 제시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 둘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죄 사함의 복음만을 복음으로 고집하게 되면 복음은 단지 개인 구원의 차원에 머물게 된다. 또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선함이나 물질세계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마치 기독교는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인 것처럼 들리게 된다.


하나님 나라 복음만을 강조하게 되면 복음이 이 세상을 갱신하는 이야기로만 이해되는 위험성에 빠지게 된다.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거대담론에는 가슴이 뜨거워지지만 정작 나 자신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구원에 동참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게 된다. J.I 패커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 개인 구원이 없는 하나님 나라의 위험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근년에 성경신학과 현대적 성경 주해에 큰 발전이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통해 세상을 축복하시는 성경의 큰 틀과 하나님의 계획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어떻게 절정에 이르는지에 관한 성경 전체의 이야기가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발전은 우리의 시야를 거대담론으로 채움으로써 루터가 개인적인 관점에서 던진 질문을 다루지 못하도록 우리를 산만하게 한다. 이는 복음의 이해를 돕는 것만큼이나 방해하고 있다.”

개인의 구원에 대한 복음이 사라진 공동체적 구원은 위험한 복음이 된다. 오늘날 한국 교회 안에서도 이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구약은 공동체가 가난한 약자들을 돌보지 않은 것을 심각한 범죄로 묘사한다. 복음의 공공성을 상실하고 개인주의 구원에 몰두해 있는 교회를 깨우기 위해 또한 한쪽의 복음만을 강조하게 되면 하나님과 개인이 가지는 바른 관계에 대한 이해없이 공동체적 구원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것은 또 다른 극단이며 오류이다.


팀 켈러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개인 구원과 공동체적 구원을 나눠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개인 구원에 관심이 있고 복음의 공공성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부족한 한 쪽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 자체를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개인 구원을 통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되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지 않는 세상에 대해 아픔을 느끼기 때문이다. 팀 켈러는 이렇게 묘사했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있는 까닭에 삶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관계를 바로잡는 일에 자연스럽게 헌신한다.” 즉 참된 죄사함의 복음은 하나님 나라 복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복음의 명제를 이야기 속에서 표현하라


“복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두 가지 답이 서로 씨줄과 날줄이 되어 한 폭의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것은 복음 진리들이 단순한 명제의 집합이 아니라 여러 장으로 구성된 이야기 속에서 표현되게 하는 것이다. 이야기식 접근 방식은 질문을 제시하며 명제적 접근 방식은 이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Q1.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A : 삼위일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 하나님은 홀로 계시지 않고 연합으로 존재하신다. 그 연합은 완전하다. 무엇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간을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충만한 하나님의 사역에 우리를 동참시키시고자 우리를 지으셨다. 하나님은 자신 안에 있는 기쁨과 사랑에 동참시키기 위해 세상을 창조하셨고, 당신의 형상을 닮은 사람들로 채우셨다. 곧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고 알고 섬기도록 부름을 받았다.


Q2. 어디서 잘못되었는가?


A: 인간의 죄이다. 인간은 하나님과 교제하며 살도록 지음을 받았는데 하나님처럼 되고 싶은 교만으로 타락하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졌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모시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늘 다른 우상들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인간은 영적 속박과 정죄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Q3.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가?


A: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이다. 예수님이 성육신이 되어 세상에 오셨다. 그리고 우리를 대신해서 죽은 대속의 죽음을 통해 죄의 문제를 해결하셨다. 또한 온 세상의 어그러진 모든 것을 회복시키시고 최종적으로 세상을 갱신하고 회복하며 우리의 영혼뿐 아니라 몸까지 모두 구속하신다.


Q4. 나는 어떻게 바르게 되는가?


A: 그리스도가 행하신 일을 믿음으로 바르게 된다. 우리는 인간의 행위가 아니라 예수님이 행하신 일을 믿음으로 용서받았다. 또한 그리스도처럼 죽음에서 일어나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 살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이것은 더 많은 노력을 통해 죄를 용서받는 것이 아니다. 또 믿음의 수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은 믿음의 크기가 아니라 믿음의 대상이다. 구원의 믿음은 심리적 확신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 안에서 그분을 신뢰하겠다는 의지의 행동이다.


이렇게 우리는 죄사함의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모두 균형 있게 전해야 한다. 성경의 이야기를 통해 명제적 진리를 선포하는 것은 균형 있는 복음 제시의 좋은 예이다. 죄사함의 복음이 자연스럽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연결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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