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에 삼위일체가 나오는가?
by Scott Swain2020-07-31

천상 존재들의 위원회 같은 것이 천지를 창조한 것이 아니다

Creation wasn’t the work of a committee of heavenly be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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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장에 삼위일체가 나올까?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성부, 성자, 성령이시기에 성경의 어디를 펴든 성삼위일체가 등장한다. 창세기 1장도 마찬가지다.  


성경의 모든 페이지에 삼위일체가 나온다고 단언하는 것은 쉬워도, 성경 안의 다양한 본문에서 삼위일체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분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옛 성도들이 창세기 1장을 읽으며 과대 해석, 즉 해당 본문이 보여주는 것 이상의 삼위일체를 보는 오류에 빠지곤 했다면, 현대 독자들은 과소 해석, 다시 말해 그 본문이 보여주는 것보다 삼위일체를 덜 보는 오류에 빠질 때가 많다.  


구약 안에 숨겨져 있는 삼위일체


포괄적인 질문에서 시작해보자. 구약에서 삼위일체가 어떻게 등장하는가? 루터교 신학자인 요한 게하르트(Johann Gerhard)에 의하면 창세기 1장에서 삼위일체는 “그 당시에 꼭 맞는 계시의 방법으로” 나타난다.  


성경 안에서 삼위일체의 자기 계시는 두 가지 경륜에 의해 나타난다. 먼저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오시기 전 구약에서의 삼위일체의 자기 계시가 있고, 다음으로는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오신 후 신약에서의 삼위일체의 자기 계시가 있다. 이 둘의 차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즉 구약에서는 삼위일체가 ‘없었고’ 신약에서는 ‘있었다’는 뜻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차이는 상대적이다. 신구약 모두 삼위일체가 존재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구약에서 삼위일체는 “숨겨져 있고” 신약에서는 “드러나 있다.” 


구약에서의 삼위일체는 말하자면 밭에 숨겨진 보화처럼(마 13:44; 골 2:2–3) “숨겨진 존재”여서, 신약에 나타난 삼위일체의 “드러난 존재”의 빛에 비추어볼 때에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창세기 1장 안에 숨겨져 있는 삼위일체


지금까지 정리한 대로 삼위일체가 창세기 1장에서 어떻게 “그 당시에 꼭 맞는 계시의 방법으로” 등장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다. 창세기 1장에는 숨겨진 삼위일체의 존재를 보여주는 단서가 적어도 세 개 등장한다. 이 흔적들은 신약에서 보게 될 완전한 삼위일체의 계시의 구조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들이다.  


1. 창세기 1장에는 주어-동사가 불일치하는 부분이 많이 나온다


창세기 1장 1절에서 복수 명사인 “엘로힘(Elohim)”은 일반적으로 “하나님”으로 번역되는데 이에 대응하는 동사인 “창조하시니라”는 단수 동사다. “태초에 [엘로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장 27절에서도 같은 형식이 등장한다. “[엘로힘]이 자기 형상 곧 [엘로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세기 저자는 의도적으로 이러한 주어-동사 ‘불일치’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강조하려 한 것일까? 천지 창조는 하나님 한 분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천상 존재들의 위원회 같은 것이 천지를 창조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홀로 천지를 창조하셨다. 그 누구의 지도나(사 40:13–14) 도움도 받지 않았다(사 44:24; 렘 10:12; 27:5).  


이 점을 강조하면서 창세기 1장에서는 삼위일체 신학의 첫 번째 근본적 구성 요소인 일신론(monotheism)이 등장한다. 하나님 홀로 만물을 창조하셨고 만물을 다스리시며 만물을 그에게로 인도하신다. 일신론을 무시하면 삼위일체에 대한 믿음은 다신론(polytheism)의 형태로 가게 된다. 삼위일체 신앙은 일신론 안에서 이해해야 한 분 하나님, 세 위격에 대한 신앙이 될 수 있다.   


2. 창세기 1장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이 하나님 한 분의 천지 창조 안에서 등장한다


앞서 살펴본 예들을 통해 하나님이 홀로 천지를 창조하셨음을 배웠다. 그 예들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창조의 역사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이 지닌 위치를 깨달을 수도 있다. 


창세기 1장에 의하면 하나님의 말씀과 영은 하나님이 만물을 생성하시고, 빚으시며, 채우시는 수단이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하신다(창 1:3, 6, 9, 11, 14, 20, 24, 26). 하나님은 지으신 만물에게 ‘이름을 주신다’(창 1:5, 8, 10). 또한 하나님은 그가 만드신 피조물들에게 ‘복을 주신다’(창 1:22, 28). 하나님의 말씀과 더불어, 하나님의 영 또한 창조의 역사에 참여하셨다. 하나님이 창조하셨지만 아직은 혼돈하고 공허한 세상 위를 어미새처럼 운행하시며 생명의 근원이 되는 자신의 존재를 통해 생명, 에너지, 지성, 그리고 풍족함을 세상에 공급하신다(창 1:2; 비교: 신 32:11). 


하나님이 만물을 생성하시고, 빚으시고, 채우시는 수단으로서의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을 보여줌에 있어, 창세기 1장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영이 한 분 하나님의 창조 역사 안에 포함되어 등장한다. 하나님이 자신의 말씀과 영으로 창조하신다라는 말은 하나님은 홀로 창조하시며 다른 이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말한다(시 33:6–9; 요 1:3; 롬 11:36; 고전 8:6; 골 1:16; 히 1:2). 


창세기 1장에서는 여전히 “말씀”이나 “영”이라는 말이 삼위일체 신학에서 갖게 될 위상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이 단어들의 중요도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나타나시고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하실 때에야 전적으로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세기 1장에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영을 하나님 한 분의 창조 역사 안에 포함시켜 보여줌으로써 삼위일체 신학의 또 다른 중요한 한 부분을 가르친다. 성경이 나중에 엘로힘, 그의 말씀, 그의 영에 대해 어떤 구분을 하든지, 그것들이 마치 한 분이신 하나님과 하나님 아닌 다른 것들과의 구별인 것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한 분이신 하나님 자신 안에서의 어떤 구별들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 


3. 그렇다면 그 복수 명사(plurals)는 무엇인가?


위에서 다루었듯,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을 지칭할 때 계속 복수 명사인 “엘로힘”을 사용한다. 일부 성경 주석가들은 이 복수 명사가 하나님의 삼위적(三位的) 충족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다. 다른 이들은 하나님이 스스로 자신을 복수(plural)로 표현하시는 창세기 1장 26절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가 창조는 한 하나님 그러나 세 위격의 작품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한다. 이 복수 명사가 창세기 1장 안에 숨겨진 삼위일체를 보여주는 표식이 될 수 있을까? 창세기 1장 26절을 살펴보자. 


창세기 1장 26절에서 자신을 복수 형태로 표현하신 이 부분은 종종 소위 말하는 “장엄복수(莊嚴複數, royal we)”의 한 예로 설명되곤 한다. 왕이 자기 자신을 복수 형태로 표현하는 관용적인 표현 말이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하나님이 천사들의 천상 모임을 가리키시는 것이라 보기도 한다(욥 1:6; 2:1). 이 두 가지 모두 타당성이 부족하다. 전자의 경우 이것이 고대 근동에서 정말 관용적인 표현이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없다. 후자는 창세기 1장 전체의 메시지와 대치되고, 더 나아가 성경 전체와도 대치된다. 창조 역사를 위해 하나님은 천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 천사들은 기껏해야 하나님을 향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존재일 뿐이다(욥 38:7). 하나님은 그 자신만의 주권적인  권능을 통해 홀로 행하신다. “나는 만물을 지은 여호와라 홀로 하늘을 폈으며 나와 함께 한 자 없이 땅을 펼쳤고”(사 44:24). 


그렇다면 창세기 1장 26절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복수 형태로 말씀하신 수수께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로버트 젠슨(Robert Jenson)이 어디에선가 말했듯, 창세기 1장 26절에 나온 복수(plural) 형태로서의 하나님의 자기 표현이 무엇을 가리키는가에 대한 가장 강력한 후보는 창세기 1장에 나온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이다. 하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삼위일체에 대한 성경의 계시는 구약적 경륜과 신약적 경륜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구약 계시가 삼위일체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해석할 때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이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삼위일체에 대한 구약 계시의 수수께끼는 삼위일체에 대한 신약 계시를 통해서만 풀린다. 


창세기 1장은 무대를 설정해준다


구약에 나타난 삼위일체의 자취들은 신약에서 계시되는 완전한 삼위일체 계시의 구조를 위한 중요한 구성 요소를 제공해준다. 창세기 1장은 성경 드라마의 주연이 누구인지 우리에게 소개한다. 그분은 만물을 자신의 말씀과 영으로 다스리시는 하나님이시다. 창세기 1장은 성경 드라마가 펼쳐지는 무대를 설정한다. 즉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이 세상이 생성되고, 빚어지고, 채워진 것이다. 창세기 1장은 또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적인 자기 헌신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데, 그것은 자신의 형상으로 빚어진 피조물, 즉 인간이다. 


그러므로 창세기 1장이 증거하는 성경의 주목적은 성삼위일체, 그리고 하나님 한 분을 위해 피조되고 구속되고 완전케 된 인간 사이의 연합과 교제를 증진하는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Is the Trinity in Genesis 1?

번역: 이정훈

성경이 나중에 엘로힘, 그의 말씀, 그의 영에 대해 어떤 구분을 하든지, 그것들이 마치 한 분이신 하나님과 하나님 아닌 다른 것들과의 구별인 것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Whatever distinctions Scripture later reveals between Elohim, his Word, and his Spirit, they should not be taken as distinctions between the one God and something that is not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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