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예배당에서 설교하는 당신에게
by Jonathan Landry Cruse2020-03-29

이번 주일에 나는 그동안 해본 적 없는 일을 해보려고 한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예배당에서 설교를 해보는 것이다. 교인들이 집이나 또는 소그룹을 만들어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의 예배 형태를 벗어난 온라인 예배 말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 때문에 아마도 예배의 대안을 찾는, 몇 천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몇 백 명의 목사 또는 예배 인도자가 나처럼 예배를 드릴 것이다. 


이런 온라인 예배를 가능케 하는 현대 기술에 나는 감사한다. 그리고 나는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을 모이지 못하게 하는 정부의 지침에 조금도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정부의 정책은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이고, 이 명령에 따르는 것은 우리가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두 번째 가장 큰 계명에 순종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기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텅 빈 교회에서 설교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예배를 드리러 가는 것, 즉 주님의 백성들과 함께 주님의 전에 거하는 것은 시편 기자에게 기쁨에 가득차게 만드는 일이었기에 말이다.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자 할 때에 내가 기뻐하였도다”(시 122:1)


그러나 이번 주,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몇 주 동안 예배를 놓고 그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걸 생각할 때 내 안의 기쁨도 사그라짐을 느낀다.


목사로서 나의 한주간은 항상 주일을 향하고 있다. 서재에서 설교를 준비하고 또 관련한 여러 회의를 가질 뿐 아니라 성도들과 교제하는 등의 모든 과정은 결국 성도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삶의 자리에서 필요한 때에 복음의 은혜를 누리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 일련의 과정은 오로지 하나님의 도움으로만 가능한 예배 시간으로 그 정점을 이룬다.


물론 나는 이번 주에도 그 사역을 감당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주일은 상황이 다를 것이다. 아니,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주 이상할 것이다.


예배 시간 내내 아무런 반응이 없을 것이다. 함께 드려야 하는 기도를 나 혼자 하게 될 것이고, “찬송가 몇 장을 펴시지요”라는 말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말씀을 듣는 교인들의 반응에 따라서 상당 부분 그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 나의 설교는,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어색하기만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기운이 빠진다. 그럼에도 이런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큰 은혜가 임하기를 나는 기도하고 있을 뿐이다. 


이건 목사에게 정말로 영적인 도전이다.


보이지 않는 교회


목사라면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 숫자에 무척 민감할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코로나19’의 위기가 목사에게 주는 한 가지 유익이 있다면, 영혼을 돌보는 것 보다 교인 숫자 세는 데에 더 바쁜 우리의 습관에 제동을 걸어준다는 사실이다. 텅 빈 예배당을 보면서, 교인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비로소 신학자들이 말하는 ‘보이지 않는 교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은 보이지 않는 교회를 “모든 것의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지금 이미 모인 또는 앞으로 모이게 될, 선택받은 모든 사람들”(WCF 25.1)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히브리서 12장 22-23절에서 온 것으로, 우리가 예배를 드린다고 할 때, 그것은 장소와 관계없이, “천만 천사와 하늘에 기록된 장자들의 모임과 교회와 만민의 심판자이신 하나님과 및 온전하게 된 의인의 영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내가 매주 인도하는 예배에 참석하는 믿는 자들의 숫자가 우리 교회 지붕을 뚫고 나갈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나의 설교 능력과 비전을 주는 리더십, 또는 나의 매력적인 그 무엇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모든 것은 다 새 언약의 중보자 되신 예수님의 피가 뿌려졌기 때문이다(히 12:24).


사랑하는 목회자들이여, 지금 당신 앞에서 당신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교인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사실을 깨닫게 하시기 위해 주일 예배 시간에 완전히 텅 빈 예배당을 내게 준비해 주신 것이 아닐까? 


단 한 분의 청중


앞으로 다가올 주일을 맞으며 또 하나 우리 목회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진리는, 우리가 설교하는 유일한 이유가 되시는 그 분은 언제나 우리 앞에 앉아 계신다는 사실이다.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설교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비록 교인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은 영으로 우리 앞에 앉아계신다. 그동안 수많은 교인이 예배에 참석한 사실에 초점이 맞추어져 우리는 얼마나 쉽게 이 사실을 잊고 살아왔던가?


지난 주일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우리 교회는 동네에서 예배를 취소하지 않은 몇 개 안 되는 교회 중 하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예배를 취소한 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이 우리 교회를 찾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날 우리 교회 역사상 가장 많은 교인이 예배에 참석했고, 나는 교인으로 꽉 찬 예배당을 보면서 예배가 궁극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잊어버릴 정도로 강한 유혹을 느꼈다.


참석한 숫자로 보면 이번 주는 지난주와 정 반대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말하지만, 하나님 한 분으로 예배당이 꽉 차게 보이게끔 느끼기 위해서 내게 텅 빈 예배당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하나님으로만 온전히 채워지기 위해서 그게 무엇이 되었든, 나는 그게 필요한 사람이다.


바로 이 메시지가 내게 필요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내 자신에게 간곡하게 요청한 것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사랑하는 목회자여, 온 마음을 쏟아서 이번 주일에 설교하라. 낙담하지 마라.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카메라를 향해 쏟아 부어라. 격리된 당신 자신을 예배의 도구로 사용하라. 하나님은 지금의 이 기이한 상황조차도 당신을 위해서 또 맡겨주신 양떼를 위해서 선하게 사용하실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Take Heart, Pastor. Your Church Won’t Be Empty Sunday.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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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onathan Landry Cruse

조나단 랜드리 크루즈는 미시간 주에 있는 Community Presbyterian Church(OPC)의 담임 목사이다. 저술한 책으로는 'The Christian’s True Identity'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