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성경 읽는 법
by 박용기2020-05-25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울의 2차 선교여행(행 15:40-18:22)의 특징은 한 가정을 통한 복음 전파다. 바울의 선교팀이 한 도시에 가면 먼저 회당으로 가서 복음을 전했고, 그 결과로 한 가정, 한 가정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데살로니가에서는 야손의 집(행 17:5, 롬 16:21), 고린도에서는 디도 유스도의 집(행 18:7)이 회당에서 전한 복음을 듣고 믿게 된 가정들이다. 베뢰아 사람들은 바울이 안식일에 회당에서 전한 복음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날마다 성경을 상고’했는데(행 17:11), 이는 주중에 가정에서 구약성경을 통해서 확인했다는 의미다. 바울이 어떻게 구약 성경을 읽고 복음을 전했는지 데살로니가 회당(행 17:2-4)에서 사용한 네 단어, ‘강론하며’, ‘뜻을 풀어’, ‘증언하고’, ‘권함’을 통해서 알아보자.
 

‘강론’(reason, converse, discuss)은 대화식 성경 읽기다.


바울이 회당에서 말씀을 강론했다는 것은 성경을 읽고 함께 대화했다는 의미다. 이런 대화가 발전하면서 토론과 전문적 논쟁으로 이어진다. 신명기 6장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가정에서 “말씀을 강론”(신 6:7)해야 하는데 여기서 ‘강론’ 역시 성경 말씀을 주제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대화한다는 의미다. 자녀와 성경을 읽고 본문을 주제로 질문을 하고 대답하는 대화 자체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제자훈련이다.


성경을 읽고 강론할 때 브라이언 채플 목사가 소개한 창조, 타락, 구속, 회복(Creation, Fall, Redemption, and Restoration)이라는 큰 주제를 염두에 두고 대화하면 도움이 된다. 창조주 하나님과 그분의 통치하심에 대해서 자녀와 대화할 수 있다. 인간의 연약함과 부족함이 인간의 타락에서 왔으며 이러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예수님이 하신 일에 대해서 자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성경은 자기 계발을 통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부족하고 실패한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 용서, 은혜를 보여 주는 책이다. 부모는 가정에서 자녀와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 용서, 은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뜻을 풀어’(explain, open, interpret)와 ‘증언하고’(prove, demonstrate, point out)는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읽기다.


“뜻을 풀어 그리스도가 해를 받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을 증언하고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전하는 이 예수가 곧 그리스도라 하니”(행 17:3). 바울은 구약 성경을 사용해서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증거를 제시하고, 그 증거 말씀의 뜻을 풀어 주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눅 24:27)하셨는데, 이는 예수님도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읽기를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것이다.


팀 켈러 목사도 구약의 이야기들이 진정으로 말하는 것은 구원자 예수님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교했다. “나는(예수님) 진정한 요셉이다. 감옥에 갇혔고 돈 받고 팔렸지만, 다시 일어나서 배반한 사람들을 구원한 진짜 요셉이다. 나는 진정한 다윗이다. 위기의 순간에서만 구원한 자가 아니라 인생의 값을 치르고 인생 전체를 구원한 자다. 나는 진정한 모세다. 나는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완벽한 중재자다. 나는 진정한 요나다. 나는 신적 진노의 바다, 죄의 바다에 던져져서 구원자가 되었기 때문이다”(팀 켈러의 변증설교, 174쪽).


테드 트립(Tedd Tripp)도 자녀와 성경 읽기를 할 때 나누어야 하는 핵심은 “하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께서 그들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인가? 성경책 페이지마다 나타나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말해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Instructing a Child’s Heart, 26쪽). 자녀에게 성경의 모든 본문이 예수님을 가리키고(point out), 보여주고(demonstrate)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읽기는, 우리가 예수님을 위해서 한 일을 통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서 하신 일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받게 된다는 복음적 성경 읽기를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읽기를 통해서 자녀에게 복음을 반복적으로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


‘권함’(persuade)은 삶에 적용하는 성경 읽기다.


바울이 회당에서 성경을 ‘강론’하고 ‘뜻을 풀어’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언’한 목적은 성경 지식을 자랑하거나 지적 토론에서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예수님을 믿고 새로운 삶을 살라는 ‘권함’을 위해서다. 성경은 교리적으로 완벽한 구원의 길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오늘 나의 삶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서 해답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책이다. 노년의 바울은 젊은 디모데에게 성경 읽기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한다(딤후 3:17)고 했다. 어떻게 예수님이 오늘 우리 가정에서, 나의 삶에서 주인 되시고 왕이 되시는지를 자녀와 함께 나누고 적용하면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


모던 시대에 교육을 받은 세대는 “내가 어릴 때는 말이야 … 나 때는 말이야 ….”라고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중요시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교육을 받은 세대는 “너의 느낌이 중요해! 네가 하고 싶은 것이 중요해”라고 하면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강조한다. 그러나 필자는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성경을 읽으며 자란 자녀는 시대를 초월해서 “성경에 따르면”, “오늘 본 성경에 의하면”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믿는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 주어야 하는 진리는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해라”,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가 아니라 예수님을 믿음으로 얻게 되는 은혜의 구원이다.


성경 읽기를 통해서 자녀가 자신의 노력이 아닌 예수님의 전적인 공로로 받게 되는 은혜의 구원을 깨닫게 된다면 평생 행복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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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용기

박용기 목사는 사우스웨스턴신학교에서 목회학을 공부(DMin)하고 사우스웨스턴신학교 초빙교수와 샌앤젤로한인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저서로 ‘팀 켈러의 변증설교 15편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