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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7가지 핵심 가치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

페이지 정보

저자명 전재훈, 고상섭, 박두진 목사
작성자 고 훈 목사(진리샘교회) / 작성일 2020-01-06

본문

지난 2019년 한 해만도 팀 켈러에 대한 많은 책들이 소개되었고 그 보다 더 많은 목회자들이 그 유익을 누렸다. 하지만 다수의 목회자들이 팀 켈러의 책에서 유익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이는 반응은 서로 조금씩 달랐다. 그 중 한 가지 반응은 책의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 논리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나라 문화배경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번역을 거쳐야 하는 한계도 있다. 또한 팀 켈러의 폭 넓은 신학적 배경과 사상의 기초를 모두 이해하고 독자들이 책을 접한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마침 이러한 시점에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라는 좋은 팀 켈러 입문서가 나왔다. 저자는 전재훈 목사, 고상섭 목사, 박두진 목사 세 분이며, 각각의 전문 분야를 맡아서 공저하였다. 책을 추천하신 분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이름만으로도 알만한 분들이신데, 유명인의 추천 유무를 떠나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한국적 상황에서 목회하는 일반적인 목회자가 팀 켈러를 읽고 그의 신학 비전과 실천적 목회의 다양성을 새롭게 해석한 부분에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저서는 ‘팀 켈러 입문서’이자 그의 목회철학의 진수가 담겨 있는 ‘센터처치’와 다른 저작들의 한국적 해설판 또는 소규모 확장판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공저자들은 팀 켈러가 주장한 핵심 가치 7가지를 각각 2-3 챕터로 나눠서 각자의 정리된 글을 전개하는데 1장 복음 파트와 2장 도시 파트는 전재훈 목사가 정리하였고, 3장 팀 켈러의 변증, 5장 연합을 통한 복음 생태계, 7장 팀 켈러의 일과 영성 파트는 고상섭 목사가, 4장 팀 켈러의 설교와 6장 교회 개척 파트는 박두진 목사가 정리하였다.


고상섭 목사는 항간에 ‘팀 켈러 연구가’로 명명될 만큼 팀 켈러에 대한 조예가 깊다. 팀 켈러의 저서 중 한국에 소개된 26권의 책들을 꼼꼼히 읽고 정리했을 뿐 아니라 아직 번역되지 않는 설교문과 원서들을 탐독하면서 견문을 넓혀 왔고, 그가 국제 제자훈련원 시절부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논리적인 글로 소화하여 자신의 SNS에 오래 전부터 정리된 글을 올리고 있으며, 교회를 개척하여 올바른 신학 바탕위에 명민한 실천적 경험을 통하여 10여년 가까운 시간을 꾸준히 한 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성실한 목회자이다.


전재훈 목사는 CTC코리아(City to City Korea) 이사로서 GCM세미나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탁월한 언변과 독특한 관점의 글들을 이미 기고한 경험 많은 강사이자 저자이다. 본인 또한 스스로 교회를 개척하여 10여년 넘게 현장 목회를 실천하고 있으며, 복음 중심적인 설교와 삶을 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증진하는 목회자이다.


박두진 목사는 한국에서 드물게 팀 켈러의 설교를 연구하여 석사와 박사 논문을 썼다. RISS에서 ‘팀 켈러(Timothy Keller)의 마음을 움직이는 구속사적 설교에 대한 목회적 적용’이라는 타이틀로 검색을 하면 이 분의 박사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 너무나 겸손하며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자신이 개척한 교회에서 행복한 목회를 영위하고 있다.


이 세 명의 평범하게 보이는 비범한 목회자들이 한국적 목회 현장의 바람과 팀 켈러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 그리고 실제 목회 현장에서 적용되어져야 할 부분들을 구체적이고 면밀하게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조금 더 부여하고 싶다.


각 장에서는 그 장의 내용에 부합되는 또 다른 책들이 추천되고 있는데 1장의 ‘복음’ 파트에서는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 2장의 ‘도시’파트에서는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3장의 ‘팀 켈러의 변증’ 파트에서는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 4장의 ‘팀 켈러의 설교’ 파트에서는 [당신을 위한 사사기], 5장의 ‘연합을 통한 복음 생태계’에서는 [운동에 참여하는 센터처치 3], 6장의 ‘교회 개척’에서는 [팀 켈러의 정의란 무엇인가], 7장의 ‘팀 켈러의 일과 영성’에서는 [팀 켈러의 일과 영성]이 각각 추천되고 있다. 각 장의 뒤편에 위치한 이 추천서들에 대한 내용을 참고하여 함께 읽는 다면 각 장의 내용을 좀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각 장의 내용은 저자들의 새로운 해석이나 구체적인 대안 제시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은 아니다. 팀 켈러가 논증한 부분을 조금 더 쉽게 해설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아무런 접점 없는 부분을 언급한 것은 아니며, 저자들이 보는 팀 켈러의 가장 적실한 내용들을 발취하여 독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한국적인 상황 해석을 실어 둔 것이다. 공저이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부분도 있지만 각자 개성 있는 저자의 관점이 녹아 있어서 흥미롭기도 하다. 팀 켈러의 문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을 도표로 정리하여 제시한 부분과 변증 방법에 대한 설명들은 한층 더 팀 켈러를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을 거듭하여 읽다 보면 팀 켈러의 ‘설교’에 대한 이해를 저술한 부분이 있는데 왜 팀 켈러가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 대한 강조점을 이야기 하는지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체적으로 정리한 저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복음 생태계’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팀 켈러의 복음 도시 운동을 달리 표현한 것이 이 복음 생태계이며 참된 복음 도시 운동은 개교회의 부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합하여 상호 의존과 시스템 그리고 성령님의 능력이 함께 어우러질 때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작금의 한국 교회에 필요한 부분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건강한 복음 생태계의 회복이 절실하다. 개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복음 도시 운동에 따른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전에 유행하던 도시 성시화 운동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단순히 도시를 복음화 하겠다는 개교회들의 욕망 표출이 아니라 복음으로 하나 된 교회들의 공교회성 회복 운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팀 켈러는 이 연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복음으로 인한 겸손’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교회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교만이다. 늘 겸손이 전제되어야 한다.


팀 켈러는 이 복음 생태계에서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언급하는데 그것은 ‘교회 개척 운동’과 ‘정의와 자비사역’ 그리고 ‘신앙과 직업의 통합’이라고 언급한다. 특별히 저자는 이 부분에서 팀 켈러의 이러한 주장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개혁주의 교회가 팀 켈러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이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덧붙여 대안도 제시한다. 이러한 내용들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갖게 한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현실에 적합한 질문은 근거 없는 주장보다 더 큰 힘을 얻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팀 켈러의 일과 영성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며 갈무리 되는데, 팀 켈러가 주장한 일과 영성에 대한 견해와 저자의 생각이 잘 버무려져 어느 부분이 저자와 팀 켈러의 주장인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물론 팀 켈러의 책들을 전작 독서한 분들은 쉽게 구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저자가 단순히 팀 켈러의 책 내용을 나열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장과 팀 켈러의 주장이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저자들의 행보를 좀 더 예의주시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세세한 부분을 언급할 수 없어서 서평에서 치밀한 부분이 결여되었지만 이러한 류의 책들이 앞으로 계속 나오기를 기대하는 마음만은 더 간절하다. 현시대는 외국 신학자 또는 목회자의 번역된 글들을 소개하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재해석 또는 상황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라는 책은 그런 면에서 좋은 도전이 된다. 좀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좋은 도전을 받기를 기대한다. 단순히 팀 켈러를 추종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팀 켈러가 그토록 강조한 문화적 상황화 즉 한국 토양에 맞는 적실성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단순히 한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은 조금의 수고를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전작을 모두 읽고 재해석하거나 그에 따른 각주를 생산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시도가 더 많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팀 켈러가 미국의 대도시, 중산층, 백인들을 대변하는 목회자로서가 아니라 앞으로는 흰 도포를 입고 갓을 쓰고 나타날지 어떻게 가늠할 수 있겠는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고 흥미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