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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중심적 설교의 설계와 전달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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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명 Julius Kim
작성자 조정의 목사(유평교회) / 작성일 2020-02-03

본문

2020년 1월 20일 미국 복음주의 단체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 대표로 줄리어스 김(Julius J. Kim) 박사가 선임되었다. 백인 위주의 복음주의 계열 기관에서 한국계 목사가 대표가 된 것은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크리스천투데이에서는 최초라고 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줄리어스 김 박사 이전에 이 단체의 대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D. A. 카슨 박사라는 것이다(참고로 팀 켈러도 이 단체의 창립멤버이다). 흥미로운 소식을 접하고 TGC코리아 홈을 통해 새로운 대표 취임을 알리는 영상을 보면서 줄리어스 김 박사가 목회자의 마음을 가지고 복음을 가정에서부터 실천하고 교회와 세상에 선포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역사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신학교 학생처장이며 동시에 실천신학 교수로 섬기고 있다. 또한 미국 장로교회(PCA) 목사로 현재는 캘리포니아 에스콘디도에 있는 뉴라이프장로교회의 협동 목사로 일하고 있다. 그런 김 대표를 보면 성경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도를 양육하고 돌보는 일에 복음 중심적인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줄리어스 김 대표가 책을 많이 저술하지 않아(그에 비해 논문은 많이 썼다) 그의 가르침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적다는 것인데, 감사하게도 국내에 ‘부흥과개혁사’를 통해 2016년 ‘설교학: 복음 중심적 설교의 설계와 전달’이라는 책이 소개되어 김 대표의 복음에 대한 열정과 균형 잡힌 시각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세상에 설교에 관한 책은 정말로 많다. 그리고 좋은 설교학 책은 담고 있는 내용이 거의 같다. 설교 그 자체에 대한 정의와 의미, 설교자의 소명에 대한 강조, 설교 작성 즉 성경 해석과 설교문 설계, 그리고 설교 전달 과정 등의 내용을 균형 있게 다루는 책이 좋은 설교학 책일 것이다. 그럼 나쁜 설교학 책이 있을까? 그렇다. 설교의 본질을 거의 다루지 않은 채 요령과 편법만 나열하는 책은 좋은 설교학 교재가 될 수 없다. 콘셉트 하나를 강조하여(가령, 키 포인트, 핵심 단어를 반복하는 설교) 그것이 마치 오늘날 만사형통한 설교를 만들어내는 비법인 양 찬양하는 책은 절대 좋은 설교학 책이 될 수 없다.


조금 더 깊이 분석하자면, 좋은 설교학 책은 설교가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사역이라는 것을 상기 시켜 줘야 한다. 그래서 설교자로 하여금 모든 설교 준비 과정에 기도를 먼저 시작하도록 도와야 한다. 좋은 설교학 책은 복음 중심적이어야 한다. 도덕적인 훈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증언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청중에게 나타내는 설교를 지향하도록 돕는 책이다.


또 좋은 설교학 책은 실천적이어야 한다. 최근에 조엘 비키가 ‘설교에 관하여’(복있는 사람, 2019)에서 말한 것처럼 개혁파 설교는 언제나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설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실천적이어야 한다. 이것은 설교자가 설교에 관하여 배울 때도 마찬가지이다. 설교가 무엇인지 이론만 잔뜩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매주 강단에서 청중에게 영혼의 꼴을 먹이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이와 같은 분석 기준으로 볼 때 줄리어스 김 박사의 ‘설교학’은 아주 훌륭한 설교학 교재이다.


첫째, 그는 설교자란 왕의 왕을 대변하는 사신으로 왕의 생각, 마음, 뜻에 일치하여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대단한 특권이자 의무로 이 특별한 일을 감당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기도’라고 말한다. 그런데 책의 초반에 가볍게 ‘기도’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넘어가는 수준이 아니다. 책의 중반과 후반, 설교의 설계와 전달, 해석과 적용 등 모든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에 ‘기도’가 강조되고 있다. 기도는 단순히 설교 준비에 필요한 지혜를 하나님께 얻기 위한 목적을 갖는 것이 아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알고 선포하여 그분의 능력과 역사가 나타나게 하기 위함이다.


“사신이 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자들은 매일 그리고 매주 기도하고, 본문을 정하고, 읽고, 묵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저자에 따라 본문의 진리를 발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적 저자를 따라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한다. 그렇기 때문에 참되고, 선하고, 아름다운 설교를 설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중이 집중하고, 기억하고, 통합되고, 변화되도록 설교를 전한다. 우리가 하나님께 부름을 받고 임명을 받은 사신들이기 때문에, 성자께 연합되어 있기 때문에,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선포해 이를 듣는 이들이 모두 복음의 은혜와 영광에 의해 변화되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269-70쪽)


둘째, 김 대표는 설교의 중심에 복음이 있어야 함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2장에서 기본적인 본문해석(언어학적 분석, 문학적 분석, 삶의 환경에 대한 분석)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후, 3장에서 5장까지 거의 책의 절반가량을 본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해야 함을 강조한다. 특히 구약과 신약에서 각각 어떻게 그리스도를 나타내야 하는지 자신의 설교문을 제공함으로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가 에드먼드 클라우니의 해석학적 사각형을 이용하여 설명한 것처럼 만일 우리의 설교가 성경이 증언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점진적 계시 안에서 발견하려는 시도 없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알레고리 형태의 설교나 도덕주의 설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많은 구약 설교가 엉뚱한 해석으로 성도가 괴롭힘을 받고, 본문이 증언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지 않아 그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보지 못하는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그는 지적한다.


교회는 훈화 말씀을 들으러 가는 곳이나 개인적인 위안과 도전을 받는 곳이 되어버렸다. 줄리어스 김이 강력하게 권면하듯, 모세, 선지자, 시편을 통해 자신을 확증하신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설교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매 주일 강단에서 선포해야 한다. 저자는 단지 그 필요성만 강조하지 않고 모든 설교의 설계 과정에서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 복음 중심적 설교를 만들어가도록 친절하고 세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로 김 대표는 매우 실천적인 관점에서 설교학을 제시한다. 특별히 다른 설교학 양서들과 비교하여 독특하면서도 유익했던 것은 8장 ‘설교의 설계와 전달에 대한 신경과학의 영향’에서 발견할 수 있다. 12가지 뇌 기능과 관련된 사실을 바탕으로 설교의 여러 의미들을 분석했는데, 이를테면 “뇌 연구는 청중이 말하는 사람에 대해 갖는 인식이 집중력과 기억력 수준에 직접적으로 연관됨을 보여준다”(217쪽). 그러므로 “설교자의 몸가짐이 그 설교가 들려질 기회를 높이거나 낮춘다”(218쪽)라고 제시한다.


또한 9장과 10장에서는 설교의 비언어적 소통과 언어적 소통을 다루며 설교 전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현실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스펄전이 ‘설교학’에서 키, 목소리, 자세 등 최고의 설교자를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실질적인 면을 훈련한 것처럼, 김 대표 역시 “주님께 하듯이, 주님의 사신으로서 그분을 대변할 때 최선을 다하라”고 실질적으로 권면한다(266쪽).


줄리어스 김 대표는 이 책을 통해 복음을 전달하는 사신으로 설교자가 얼마나 큰 특권을 받았는지, 얼마나 왕의 은혜를 많이 필요로 하는지 우리 전인격에 와닿도록 말한다. 그리고 모든 설교의 중심에 복음의 능력이, 십자가의 은혜가, 결론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계셔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이 놀랍고도 특별한 부르심에 응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그 엄중한 임무를 잘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TGC(복음연합)의 새로운 수장이 복음을 가장 뚜렷하고 힘 있게 증거하는 은혜의 방편인 설교에 대하여 이토록 복음 중심적이고 실천적 사고로 무장되어 있다는 사실에 감사가 된다. 같은 한국인 목사로서 ‘복음연합’을 계속해서 충성스럽게 복음을 중심으로 연합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기구로 이끌어주길 바라며, 주님께서 그 일에 필요한 모든 은혜를 넘치도록 채워주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