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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고난의 효능

오히려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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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명 전재훈
작성자 고 훈 목사(진리샘교회) / 작성일 2020-08-16

본문

개인적으로 ‘신앙 간증집’을 선호하지 않는데 특별한 삶과 체험을 너무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본 저서도 저자의 특수한 경험과 삶의 애환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하지만 그 핵심에는 깊은 복음의 삶으로 자신을 이끌어 가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더 많이 강조한다. 저자는 본서에서 우리가 익히 들었던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는 기복적인 신앙의 일반적인 양태를 여지없이 깨뜨린다. 자신이 살아 봤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려움 후에 기쁨이 오는 삶이 아니라 더 큰 어려움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험을 말로 녹여낸 사람의 호소는 진정성이 있다.


본서는 프롤로그를 필두로 총 4부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의 개인적인 소회를 담은 에필로그를 남겼다. 1부에서는 저자의 과거 성장기 시절 자신에게 주어졌던 외면하고 싶은 십자가에 대하여 담담히 이야기 한다. 2부에서는 어려움 후에 더 큰 어려움이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과 그 속에서 발견한 깊은 은혜를 강조한다. 3부에서는 말씀을 통한 삶의 적용과 저자의 사랑스러운 딸 ‘하영’양의 책속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4부에서는 아직도 해소되지 못한 고난 속 현재를 살아가는 저자의 삶에 오히려 은혜가 있음을 성경을 통하여 적실하게 풀어가며 마무리 한다.


저자의 삶은 마치 롤러코스터의 가장 정점에서 곤두박질치는 것 같은 아찔함의 연속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만나기 힘든 고난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도 현재의 밝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저자의 성격이 낙천적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 이면에 더 깊은 무엇이 있음을 본서를 통하여 발견할 수 있다면 독자에게 적지 않은 유익이 될 것이다.


1부에서는 가정사를 통한 저자의 성장 배경을 소개한다. 양친 모두 시작장애인 1급, 자신은 6살 무렵 ‘류머티스 피버’라는 이름 그대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심장병에 걸린다. 어쩌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불행을 안고 나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집안 최초의 신앙인이셨던 어머니의 믿음으로 온 가족이 교회를 나갈 수 있었고, 저자 자신도 신앙을 갖게 된다. 그 와중에 아버지는 먹고 살기위해 길에서 아무나 붙들고 500원에 볼펜을 강매하셨고, 어머니는 어린 저자를 등에 업고 지하도 계단에 엎드려 구걸을 하며 생활을 영위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어머니의 신앙고백을 따라 두 눈을 가진 것보다 하나님을 만난 것이 더 큰 축복이라고 고백한다.


우여곡절 가운데 성장한 저자가 신학대학교에 입학하던 해 5월, 주일 아침 교회 차량을 운전하던 형님의 차가 빗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고를 내자 저자의 인생도 하루아침에 진흙탕 같은 깊은 구렁텅이에 다시 던져진다. 그 사고로 인하여 시각장애인이셨던 어머니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형님은 교통사고의 책임으로 인해 감옥에 가야했고, 자신은 다니던 학교를 쉬어야만 했다. 그 일 이후 시각장애인 아버지의 식사를 챙기고, 형님 옥바라지를 하고, 어머니의 병수발도 해야 하는 삼중고에서 그만 마음이 삐뚤어진다. 하지만 저자의 고난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형님의 가출과 조카의 백혈병으로 인한 죽음, 그리고 요양원에 계시던 어머니는 분노성 치매로 인해 아픔을 겪으시다가 급성 페렴과 신부증이 겹쳐 갑자기 소천 하신다. 더 어이없는 상황은 어머니가 병원 입원하신 후 어렵게 안마시술소를 운영하시던 아버지께서도 2년 연속 홍수로 인해 큰 피해를 입으시고 화병을 얻어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것이다.


저자의 삶은 마치 역경의 도가니 같다. 쉽게 살아온 사람들이 생각할 때 “그런 삶은 다 지어낸 이야기 아니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믿기 힘든 어려움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간을 지나온 저자는 현실과 다른 역설적인 말을 한다. ‘아직 고난이 필요하고 … 그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저자의 고난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천신만고 끝에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를 하고 있는 지금도 그 고난의 행군은 멈추지 않고 있다.


2부에서는 저자의 목회 여정과 가정을 이룬 후 아내와 자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결혼 후 쉽지 않았던 출산의 경험과 귀하게 얻은 자녀가 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에 대한 회한(悔恨)과 그중 아들이 개에게 물려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사건들은 아버지로서의 겪었던 저자의 아픈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렇다면 목회라도 쉽게 풀려야 하는데 어려운 상황은 지속 된다. 때로는 그 고난이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 바닷가 방조제에 차를 세우고 주차 브레이크만 내리면 저절로 바다에 빠질 수 있는 자리에서 신세 한탄을 하다가 한참을 울기도 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운전석 시트를 뒤로 젖히고 그대로 누우면 자신의 모든 현실이 해결될 것 같은 자살 충동에도 빠진다. 그 와중에 불현 듯 들리는 ‘나의 등 뒤에서’라는 찬양 때문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도로 한 쪽에 차를 세우고 울고 또 울었다는 고백은 매일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위로가 된다. 이 일들이 있은 후 저자는 ‘단 하루만 살자’라는 모토를 세우고 맹인 바디매오가 예수를 향해 외쳤던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키리에 엘레이손)’라는 외침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3부에서는 오랜 고민 속에 녹아난 설득력 있는 저자의 설교 내용과 사랑하는 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저서에 실려 있는 저자의 글에서 겸손과 교만을 구별하는 법, 오병이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견해, 성경 인물인 라헬이 통곡한 이유와 헤롯왕의 유아 학살을 해석하는 이해의 지평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 또한 개인적인 견해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딸에게 성경 이야기의 배경을 잘 가르쳐서 스스로 단편 글을 쓰도록 독려한 부분은 믿음을 가진 모든 부모들에게 좋은 도전이 된다. 책속의 책으로 소개된 ‘엘르아살의 증언’이라는 저자의 딸 전하영의 글은 당장 극화시켜도 될 만큼 창의성이 가득하다. 중학교 3학년의 글이라고는 믿지 못할 정도의 매끄러운 흐름과 극적인 절정과 결말이 있다.


4부에서는 ‘그러할지라도 오히려 위로’라는 제목으로 현재의 가정사와 군대 이야기와 저자의 목회 일상을 실었다. 겁 많았던 저자의 아내가 갑상선암을 극복한 이후 마치 군대 훈련조교 같이 씩씩하고 용감해진 상황에 대한 배경, 연약한 육체로 인해 포기할 뻔 했었던 군대 만기 전역 이야기, 그리고 저자가 요즘 깊이 몰입하고 있는 팀켈러 목사의 목회 철학과 사역 및 복음의 깊이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팀켈러 목사를 통하여 복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이해로 자신 속에 숨겨진 ‘인정의 우상’을 발견하고 관점이 바뀌게 된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


저자는 특별히 팀켈러 목사로 통하여 얻은 것이 ‘복음에 대한 이해,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깊은 평강, 변할 수 없는 안정된 정체성, 완전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움, 삼위일체 사랑의 춤 안에서 누리는 깊은 만족감, 언제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복음을 전하는 다양한 방법들, 내 안에 감춰진 우상의 실체를 깨닫고 복음으로 회복됨, 더 이상 성공과 충성에 사로잡혀 긴장 속에서 주눅 들지 않을 수 있는 자유함,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긴 것, 변증의 방식을 이해하게 된 것,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젊은 친구들에게도 복음이 주는 희망이 있음을 알게 된 것, 고통의 한 복판에서도 딛고 일어설 발판을 찾은 것, 내 자신에게 긍휼을 품을 수 있게 된 것,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반대로 무시하지 않으면서 겸손과 담대함을 흉내 낼 수 있는 것 등 수없이 많다고 말한다.


저자의 글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다시 바라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삶이 조금 힘들고 어려워지면 먼저 불평과 불신으로 일관되었던 과거의 시간들이 부끄러워졌다. 저자는 본 저서의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모든 고난 중에 가장 힘들고 아픈 것은 바로 자신이 겪고 있는 고난입니다. 내 손톱 밑에 있는 가시가 남의 십자가보다 휠씬 더 고통스러운 법이지요. 고난은 고통이며 괴로움이지만 말씀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위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제가 고난 속에서 묵상한 말씀들을 제 이야기와 함께 소개했습니다. 그 말씀이 저를 살렸고 위로하여 새 힘을 준 것처럼, 제 글을 읽으시는 독자에게도 위로와 힘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자신의 삶을 담담히 풀어 놓으면서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위로받아서 위로 합니다’라고 고백한다. 이러한 저자의 고백이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의 고백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