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의 위대한 서신, 갈라디아서 해설

복음, 자유를 선포하다

저자명 John Piper, Timothy Keller, D. A. Carson 등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  작성일 2020-11-22

본문

2017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TGC ‘복음연합’(The Gospel Coalition) 전국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성공회를 비롯한 다양한 교파의 목회자들이 강의를 맡았고, 만 명이 넘는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한 집회였다. 그 컨퍼런스에서 강사들이 갈라디아서를 한 장씩 맡아서 설교했고 그 설교에 개론과 적용을 덧붙여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셨다’라는 주제로 출간된 책이 바로 ‘복음, 자유를 선포하다’이다.  


개요와 적용은 신학교 교수인 토마스 슈라이너(Thomas R. Schreiner)와 싱클레어 퍼거슨(Sinclair B. Ferguson)이 맡았고, 종교개혁자들이 해석한 갈라디아서의 역사에 대해서는 성공회 사제인 제럴드 브레이(Gerald Bray)가 맡았다. 그리고 1~6장까지 각 장을 다양한 교단의 목회자들이 나눠서 설교했다. 신기한 것은 갈라디아서를 목회자들이 나눠서 설교해서 각자의 개성이 분명히 드러나지만, 또한 한 사람이 전하는 것처럼 통일된 메시지로 들리기도 한다.


개요에서 토마스 슈라이너는 편지의 수신자가 북갈라디아인지 남갈라디아인지에 대한 역사적 논쟁에 집중하지 않고 오직 복음에 집중해서 이해할 것을 부탁한다. 갈라디아서의 수신자가 달라지면 여러 가지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갈라디아서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근본적인 복음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존 파이퍼(John Piper)와 샌디 윌슨(Sandy Wilson)은 1~2장을 통해 복음에서 떠난 갈라디아 교인들의 상황을 오늘날 교회의 상황으로 인식하며 놀라움과 슬픔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고  우리의 모든 죄책감의 해결책이 오직 복음임을 강하게 증거한다. 3장을 해설한 피터 아담(Peter J. Adam)은 당시 문제가 되었던 세 가지를 잘못된 성경해석, 믿음이 아닌 율법을 따라 사는 삶, 그리스도를 믿지 못하여 복음을 따라 살지 못했던 삶으로 규정하고, 그것의 치료책이 성경을 듣고, 약속을 받고,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라 말한다.


또 알레고리적 표현이 있어서 해석하기 까다로운 4장은 트리니티신학교 교수인 D. A. 카슨(D. A. Carson)이 맡아서 바른 신학적 해석과 적용을 통해 노예상태에서 해방된 자유를 선포한다. 5장과 6장은 9marks에서 사역했던 타비티 안야빌리(Thabiti Anyabwile)와 당시 TGC대표였던 팀 켈러(Tim Keller)가 맡아서, 복음을 잃어버린 교회가 가진 문제점인 영적배교와 초보 신자들의 문제, 그리고 하나됨을 깨는 것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언급하고, 인간의 참된 정체성은 오직 복음에서 흘러나오는 것임을 증명한다. 마지막 갈라디아서의 적용부분은 싱클레어 퍼거슨 교수가 ‘율법주의와 반율법주의’라는 복음의 두 가지 대적을 물리치고 오직 복음으로 자유할 수 있음을 선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른 신학적 배경의 사람들이 글을 썼지만 마치 한 사람이 쓴 것 같은 복음으로 하나 된 통일성이다. 함께 모인다고 모두 연합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복음으로 하나될 때 비로소 진정한 연합이 이루어지게 된다.  특히 팀 켈러와 싱클레어 퍼거슨이 해설한 갈라디아서 6장과 적용 부분은 종교와 복음의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주기 때문에 복음을 이해하는데 큰 유익하다.


복음이 인간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그 정체성의 변화가 있을 때 행동이 변화하게 된다. 그래서 복음은 우리의 영혼을 변화 시키고 나아가 대인관계를 변화시키고 공동체를 세우는 기능을 하게 된다. 팀 켈러는 갈라디아서 6장 2절 “너희가 서로 짐을 지라”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이며 그 사랑은 반드시 희생과 대가지불이 따른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마지막 싱클레어 퍼거슨의 갈라디아서 적용도 ‘온전한 그리스도’에서 말했던 율법주의와 반율법주의의 오류를 바로잡고 복음 안에 참된 자유가 있음을 선포한다. 또 단순히 복음만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방해하는 잘못된 생각의 오류를 드러내준다. 많은 목회자들이 복음을 선포할 때 율법주의의 오류나 반율법주의의 오류를 이야기 하고 복음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싱클레어 퍼거슨은 반드시 율법주의와 반율법주의 모두의 오류를 드러내주고 제3의 대안으로서 복음을 선포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갈라디아서에서 논란이 되는 남갈라디아, 북갈라디아의 논쟁과 4장의 해석 그리고 마지막 적용을 신학교 교수인 토마스 슈라이너, D. A. 카슨, 싱클레어 퍼거슨이 맡아서 집필을 했고, 다른 장들을 목회자들이 나누어서 설교를 한 것이다. 토마스 슈라이너는 수신자의 위치가 어디냐에 관한 논란에 빠지지 말고 갈라디아서에서 가장 중요한 복음에 집중하라고 권면하고 D. A. 카슨은 4장의 알레고리 해석 논란을 알레고리와 알레고리적 해석의 구분을 통해 명확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번역과 편집의 오류이다. 특히 D. A. 카슨의 4장에서 소제목 중에 성경구절이 빠져 있는 것들이 있고, 첫째, 둘째, 셋째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빠진 것들이 눈에 띈다.


미국교회가 위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함께 연합해서 복음을 증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미국교회가 소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단순한 연합이 아닌 복음 안에서 하나가 된 믿음의 공동체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저자들처럼 우리나라에서도 함께 복음으로 하나된 연합체들이 곳곳에 생겨나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