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통독의 새로운 기준

성경2.0 신약 1권 : 마태복음, 마가복음

저자명 글. 김종우 | 그림. 배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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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돈영 목사(BASE성경교육원 대표) /  작성일 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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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줄을 서서 무언가를 기다려 본 일이 있는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대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무엇인가가 있기에 기다리는 것이다. 그것이 맛집이든, 물건이든 혹은 어떤 혜택이든 말이다.


“5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나서야 신약 편의 첫 권을 내놓게 되었습니다.”(4쪽)


책을 만든 이는 이렇게 말하며 시작한다. 구약 성경을 내놓은 지 5년 6개월 만에 신약 편이 나왔다고 말이다. 그 말은 책을 보기 위해서 독자들은 5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것이다. 5년이 넘는 시간, 이토록 오랜 기다림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무엇이 오랜 기다림을 가능하게 했을까?


신앙을 갖고 교회당에 나가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믿음은 성경을 알고 그것을 행하는 것이기에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성경을 읽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한글로 되어 있다고 해도 환경과 문화 그리고 지명 등 생소한 용어는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글을 읽기는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고, 본래 의도하는 바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성경은 히브리어로 기록되어 헬라어, 라틴어로 번역했다. 일부 종교지도자들만 라틴어 성경을 읽다가 종교개혁 때 비로소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성경의 의미를 파악하고 읽는 것은 힘든 일이다. 우리가 느끼는 것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성경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쉽게 성경의 모든 것을 담자”(4쪽)


제작자의 말은 책의 성격을 분명하게 한다. 그래서 책에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성경 각 권의 맨 앞에서는 각 권의 개요를 다루고 있다. 짧은 분량이지만 시대적인 상황이 어떠하며, 기록한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을 말씀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본문 가운데 생소한 단어와 지명은 ‘Tip’이라는 공간에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렇기에 성경을 읽으면서 막히는 부분을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개요와 ‘Tip’은 두꺼운 주석을 한참 동안 뒤적여야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독자의 수고를 대신하여 핵심적인 내용만 모아 놓았기에 시간을 절약하고 집중하여 읽고 그 뜻을 묵상할 수 있다.


‘Link’라는 부분은 관련된 성경의 사건을 연결하고 있다. “그 사건이 어디였더라?” 하면서 성경을 일일이 뒤적거리지 않아도 관련된 사건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동 경로를 지도로 표기하고 있고, 복잡한 것은 표를 만들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도 성경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지만 많은 이들이 읽기 힘들어하는 족보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트리 형태’로 얼굴과 이름을 기록하고 있어서 서로의 관계가 한눈에 들어오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개요, Tip, Link, 지도, 도표, 족보 등 다양한 장치는 독자에게 엄청난 지식을 전달한다. ‘성경2.0’을 차분하게 읽어내려 가다 보면 어느새 성경의 큰 틀을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공부해야 얻을 수 있는 성경 지식을 짧은 시간에 얻는 것, 마치 ‘치트키’를 사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제작 환경, 만화라는 특성, 지면의 한계, 텍스트의 구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신약 편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고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습니다.”(4쪽)


‘성경2.0’ 구약 편을 보면 누구나 엄청난 작업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제작자의 눈에는 아쉬운 것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보완하고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해 힘썼다고 한다.


신약 편은 마태복음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약 성경을 이해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바로 ‘신구약 중간사’이다. 구약 성경에는 없었던 유대교, 수전절, 바리새인, 사두개인, 총독 등의 용어가 신약 성경에 등장한다. 암흑기라고 말하는 말라기 이후 마태복음까지 400여 년간의 역사 속에서 생긴 용어들이다. 따라서 그 역사의 흐름을 모르면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을 따로따로 나누어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성경은 구약과 신약이 하나의 줄기로 흘러가는 역사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약 성경을 이해하는 데 중간사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은 신약학을 연구한 전문적인 성경학자가 검토했기 때문에 신학적으로도 신뢰할 수 있습니다.”(11쪽)


성경 자료를 만나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자료가 범람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기술의 발달,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인간관계 등은 우리의 신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시기에 우리가 더욱 굳건하게 붙잡아야 하는 것은 성경이다. 나의 생각 혹은 누군가의 사상이 아니라 성경에서 말씀하는 것을 바르게 따라야 한다. 스스로 성경을 읽고, 공부하고 씨름하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는 것이다.


5년을 기다리는 동안 만화 번역 성경의 모습을 더욱 굳혔고, 성경 학습서의 역할을 분명하게 하는 ‘성경2.0’은 이러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안내자가 아닐까 싶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성경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사전과 같은 존재 말이다. 성경을 바르게 앎으로 믿음을 세우는데 힘을 기울이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하며 한 권의 책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