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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교도의 경건에서 교회의 내일을 찾다

청교도, 사상과 경건의 역사

페이지 정보

저자명 김재성
작성자 김석현 강도사(호서대 연합신학전문대학원 역사신학 Th.M 과정) / 작성일 2021-02-14

본문

4년 반 전에 영국 여행을 준비할 때 기억이 난다. 모든 일정과 교통편과 숙소와 식사 등을 전부 다 정하는 여행이어서 준비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구글맵을 열어 위성지도로 갈 곳을 확인하고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이 작업을 반복했다. 이 일은 영국에 가서도 반복되었다. 전날 밤 또는 당일 오전에 동선을 확인하고 점검했다. 아주 자세히 알려주는 구글맵의 도움 덕분에 15일간의 영국 여행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영국이라는 나라는 이 여행을 계기로 더욱 더 가까워졌고 익숙해졌다. 이렇게 영국은 ‘유럽 서쪽에 있는 섬나라’가 아니라 ‘내가 가본 나라’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 기억이 났다. 아마도 이 책에 나오는 청교도들의 흔적 중에 일부를 내가 그 여행에서 일부나마 추적했고 얼마 안 되지만 그들과 관련된 책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책에서 묘사하는 내용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이 책은 청교도에 대한 ‘구글맵’ 또는 ‘가이드 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세밀한 골목까지 다 보여주지 못하나 어디에 무엇이 있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기 쉽게 서술한다.


‘청교도’라는 말의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그렇게 와 닿지 않는다. 뭔가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고 냉정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이미지가 그 말에 있다. 왜 그러할까? 일단은 청교도에 대해 잘 모르고, 또 그들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가 굳어져서 고정관념이라는 모습으로 오랜 시간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본다. 이를 걷어내는 책이 그동안 많이 나오긴 했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거나 읽혀지지 않았고, 혹 그렇다고 하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에게서 다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의 출간은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청교도를 그들의 사상과 경건을 추적하면서 처음부터 가능한 한 꼼꼼하게 살펴보기 때문이다. 책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목차를 펴 보시거나 인터넷으로 미리보기로 목차를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여기서 청교도를 잘 소개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주목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을 보여주었다. 사실 그것도 다른 책에서 이미 말했던 것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를 저자가 여기서 다시 소개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 책은 청교도의 사상과 경건을 추적한다. 그래서 역사를 서술하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해당 내용을 소개한다. 저자는 청교도의 역사를 구별하여 서술하는데, 해당 부분에 대한 역사 서술이 끝나면 따로 장을 몇 개 할애하여 당시 청교도에게서 나타난 구체적인 삶의 모습과 사상을 해설한다. 청교도의 글을 직접 인용하거나 간접 인용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내용은 학술 논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체가 아니라 교양서적에서 볼 수 있는 문체로 서술되기에 선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읽어 나가는데 시간은 걸릴 수 있겠지만, 이해하는 것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 출판사가 각주를 각장의 뒷부분에 미주로 처리했기에 가독성을 높였다. 미주를 책 뒤에 한꺼번에 하지 않아 더 관심 있는 독자가 해당되는 주제를 더 깊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서지정보가 충실하니 이 책은 청교도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한국인이서서 저자와 독자 사이의 괴리감은 번역서를 읽는 것보다 덜하다.
 

저자에 의하면 16세기 중반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 거의 500년 전이다. 이들이 주로 활동했던 곳은 대서양 양안(兩岸), 곧 브리튼 섬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아메리카 대륙의 영국 식민지인 뉴잉글랜드다. 이들의 언어는 영어다. 시간과 공간과 언어의 차이가 있는 청교도가 과연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과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주 없지 않다. 19세기 말에 한반도에 온 선교사들 대부분이 청교도적인 신앙을 갖고 있었고, 이들의 신앙이 이들에게 복음을 받은 한국인과, 그들이 가르친 사람들을 통해 한국 교회에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관점에 따라 연속적 혹은 불연속적으로 보거나,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로도 볼 수 있겠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는 청교도는 알게 모르게 우리 신앙의 밑바닥에 있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청교도의 경건과 사상이 교회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명제를 그들의 역사에서 증명하고 논증했다. 저자가 강조하는 명제가 과연 타당하고 합리적인지, 지금도 유효한 지 책을 집어 들고 읽고 확인하길 바란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시간 낭비가 되지 않을 것이다. 동의하는 독자에게는 교회를 유익하는 원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동의하지 않는 독자는 또 다른 관점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청교도라는 대도시는 아주 넓다. 이 도시에는 수많은 도로와 높고 낮은 건물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형이 있어서 제대로 살펴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이 대도시를 먼저 살펴본 한 학자가 만든 ‘가이드북’이자 ‘구글맵’이다. 이것을 갖고 이 대도시를 여행할 자유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물론, 이 도시를 여행하는 데에 이 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책들을 봐도 된다. 그렇지만, 다른 책들에 이 책을 더해도 크게 손해는 아닐 것이다. 더욱이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로 알기 쉽게 쓴 책이니 신뢰할 만하다. 물론, 이 책만으로 이 대도시를 여행하는 데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어디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무엇을 반드시 봐야 하는지, 어디를 조심하면 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도시 안의 크고 작고 넓고 좁은 도로와 내가 가고 싶은 골목이 어느 길과 어느 길 사이에 있는지 안내하고 있다. 더 작은 골목에 들어가거나 거기서 나오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은 그 골목까지 가거나 나오는 길까지 여러분을 안내한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여러분은 이 대도시를 여행하는 법을 잘 알게 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에게 이 도시를 여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청교도들은 오직 그리스도께서 머리가 되셔서 다스리시는 교회를 이상으로 품고 자신의 삶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의 모습과 남긴 자료와 흔적을 살펴보는 것은 그 교회를 추구하는, 그 교회를 이루는 자들이 되길 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이다. 그 여정에 이 책이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