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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개신교의 태동을 위해 헌신한 숨은 조력자들

여성들의 종교개혁

페이지 정보

저자명 Rebecca VanDoodewaard
작성자 김석현 강도사(호서대 연합신학전문대학원 역사신학 Th.M 과정) / 작성일 2021-05-02

본문

GeoGuessr(https://www.geoguessr.com)라는 사이트가 있다. 구글 맵의 스트리브 뷰를 기반으로 하여 화면이 보여주는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 찾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이를 위해서 사용자는 지도 위를 돌아다니며 도로와 표지판, 안내문, 각종 시설의 이름과 위치를 잘 기억해야 한다. 화면이 보여주는 위치와 사용자가 최종 선택한 위치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점수를 더 많이 받는다. 관심있는 분은 참여해보길 바란다.


역사를 읽는 것은 위에 언급한 사이트에서 정확한 위치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 속에 흔적을 남긴 사람들을 알고 있어야 하고, 그들이 남긴 유 무형의 유산과 실제 살았던 공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들의 종교개혁>은 꽤 신선한(?) 정보, 그럼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어판 제목은 원서의 제목의 뉘앙스를 온건하게 반영하려고 애쓴 것 같다. 참고로 원제는 ‘Reformation Women: Sixteenth-Century Figures Who Shaped Christianity's Rebirh’이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전에 ‘들어가는 말’과 ‘여는 글’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성이기도 한 저자가 어떤 관점에서 이 인물들을 소개하는지, 종교개혁의 역사에서 여성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제시하고, 종교개혁의 역사를 간략하게 개관하고 있다. 이것을 읽으면 책을 읽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2명의 인물 중에 내가 파악하기로는 6명이 ‘위그노’다. 이 6명은 왕족 또는 귀족이다. 16세기 프랑스의 종교개혁 상황을 아는 독자라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우리에게 익숙한 남성 개혁자들과 관련된 사람들도 등장한다.


종교개혁기의 여성들을 다루고 있긴 하나, 엄밀한 의미에서 역사책은 아니다. 역사 이야기로 보는 것이 좋겠다. 이는 내가 오류 하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를로트 부르봉’의 이야기 마지막 문단이 “그녀의 딸은 … (중략) 선제후 프리드리히의 아들과 결혼했다”(137 페이지)라고 되어있는데, ‘프리드리히의 손자’라고 해야 역사와 일치한다. 이것 외에는 오류를 찾아볼 수 없었고, 각주와 참고문헌이 충실하게 제시되어 있으니 책 내용을 신뢰할 수 있고,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한 독자에게는 좋은 안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9년 여름에 마르틴 루터의 집이 있는 비텐베르크를 둘러보았다. 그의 집은 과거에 수도원 건물이었기에 그 규모가 크다. 그리고 손님들에게 숙식을 제공했기에 그 집은 여러모로 분주했을 것이다. 만약, 루터에게 카타리나가 없었다면, 과연 그는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 냈을 수 있었을까? 직접 그 현장을 본 나로서는 이 질문에 ‘제대로 해 낼 수 없었다’고 답할 수 있다. 이는 루터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츠빙글리, 칼뱅, 불링거, 부써 등 이름이 알려진 남성 개혁자들의 아내뿐만 아니라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이 운동에 함께한 개혁자들에게도 그들의 ‘돕는 배필’인 아내의 가치와 의미를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목사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이자, 작가인 저자의 글쓰기가 번역된 글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칫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쉽게 잘 정리하고 읽기 쉬운 문장으로 잘 전개했다. 몇몇 부분에서는 몰입되기도 했었고, 아쉬움과 안타까움과 슬픔에 공감할 수 있었다. 울컥한 지점도 있었다. 과거의 이야기고, 나와 어쩌면 그리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도 역사가 주는 묵직한 감동이 있다. 히브리서 11장의 내용이 여러 면에서 겹쳐졌다.


종교개혁의 역사와 인물들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흥미로운 지점이 많이 보인다. 그걸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특히 여성 사역자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 같다. 그들의 사역과 섬김과 헌신은 다른 사역자들이 하지 못하는 일,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앞으로 더욱 알려지길 소망한다) 그럼에도 본질적이고 중요한 일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깊은 어두움을 통과하고 있는 보편교회, 특히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 어쩌면, 이 책은 어두움 끝에 빛이 있다는 소망을 주는, 그 소망이 헛된 것임이 아님을 알려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교회를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이 여성들, 특히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우리의 어머니들과 할머니들, 그리고 여성 사역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면, 그들과 함께 보편교회를 굳게 세우기로 결심하고 노력하기로 했다면, 저자의 의도와 목적은 이미 이루어졌다.


* 이 북 리뷰는 글쓴이가 운영하는 블로그 'Shalom Seeker'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