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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가 안내하는 순례자의 길

본향으로의 여정

페이지 정보

저자명 박성일
작성자 전정구 교수 (Faith Theological Seminary 성경 및 조직신학) / 작성일 2018-12-03

본문

본 서평은 한국어판 ‘본향으로의 여정: C. S. 루이스가 안내하는 순례자의 길’의 원서인 ‘Journey Towards Home: The Christian Life According to C. S. Lewis’의 출판을 기념하여 2017년 5월 1일 미국 필라델피아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전정구 교수에 의해 발표되었다(따라서 괄호 안에 표기되는 페이지도 원서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 여기서는 박성일 목사의 허락 하에 이 글을 게재함을 밝힌다. 


평소 사랑하며 존경하는 친구인 박성일 목사님(Rev. Dr. Steve Park)께서 1998년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조직신학 분야에 학위논문으로 제출했던 글이 19년 만에 세상에 책으로 출간되어 햇빛을 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박 목사님은 일반 목회자들이 갖지 못한 많은 은사를 하나님으로부터 받아 목양지에서, 선교지에서, 신학교에서 효과적으로 복음 전파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아주 잘 활용하는 분이십니다. 교회에서는 양무리를 돌보는 목자로 섬기고 선교지와 신학교에서는 연구한 내용들을 후학들에게 가르치는 학자의 사역을 아주 조화롭게 병행하는 목자이자 교수이며 학자이십니다.


책의 제목은 ‘Journey Towards Home: The Christian Life According to C. S. Lewis’입니다. 박 목사님과 저는 1998년도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에서 함께 조직신학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습니다. 특히 97년도에 캠퍼스에서 함께 친교하며 논문을 썼는데, 그 시절이 개인적으로 돌이켜보면 아주 행복하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언약신학을 연구하며 논문을 썼고, 박 목사님은 C. S. 루이스가 남긴 문학 및 신학 작품을 연구하며 변증학과 신학적인 관점에서 조리 있게 정리하고 분석 비평하는 논문을 썼습니다.


보통 학위 논문을 쓸 때 도서관으로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여 책 냄새 그득한 도서관에 갇혀 살며 창백한 얼굴로 사생결단 집필하는데, 공교롭게도 박 목사님과 저는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도서관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시끄럽게 떠들고 탁구게임으로 불꽃 튀는 함성이 그득한 학생회관에서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 가운데 학위 논문을 썼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박사학위 논문을 조용하고 엄숙한 도서관에서 쓰지 않고 사람들이 쉴새 없이 왕래하고 시끄러우며 이따금 싸움판이 벌어지는 왁자지껄한 학생회관에서 어떻게 논문을 썼는가 생각해보면, 하나의 크나큰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C. S. 루이스(1898–1963)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20세기 대영제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문학작가이자 대학교수이며 지성인이었습니다. 옥스포드 대학(1925-1954)과 캠브리지 대학(1954-1963)에서 영문학과 문학비평, 르네상스 문학 및 철학을 가르치면서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많은 문학 작품과 더불어 평신도로서 많은 독자들이 사랑하는 준수한 신학 작품을 남겼습니다. 저자의 책 추천 서문을 써 준 에드가 교수님(William Edgar)이 극찬한 것처럼 박 박사님의 책은 C. S. 루이스가 남긴 모든 작품을 총괄적으로 연구 분석하여 변증학 및 신학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 비평하여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vii-x).


박 박사님의 책은 서론을 포함하여 전체 일곱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1장 서론을 통해서는 ‘왜 C. S. 루이스인가?’(Why C. S. Lewis?)라는 질문을 던지고 저자가 서술해가고자 하는 책의 방향과 서술할 내용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요약을 해줍니다. 저자는 루이스의 신학을 탐구하고 정리 요약하는 도구를 ‘순례자의 개념’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러면서 기독교 변증적 색채가 아주 강하고, 루이스가 예수 믿고 회심한 이후에 야심작으로 1933년 출간한 알레고리 픽션 ‘순례자의 귀향’(The Pilgrim’s Regress)을 표본으로 삼아 ‘루이스의 신학을 정리하는 구조적 근거’로 삼는다고 밝혀줍니다(6-7).


제2장에서는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루이스의 대표적인 신학책 ‘순전한 기독교’의 기원(The Origin of “Mere Christianity”)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10-47). 그러면서 저자는 ‘순전한 기독교’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중요 사상가들, 동기, 그리고 특징에 대하여 간략하게 서술을 합니다.


19세기 영국은 낭만주의 사상이 문학 사조를 지배했습니다. 낭만주의의 여진 속에서 문학가로, 교수로, 또 기독교 지성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살았던 루이스를 저자는 ‘낭만주의적 신학자’(a romantic theologian)라고 규정하면서도 비평적 낭만주의자라고 평가합니다(23). 그 이유는 바로 루이스가 낭만주의 사상의 두 가지 중심 주제인 ‘낭만적 원시주의와 낭만적 자연주의’(A Romantic Primitism and a Romantic Naturism)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낭만적 자연주의’는 ‘자연 숭배의 경향’(a tendency to Nature-worship)을 강하게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에 의하면, 루이스는 ‘낭만적 자연주의’를 비평하는데, 여기서 ‘자연은 구원의 길을 가르치지 않는다’(Nature does not teach us the way of salvation)라는 전제에 비평의 근간을 둡니다. 루이스는 구원에 대한 과격한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자연 속의 하나님에 대한 워즈워스적 개념’이 기독교일 수 없다고 비평합니다. 이렇게 볼 때 루이스는 낭만적 자연주의를 타락한 의지의 증상으로 파악하고 비평적으로 수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39-40).


제3장에서는 ‘본향을 떠나서: 복음 준비 과정에서의 무안식과 방황’(Away From Home: Restlessness and Wandering as Preparatio Evangelica)에 대하여 논의합니다(48-83).


그리고 제4장에서는 ‘본향을 향하여: 회심의 교리’(Homeward Turning: The Doctrine of Conversion)를 통해 루이스가 바라보았던 회심의 교리를 심층적으로 분석 해설합니다(84-114).


제5장에서는 ‘본향을 향하여 가는 순례자의 길: 타락한 세상에서의 새로운 삶’(Home Away From Home: The New Life in the Fallen World)에 대하여 다룹니다(115-162). 본 장에서 저자는 ‘자신이 죽는 회심의 과정을 통하여 얻은 새 생명’은 이전의 삶과는 아주 판이하게 다르다는 루이스의 회심 후 기독교인 삶의 새로운 존재의 위치를 진단합니다. 루이스에게 있어서 기독교인은 ‘선한 죽음’(the good death)을 통하여 방황은 끝난 것이지만, 이 땅에서 나머지 삶은 순례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새 생명이 이미 시작되었지만 순례자는 아직 본향에 다다르지 못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타락한 세상의 거친 환경 가운데 새로운 삶을 이겨내며 살아내야 합니다. 개인적 종말이 육체적 죽음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가오거나 우주적 종말이 세상에 다가올 때까지 순례는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115).


저자에 의하면 루이스는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을 동일시하지 않고 성경 무오성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루이스는 성경이 불완전한 도구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운반해준다’(carries the Word of God)는 데 만족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은혜 안에서 성경이 가져다 주는 백과사전식 지식이 아니라 전반적인 메시지를 배움으로써 말씀을 받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루이스가 성경의 무오성을 부인하였지만, 그것이 자유주의 신학에서처럼 성경 속에서 초자연적인 요소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루이스가 불트만을 비롯한 자유주의 신학자들을 문학적, 역사적, 영적 판단이 결여되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을 보면 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131-32).


루이스는 성경의 무오성을 부인하면서도 어떻게 성경을 하나님의 영원한 말씀을 전달하는 ‘도구’(vessel)로 보는가에 대한 문학비평적 도구를 ‘전환’(transposition)의 개념에서 찾습니다. 이 전환의 개념을 성경에 적용하면, 성경이 ‘인간 문학’(human literature)으로 구성되었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환하기 위해 선택된 도구’로 사람들에게 의사전달을 하기 위하여 선택된 도구라는 점에서 아주 독특하다는 것입니다(133-34).


저자는 ‘루이스의 성경해석학을 성경의 성례적 사용’(Lewis’s hermeneutics as a sacramental use of Scripture)으로 정의합니다. 그러면서 루이스의 성경관을 비평적으로 평가합니다. 첫째로, 루이스는 성경의 규범적 혹은 정경적 위치에 대해 성경 자체와 기독교회 전통이 인정해온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성경 안에 있는 종교적 주장이 의미(meaningful)가 있지만 사실 혹은 진리일 필요가 없다(not necessarily true)는 구분이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루이스는 ‘열등한 매개체와 잘못된 매개체 구분을’(between an inferior medium and an erroneous medium) 성경관에 있어서 ‘전환의 원리’(the principle of transposition)로 적용하는데, 이 구분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에 의하면, 루이스는 기록된 말씀과 성령의 밀접한 관계를 충분히 강조하지 않습니다(140-41).

    

제6장을 통해서는 ‘마지막 본향: 순례의 완성’(The Final Home: The Consummation of the Journey)에 관해 루이스의 작품이 남겨준 종말론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합니다(163-192).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순전한 기독교: 루이스의 신학에 대한 결론적 반영’(Mere Christianity: Concluding Reflections on Lewis’s Theology)을 통하여 루이스의 신학을 성경적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간략하게 요약 조명하고 비평적으로 평가합니다(193-206).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그가 치열하게 살아냈던 시대에 현대적 ‘자연종교적 윤리중심적 종교’에 대항하여 가졌던 ‘초자연주의와 구원주의’(supernaturalism and salvationism)라는 기독교 중심 사상의 두 가지 기둥의 재구성이라고 요약합니다(195).


저자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재학 시절 변증학 및 조직신학 분야 은사였던 존 프레임(John Frame) 교수는 아주 간략한 추천서에서 다음과 같이 정곡을 찌르는 요약으로 말씀합니다. “박 박사님의 책은 루이스의 변증학과 신학에 대한 아주 탁월한 포괄적 요약입니다. 이 책 속에서의 조심스러운 비평은 저로 하여금 루이스의 사상과 개혁주의 신학의 관계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그렇지 못한지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프레임 교수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면서도 저자와 저의 은사였던 프레임 교수의 신학 및 변증학 방법론인 다관점주의(multi-perspectivalism)를 루이스 신학과 변증학 분석 평가의 한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방법론의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는 토론의 여지를 남겨놓았다고 생각합니다.


박 박사님의 책은 루이스의 전반적 작품에 나타난 변증학적 신학적 분석 요약 비평이지만, 박사님의 문장이 아주 유려하고 문학적 감수성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서 독자들에게 루이스의 문학적 감수성과 향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해주는 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변증학과 신학 사상에 대한 핵심을 비평적으로 잘 요약해 놓아서, 앞으로 C. S. 루이스의 문학 작품과 신학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변증학적 신학적 이정표를 제공하리라고 확신합니다.


바라옵기는 박 박사님의 이 영어책이 한국어로 조만간 번역되어서 루이스 작품을 읽는 한국 독자들에게 변증학적 신학적 길잡이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루이스가 지향했던 예수 믿는 성도들의 삶은 영원한 본향을 향하여 거친 파도를 헤집고 은혜 안에서 나아가는 순례자의 삶이라는 개념이 루이스를 읽는 크리스천 독자들에게 영혼 깊이 각인된다면, 아주 좋은 영향력을 끼치리라고 생각합니다.

  

박 박사님의 박사학위 논문 수정본이 19년 만에 이 세상에서 맑고 환한 햇빛을 보고 출간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축시로 창작한 초월적 서정시 “순례자의 대화” 낭송으로 서평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순례자의 대화 


도그우드 꽃잎과 

맑고 푸르른 하늘이 

서로서로 

막다른 길목에 서서 


하늘과 땅의 

간당간당 

아슬아슬한 다리가 되어 


늘어진 어깨를 기대어 

방실방실 

토닥토닥 

행복한 대화를 

토해낸다 


살아있다는 것이 

절대 행복이라고 

살아 숨쉬는 일이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고 


살아서 

그렁그렁 

빛나는 눈빛 그 눈빛 

쨍그렁 쨍그렁 

마주치고 


생의 기쁨 

생의 아픔 


생의 환희 

생의 눈물 


서로서로 

뒤엉켜 

주거니 받거니 

그것이 

푸르른 하늘 우러르는 생이라고 


지치고 지친 

상처 범벅 순례자의 넋두리 


하늘과 땅을 잇는 

행복한 대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