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지혜로 인생을 항해하다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

저자명 Tim Keller & Kathy K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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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전재훈 목사(예향교회) /  작성일 2019-01-21

본문

이 책은 팀 켈러와 그의 아내 케시 켈러(Kathy Keller)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이미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와 <팀 켈러의 묵상>을 통해 케시 켈러는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팀 켈러의 묵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도에 관한 지혜를 제공했다면,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은 마치 그 2편과 같이 독자들에게 또 다른 유익을 준다. 다만 앞선 책이 시편을 첫 장부터 순서대로 묵상하고 그것을 토대로 기도하게 하는 아침 묵상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은 잠언에 담긴 지혜를 주제별로 묶어 삶의 실천적 메시지를 묵상하도록 구성되었다.


잠언은 31장으로 되어 있기에, 매일 한 장을 읽으면 한 달을 유익하게 살 수 있는 책이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에 목사님의 권면으로 손바닥만한 잠언서를 가지고 다니며 1년 간 매일 한 장씩 읽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족히 열 번 이상은 탐독했을 것이다. 아마도 성경 66권 중 가장 많이 읽은 책이 잠언일 것이다. 그뿐 아니라, 워낙 주옥 같은 말씀들이 담겨 있어 현재 외우고 있는 성경 구절 중 상당수가 잠언에 해당한다. 고등학생일 때는 잠언에 담긴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한 장을 읽어 나가다가,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을 묵상했을 뿐이다. 열 번을 넘게 읽으면서, 어느 날은 그전과 똑같은 구절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대개는 동일한 장에서 다른 구절이 다가와서 마음을 울리고는 했다. 신학생이 되고 지금은 목사가 되었지만, 나에게 잠언은 여전히 구약성경에서 가장 좋은 책으로 남아있다.


잠언을 읽다가 간혹 어렵게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면, 비슷한 구절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내용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떤 구절은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잠언을 퍼즐이라고도 부른다. 이 퍼즐을 잘 맞출 수 있으면, 삶의 시금석이 되는 주제들을 뽑아낼 수 있다.


인터넷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들이 존재한다. 이런 데이터를 잘 연결시키면 정보가 되고, 그 정보의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면 그것은 지식이 된다. 그리고 그 지식을 삶에 적용시킬 때 비로소 지혜가 된다.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은 바로 그 지식을 만들어 내고 삶에 적용하도록 자극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일곱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파트는 순서대로 지혜, 하나님, 사람의 마음, 타인, 때와 시대, 삶의 현장, 예수라는 주제를 다룬다. 각 파트마다 잠언의 흩어져 있는 지혜들을 모아 주제별로 정리하고 풀어놓았다. 매일 묵상이 가능하도록 편집되어 QT 도구로 사용하기에도 좋고, 그룹 성경공부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목회자에게는 주제 설교를 준비할 때 참고 도서로 유용하고, 짧은 설교를 준비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팀 켈러의 책들은 어떤 주제 혹은 어떤 성경을 다루든지, 언제나 복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경 전체에 흐르는 단 하나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그의 신학적 주장이 이 책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시편과 같이 인간의 감정에 충실하여 하소연하듯이 쏟아놓는 글에 대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냈던 그의 능력이 이제 잠언의 말씀을 풀어내는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를 하려는 설교자라면, 이 책에서 큰 유익을 얻을 것이다.


팀 켈러는 책의 마지막 ‘감사의 말’에 “잠언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분류하고 묵상한 뒤 마침내 선별해, 읽고 배우기 좋은 순서로 배열”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시편을 묵상하고 책으로 엮어내는 수고보다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고 한다. 잠언을 실천적으로 읽고 적용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가장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