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ck

사이트 내 전체검색

tgck

검색버튼
사이트 내 전체검색
Books
homeHome Books 북 리뷰
하나님 나라 기도 운동

기도하면 살아난다

페이지 정보

저자명 이인호
작성자 민현필 목사(목감 온누리교회) / 작성일 2019-03-25

본문

얼마 전에 한 지인이 내가 사역하는 교회에 방문한 적이 있다. 신축한 교회라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해서 잠깐 동안 교회를 안내하게 되었다. 2층에 올라가니 복도 너머로 우렁찬 합심기도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그가 보인 반응이 아직까지 내 마음속에 여운처럼 남아 있다.

“기도 소리가 듣기 좋네요. 교회는 자꾸 기도 소리가 들려야 해요. 요즘 교회들은 너무 정적이 감돌아요.”

이 말에 약간 뜨끔했다. 고민하고 생각하기는 좋아하지만 그 성찰을 기도의 자리로 끌고 가지 못하는 게으르고 무력한 나를 꾸짖는 듯한 일침이었다. 기도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하지 않는 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도가 습관이 되고 인격으로 육화된 이들은 내 주변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교회 내부의 각종 추문과 비리들로 사회적 공신력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한국 교회의 상황을 생각하면, 우리의 기도 성적표는 초라하다 못해 부끄럽기 그지없다.

목욕물 버리려다 아이까지 버린다고,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기도원 가서 부르짖고 산기도 가서 소나무 뿌리라도 뽑는 심정으로 절박하게 기도하던 모습을 흔히 기복주의나 반지성주의의 발로로 치부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그 같은 간절함이나 야성마저도 잃어버렸는지 모른다. 기도의 열정과 신학적 분별은 양립 불가능한 것인가? 우리가 혹시 그 양극단에 서 있다면,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신 주님의 말씀에 충분히 순종하고 있지 않은 것이리라.

이 책은 마태복음 6장에서 기도하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에 대한 교회론적, 공동체적 응답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사랑의교회’ 부목사 시절, 옥한흠 목사의 권유로 ‘영성훈련원’ 사역을 디자인하면서부터 기도의 세계에 더욱 깊이 몰입하기 시작했고, 그 후로는 4년 동안 약 3천 여 명의 중보기도 사역자를 훈련시킨 보기 드문 사역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제자훈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작된 그 사역은 이후 저자가 사랑의교회를 나와 2003년 ‘수지사랑의교회’를 개척하고 세워가는 과정에도 결정적인 DNA 역할을 하게 된다. 지속적인 중보기도 사역을 통해 많은 성도들이 치유와 변화의 은혜를 경험했던 것이다.

그 결과로 교회는 급성장했고 수지에서 광교신도시로 장소를 옮겨 ‘더사랑의교회’를 건축하는 과정까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장소 이전과 함께 구성원의 변화가 일어났고, 수지와 용인 간의 지역 및 세대 차이 등의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규모는 커졌지만 기도 사역자의 숫자는 오히려 더 줄어들었고, 기도 사역의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더사랑의교회는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저자는 ‘왜 교회는 존재하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다시 한번 목회 철학을 정립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가 바로 ‘THE 사랑의교회’ 사역 비전이다.

여기서 ‘THE’는 주님이 이 땅에서 감당하신 3대 사역이었던 가르치고(Teaching), 치유하고(Healing), 전파하는(Evangelizing) 활동을 일컫는 각 단어에서 따온 표현이다. 저자에 의하면, 우선 가르치는 교회의 비전은 수평적이면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수직적인 제자훈련에 집중하는 사역을 추구하고, 다음으로 치유하는 교회의 비전은 개인과 교회의 기도라는 두 축의 사역으로 이루어지며, 끝으로 전파하는 교회의 비전은 전도-분립개척-선교로 이어지는 단계적 비전을 통하여 성취된다. 저자가 이러한 목회 철학을 정립해 온 과정에는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요점이 있다.

한 가지는, 가르치는 사역(제자훈련)과 전파하는 사역(전도 및 선교)을 연결하는 가교를 다름 아닌 기도 사역으로 놓았다는 점이다. 다른 한 가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 사역 위에 세워진 교회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기도 사역의 신학적 기초가 부실했다는 데서 발견했다는 점이다. 이에 저자는 그 신학적 기초를 바로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Lord’s prayer)를 통해 확립하기에 이른다. 주님이 구약의 모든 약속과 예언을 성취하기 위해 오셨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분이 가르쳐 주신 기도 속에 담긴 하나님 나라의 비전은 구약 전체가 대망해 온 전망을 보여 준다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다니엘이나 예레미야의 기도를 점검하며 그들이 드린 기도가 다름 아닌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한 기도였다고 설명한다. 또한 유대인들이 성전과 회당에서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해 정기적으로 드린 기도의 전통이 어떻게 사도행전의 제자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도 면밀하게 고찰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그 기도가 당시 유대교 회당에서 늘 사용되던 카디쉬 기도문과 흡사하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아마도 주님이 유대인의 대표적인 기도문인 카디쉬나 테필라 기도문을 잘 알고 계셨으리라는 설명이다. 그 설명에 따르면, 1세기의 하나님 나라 운동들은 거기서 추구하던 신학, 정체성, 비전, 목적을 담은 기도문 작성도 함께 수행했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가 주기도문을 통해 예수님이 전파하신 하나님 나라의 이상과 목적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기도는 일종의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 선언문이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본서는 주기도문에 담긴 메시지를 세세하게 소개하며, 왜 이 땅의 교회가 이 기도를 지속적으로 드려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또 이후 계속되는 장들을 통해서는 교회 역사 속에 나타난 다양한 기도 운동들, 가령 수도원주의, 기도에 관한 종교개혁자들의 가르침, 모라비안 교도들의 기도 운동, 존 웨슬리, 조나단 에드워즈, 찰스 피니의 부흥 운동과 무디의 전도 활동, 그리고 평양 장대현교회의 부흥 등을 다루면서 하나님이 역사의 무대에서 어떻게 기도의 사람들을 통해 일하셨는지를 면밀하게 파헤친다.

이러한 책의 구성을 통해 저자는 더사랑교회의 기도 사역이 바로 하나님이 성경과 교회 역사를 통해 자신의 나라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사용하신 수단이었다는 사실과 이 일은 한 지역교회에서만 주목해야 할 비전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모든 세대의 교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핵심 사역임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는 이 기도 사역을 어떻게 지역교회의 목회 현장에 접목시켜야 할지를 매우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보여 주고 있다. 말하자면, 이론과 실천편이 함께 묶여진 셈이다.

이렇듯 성경과 교회 역사, 그리고 자신의 목회 이야기를 진솔하고도 담백하면서 정갈한 언어로 풀어내는 저자의 내공에 독자들은 감탄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그중 한 명으로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