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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절망의 원인과 해법

이성에서의 도피

페이지 정보

저자명 Francis A. Schaeffer
작성자 전재훈 목사(예향교회) / 작성일 2019-06-10

본문

미국의 철학자이며 장로교 목사이자 복음주의 운동가로 알려진 프랜시스 쉐퍼(Francis A. Schaeffer)의 책 '이성에서의 도피'(Escape from Reason)는 1970년에 국내에 소개되어 4판까지 나오면서 꾸준히 사랑받은 책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다소 철학적이지만 책 내용은 하나님과 멀어진 현대 문화에 대한 고발과 바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프랜시스 쉐퍼는 1912년 독일계 이민자 프랜시스 오거스트 쉐퍼 3세와 베시 윌리엄슨 사이에서 펜실베이니아 주 독일인 마을에서 태어났다. 1935년 햄던-시드니 칼리지를 졸업하고 그 해 허드슨 테일러가 세운 중국선교회 선교사의 딸인 이디스 시빌과 결혼하였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입학한 후 그 학교에서 분리된 페이스 신학교로 전학하여 1회 졸업생이 된다. 그로브시티 커버넌트 장로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한 후, 체스터 성경장로교회, 세인트루이스 제일성경장로교회 등에서 사역했다. 


쉐퍼는 1948년 가족과 함께 가톨릭교도들이 주로 모여 사는 스위스의 샹페리로 이주하여 개신교 활동을 하다가 추방된다. 개신교도들이 주로 모여사는 위에모로 옮긴 그는 '라브리 공동체'를 설립하여 그곳에서 철학 세미나와 영성 훈련을 위한 공동체 활동을 하게 된다. 현대인을 위한 복음 사역 공동체인 라브리의 사역은 전 세계 젊은이들의 이목을 끌었고, 세계 여러 나라로 확대된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지성으로 불렸던 쉐퍼는 20여권의 책을 집필하며 현대 문화의 맹점을 진단하고 성경적 절대 기준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이성에서의 도피' 역시 쉐퍼의 이런 주장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성에서의 도피'는 미국의 휘튼 대학에서 행한 '거기 계시는 하나님'(The God Who Is There)의 서론에 해당하는 책이다. 그의 강연은 '이성에서의 도피', '거기 계시는 하나님', '거기 계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He Is There and He Is not Silent)으로 정리되었다. 이 책들은 쉐퍼가 "나의 모든 사상의 틀을 제시하는 것은 이 세 권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성에서의 도피'는 현대사상과 문화가 가진 문제점들을 찾아서 그 대안으로 성경적 절대성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쉐퍼는 책 서두 '한국어판에 부치는 글'에서 자신의 책을 서양의 현대 세속주의와 종교적 신비주의를 다루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 "교육받은 젊은이들에게 기독교 진리를 전할 경우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한 20세기의 사고방식에 둘러싸여 현대의 윤리 상황 속에 사는 기독교인 자녀들을 이러한 사상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한다. 더불어서 저자는 "비기독교인들도 성경에 입각한 기독교가 지성인들의 욕구를 비롯한 일반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올바른 해답을 준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자연과 은총’(Aquinas on Nature and Grace)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문화의 상층부와 하층부로 구분하여 상층부에 인격적이며 무한하신 하나님을 소개하고 하층부의 인간의 이성과 자연 세계로 소개하면서 이 둘 사이의 통합과 단절,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절망선에 대한 고찰을 다루면서 전개된다. 이러한 구분은 일상의 상대적 윤리만을 갖게 되는 문제와, 법이 존재할 적절한 근거가 없어지는 문제를 야기한다고 보았다. 더불어 악의 문제 역시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이런 문제들은 ‘하나님과 역사와 우주에 대하여 참된 진리를 가르치는 성경을 가지고 대면’해야 해결할 수 있음을 역사적 고찰을 통해 제시한다. 


“어떻게 시간+우연이 비인격적인 것에서 인격적인 것이 되는 질적 변화를 낳는가를 입증한 사람은 없다.”


인류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라는 창세기의 내용을 토대로 불가지론에서 벗어나 신앙의 길로 들어섰다는 쉐퍼는 이런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날마다 접하게 되는 인생과 우주의 의미를 이해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성경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에게 하나님이 문자를 빌려 전달하는 절대적인 진리"라고 소개하면서 성경이 인간에게 필요한 지식의 원천이 됨을 강조한다. 


인류가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이성에 새로운 눈을 뜬 이래 무수히 많은 철학적 논쟁을 거치게 된다. 두 번에 걸친 세계 전쟁은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고 자본주의가 문화를 잠식하면서 생겨나는 수많은 자존감과 정체성의 문제 앞에 이성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한계를 경험한 현대인들은 기존에 의지하던 모든 생각의 틀들을 벗어던지게 되었다.


현대 문화는 탈근대화를 추구하면서 형성되는 바람에 모든 공적인 기준들이 무너지고, 공동체성과 가족이라는 개념마저 개인주의의 한 점으로 소멸되고 말았다. 이런 시대는 삶의 모든 기준이 자신에게 있기에 자아실현이라는 가치가 부상하면서 고통과 희생의 가치가 상실되어 버리기도 했다. 모든 것을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현대인들은 다시 한 번 자신들의 문화를 돌아보고 그 안에 담긴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앞으로 펼쳐질 미래 사회의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갈 의무가 지워져 있다. 


쉐퍼의 책 '이성에서의 도피'는 이런 현대인들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게 하고 성경과 복음으로 대안을 찾도록 안내한다. 쉐퍼의 표현처럼, '이성에서의 도피'는 "20세기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절대로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