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로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SNS)인 페이스북이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년 동안, 페이스북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전 세계 30억 이상의 사용자와 시가총액 1.2조 달러의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페이스북 등장 이후에 이와 유사한 형태의 소셜네트워크들이 개발되었으며, 페이스북을 포함한 소셜네트워크 앱은 현재 스마트폰 평균 사용 시간의 1/4을 차지하고 있다.초기 소셜네트워크는 개인과 개인의 사적인 의사소통과 개인과 불특정 다수 사이의 대중적 의사소통을 통합하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매체로 주목받았다. 소셜네트워…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쳤던 칼 트루먼(Carl R. Trueman)은 최근 어느 지역에서 열린 로마 가톨릭 신부들과 개신교 목사들의 모임에 참여하였다. 그곳에는 소위 복음주의 신학을 가진 개신교 목사들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트루먼은 그 모임에 참여한 후 자기와 같은 복음주의 목사들에게 이질감을 느꼈고, 그 소회를 한 기독교 잡지에 기고하였다. 그 내용은 그가 적어도 성자 예수님에 대한 기독론에 있어서는 복음주의 목사들보다 로마 가톨릭의 수도회 소속 신부들에게서 더 동질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트루먼은 그 이유에 …
“신들림의 시간”에 이어서 읽으면 더 좋습니다.많은 분이 레이첼 카슨이 1962년에 쓴 침묵의 봄을 아실 것입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살충제와 제초제로 사용된 DDT로 인한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려, 미국과 전 세계에서 환경 운동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된 역사적으로 중요한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출판되고 5년 뒤인 1967년, 기독교와 교회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중세 유럽의 농업 기술사를 가르치던 린 화이트 주니어가 쓴 ‘생태계 위기의 역사적 기원’이라는 짧은 논문을 통해서 현대 환경 파괴와 생태 위기의 기원…
“지름신이 강림하셨다.” 이 말은 홈쇼핑 채널이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만들었던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유행어입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이 문장을 충동구매를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텔레비전 홈쇼핑 채널에서 물건을 홍보하는 쇼호스트의 화려한 미사여구와 옷이나 음식을 선전하는 모델의 그럴듯한 외모를 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전화를 들고 버튼을 누르는 모습이 마치 신들림 현상과 비슷하다는 뜻에서 이 말을 사용한 것입니다.하지만 이후 이러한 ‘신들림’ 표현은 다양한 영역으로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사람들은 이제 대부분의…
최근 셋째를 출산하고 여러 교회에 가서 특강과 설교를 하면서 출산 소식을 전하면 사람들이 내게 박수를 보내 준다. 노산(내 나이는 47, 아내의 나이는 46, 첫째는 고2, 둘째는 중2)이고 셋째라는 말에 격려해 주는 의미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리라. 또 심각한 저출산의 시대에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이런 반응이 어색하기만 하다.아이를 낳고 며칠 후에 서울의 어느 대형 교회에 가서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을 했다. 강의 시작 한 시간 전에 담당 장로님을 만나 차담을…
안정된 직장, 자랑하고 싶은 남편, 누구나 살고 싶은 뉴욕 맨해튼의 고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던 한 전문직 여성이 어느 날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이혼한 후에 1년간 여행을 하기로 결심한다. 여자는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에 가서 신나게 먹고, 인도에 가서 뜨겁게 기도하고, 발리에 가서는 열렬히 사랑한 후에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이 이야기는 2010년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줄거리이다. 사실 이 영화의 원작은 미국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자전적 이야기를 쓴 동명 에세이 먹고…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주일이다. 난 오전 9시에 시작하는 2부 예배를 드리고 아이들의 교회학교가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리기 위해 근처 한 카페에 와 있다. 카페 2층에는 몇몇 무리가 모여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엄마, 잠시 커피 마시고 있는 아저씨, 컴퓨터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중고생들, 그리고 직장인들로 보이는 젊은 남녀 여럿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대화에 집중해 보았다. 이들은 어떤 외국인 저자의 소설책을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로의 …
중학생 딸아이가 수학여행 준비에 바쁘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이미 경험했어야 할 수학여행을 이제야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딸아이의 생의 첫 수학여행을 위한 가장 큰 숙제는 다이어트다. 평생 남게 될 첫 수학여행의 사진이 조금 더 예쁘게 나와야 할 것 아니냐는 게 딸아이의 생각이다. 그래서 나와 딸은 저녁 늦게 함께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을 뛰기로 했다. 러닝을 시작한 두 번째 날, 늦은 저녁 시간인데도 중학생 여자아이들이 여럿 모여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웃으…
어느 주일 날, 교회를 개척하고 처음으로 한 달 동안 휴가를 받은 선배 목사님을 대신해서 주일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설교의 내용은 예수님의 광야 시험(눅 4:1-13) 사건과 베드로전서 5장을 연결한, 두려움과 믿음에 대해서였습니다. 설교를 끝내고 교회에서 준비한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한 달 동안 담임 목사님을 대신하여 교회 일을 맡고 계신 전도사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신학대학원 졸업반이었던 전도사님은 자연스럽게 방금 설교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평소에 자신의 고민이라면서 ‘이 시대의 전도’에 대해서 물었습니다.“목사님 오늘…
지난 3년 동안 전 지구와 대한민국을 강타한 코로나19의 영향력은 일상의 지형을 이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누었다. 철학자 한병철은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는 긍정만을 이야기하는 시대였다면 코로나19는 인류가 억지로라도 고통의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기회를 주었다고 주장하였다. 단적인 예로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현상은 사회의 고통의 측면을 은폐하고 긍정만을 극대화하는 왜곡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병철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가 만든 이러한 현대 사회는 고통의 실재(實在)를 무시하고, 병자가 극도의 고통을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