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런 목회와 가슴벅찬 신앙생활 설명서

교회다운 교회

저자명 신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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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이춘성 목사(광교산울교회) /  작성일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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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하여 교회 폐쇄가 증가하고 있으며, 다수의 신자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현장의 소리를 듣는다. 습관적으로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나오던 명목상의 기독교인들은 코로나 정국을 통해 오프라인 교회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명분을 획득한 것 같다. 또한, 교회를 성실하고 자발적으로 나오던 기독교인들도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모이지 않아도 예배를 드릴 수 있다면 굳이 다양한 인간관계로 시달릴 필요 없이 가족이나 홀로 예배드리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이제야 알게 된 불편한 진실은 교회는 예배를 드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교회란 무엇일까?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만 충실히 한다면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불필요한 것인가?


이러한 교회의 존재론적 고민이 깊어가는 이 시기에, 교회는 왜 존재해야 하며, 교회는 무엇인지, 그리고 교회는 무엇을 위하며, 교회의 구성원은 누구인지 그 정체성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는 책이 나와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는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교의학을 가르치고 있는 신호섭 교수이다. 저자는 또한 7년 전부터 교회를 개척하여 전임 목회를 하는 목사이다. 앞에서 언급한 교회의 존재론적 위기 앞에서 저자는 한국 교회를 향해 이렇게 질문한다. “누구를 위해 교회는 종을 울려야 하나?”


저자는 위의 질문을 통해,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종을 울리는 것, 바로 일에 집중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종을 울리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해’라는 존재의 목적에 있다. 교회는 삼위 하나님이 자신을 위해 만드신 공동체이다. 교회의 정체성은 처음부터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영광의 공동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간을 신을 위한 도구로만 이해하는 폭력적인 주장이라 비판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의 대상이란 사실 앞에서, 우리는 교회와 신자가 하나님만을 위할 때, 비로소 교회만이 인간을 위한 공동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인간을 위하는 것은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 있다.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우리는 이 순서를 거꾸로 적용하였다.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를 강조하면서도, 우리가 열심히 해서 성공해야만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를 증명할 수 있으며, 전도의 문이 열린다는 반펠라기우스주의(Semipelagianism, 일종의 공로주의)의 왜곡된 신앙이 교회를 지배해 왔다. 이 사실은 반펠라기우스주의에 대항하여 일어난 종교개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개혁자들의 교회론을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들춰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호섭 교수의 ‘교회다운 교회’는 종교 개혁자들의 신앙고백과 개혁파 장로교회의 신앙의 표준 문서들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벨직 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 신앙고백서, 도르트 신조 등을 연구하여 당시 개혁자들이 교회의 개혁을 위해 싸운 ‘오직 은혜’, ‘오직 성경’, ‘오직 믿음’의 회복이 현대 교회에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논리적이며 실제적인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 책은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주권 사상이 기저에 흐르고 있다.


누군가는 약 500년전 유럽의 종교 개혁이 4차 산업 혁명과 인공지능 혁명의 시대에 유효하냐고 비판하겠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교회의 개혁은 정통과의 단절이 아니라 정통의 재발견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교회는 변치 않는 하나님의 소유이며,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 하나님과 그분의 계시의 말씀인 성경을 표준으로, 하나님에서 멀어지려는 세속 세계 속에서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는 공동체이다. 개혁자들의 위대함은 그 표준을 재발견하여 이것들을 교회의 중심에 두어 신자를 오순절 성령이 임한 가슴 뛰는 초대 교회의 현장으로 되돌려 놓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개혁자들의 그늘 아래에서 현대 교회의 문제점을 바르게 진단하고, 다시 교회의 표준 앞에서 교회를 돌려놓고자 하는 신자라면, 신호섭 교수의 “교회다운 교회”를 일독해 보길 권한다.


그러나 이 책도 완전하지 않다. 그 적용과 예시들이 각자의 현장과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여도 이 책이 설명하는 개혁 교회의 표준 문서들과 성경을 바탕으로 한 교회의 본모습 찾기의 여정은 각자의 신앙 정통 가운데 ‘교회다운 교회’가 무엇인지 찾도록 자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