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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 말, 책임질 수 있는가

사람을 바꾸는 한마디

저자명 이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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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돈영 목사(BASE성경교육원 대표) /  출판사 JC커뮤니케이션 / 작성일 2022-01-23

본문

“형은 리듬감이 없어서 드럼은 안 되겠어요”

한참 악기와 음악에 관심이 있었던 청년 시절, 드럼을 배우고 싶어서 드럼 곁을 기웃거릴 때 후배가 했던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속에는 “나는 드럼에 재능이 없고, 배워도 소용없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물론 후배는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 말은 가슴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지금도 드럼을 볼 때면 후배의 말이 떠오르며 “나는 드럼을 만지면 안 되는 사람이지”하는 마음이 들곤 하니 말이다. 말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실하게 체험하고 있다.


“자녀는 부모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인해 가치관을 결정한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배우고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5쪽)

“부모로서 당신이 하는 폭언과 폭행은 자녀가 교도소로 향하도록 등을 떠미는 것임을 일지 말아야겠다”(7쪽)


“그 말, 책임질 수 있는가”의 저자 “이기학 목사”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자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저자는 아주 단호하다. 저자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현장에서 많은 사례를 보고 들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교도소에서 인성교육을 하는 강사로 활동하며 많은 수용자를 보고 그들과 이야기하고 상담하면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들은 마음에 폭탄을 하나씩 가지고 살아간다”라는 말로 폭언의 영향력 엄중하게 강조한다. 아무 흔적도 남지 않고, 아무 영향도 줄 것 같지 않은 말 한마디가 사라지지 않고 상대방의 가슴에 남아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하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는데 거칠고 험한 말은 그 누구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령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라면 부드럽고 따뜻한 말로 상대를 위로하는 것이 마땅한 일일 것이다”(84쪽)


저자가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거나, 자녀교육을 위해서 혹은 사람 간의 관계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거칠고 폭력적인 말을 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마땅한 일이기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이 만드신 형상으로서의 사람에게 폭언하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도덕적인 잣대를 넘어 곧 죄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한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하거나 폭언을 하는 것은 그 영향력을 생각하기 이전에 하나님의 자녀로서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믿음의 자녀는 믿음의 말, 복음의 말을 하며 하나님을 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저자는 교도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누구나 알만큼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다루었던 수용자의 모습이 현재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복음을 통해 냉랭한 수용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그들의 신앙고백을 통하여 어떤 말이 사람을 살리고 변화시키는지를 독자에게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러운 단면을 함께 이야기한다. 믿음이 있다고 말하는 많은 이들이 사실은 겉모습만 그리스도인인 척하고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복음의 말을 해야 할 사람이 자녀와 가족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을 오히려 고통으로 밀어 넣고, 심지어 교도소에 가도록 만들기도 하는 이야기를 통하여 바른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지금 내가 하는 사역은 아무것도 없는 캄캄한 곳에 작은 햇살 한 줌을 넣어 주는 것이다. 그 햇살에 반응하고, 햇살 가득한 곳으로 나아오게 하는 하나님을 소개하는 것이다”(236쪽)


저자는 바르게 말하는 것, 바르게 말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하나님께로 안내하는 것이 ‘교도소 사역’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이 사람의 말로 위로하고, 칭찬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그것에는 일시적인 감정 변화가 있겠지만, 궁극적인 변화는 없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기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말, 곧 복음의 말을 전하기 위해 힘쓴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태도를 바꾸며, 소망이 생기도록 하는 복음이야말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말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교도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복음을 듣고, 변화되어 사회에 나오게 하는 것, 하나님의 빛을 소개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며 끝까지 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며 마무리한다.


우리는 하루에 셀 수도 없고, 기억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말을 한다. 그러나 그 말이 가진 힘이 어떤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본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 말, 책임질 수 있는가”를 통하여 우리의 아무렇게나 던지는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말은 ‘복음의 말’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올바른 말로 내 삶을 바꾸고, 가족과 주변의 삶을 바꾸는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