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개혁교회 체험기

캐나다 개혁교회의 개혁된 실천

저자명 이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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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조정의 목사(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  출판사 개혁된실천사 / 작성일 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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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파송 교회에서 처음 나눈 간증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성경 해석법, 강해 설교법, 조직 신학, 교회 사역, 성경 원어 등 다양한 학문을 체계적으로 집약적으로 배웠지만, 성도가 가장 큰 감동과 교훈을 얻은 부분은 그 모든 것을 실천하고 있는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의 간증이었다. 교회가 어떻게 복음 중심적으로 예배하고 있는지, 교회가 어떻게 사랑으로 섬기고 교제하는지, 교회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서로 대접하고 봉사하는지, 교회 인도자가 어떻게 성경의 원칙에 따라 교회를 인도하고 다스리는지, 교회가 어떻게 다음 세대를 바른 교리로 훈련하고 길러내는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체험한 것이 가장 본받아 따르기 쉽고 동기부여가 잘 된다. 그래서 예수님도 “내게 배우라”고 말씀하시고(마 11:29),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눅 9:23).


이종표 목사는 7년  동안 네덜란드와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개혁교회를 체험하고 거기서 배운 교훈을 <캐나다 개혁교회 체험기>라는 책으로 소개했다(개혁된실천사, 2022). 냉정하게 말하면 저자는 개혁교회를 아주 오랜 세월 체험한 것이 아니다. 저자 스스로 밝힌 것처럼“네덜란드에서 6개월, 해밀턴에서 7개월, 그랜드 래피즈에서 10개월, 총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이었다(17페이지). 하지만 저자는 2015년 5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개혁교회 교인으로 또 후엔 장로로 개혁교회를 섬기고 배우다가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귀국하여 그가 받은 소중하고 값진 경험, 자산을 이 책으로 소개했다.


책은 간단하게 저자가 경험한 개혁교회 신앙이 반영된 세 가지 삶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정, 학교, 교회. 제1부 가정에선 가족 모임과 식사 시간, 신앙 교육과 여러 가지 가족을 위한 날들을 다루며 개혁교회가 가정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분위기로 교제하며 신앙을 교육하는지 설명한다. 제2부 학교에선 실제 학교 교직원 핸드북, 학부모에게 나눠주는 학교생활 지침서 등을 인용하여 학교가 어떻게 개혁신학 원리로 세워지고 운영되는지, 실제 학교의 모습 가령 조회, 행사, 교실, 교사와 보조 교사 등을 묘사한다. 마지막 제3부는 가장 많은 분량으로 교회를 다루는데, 교인이 되는 과정부터 예배, 설교, 세례, 성찬, 교회 인도자(목사, 장로, 집사) 그리고 당회, 교회 시찰단을 소개한다. 제3부 마지막엔 캐나다 개혁교회가 처한 위기와 도전을 제시했다. 각 부의 마지막엔 가정, 학교, 교회에 관한 간략한 질의응답도 달려 있는데 매우 유익하다.


사실 모든 사람이 자기 경험을 글로 자세히 풀어 설명하는 재주를 갖고 있지는 않다. 또한 그 글이 항상 모두에게 교훈과 감동을 주는 자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필자가 미국에서 경험한 교회와 가정, 학교에서 느꼈던 점을 되살려주는 것 같은 힘이 있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가정에서 자녀들이 교제의 중심에 함께 참여하고 어리석고 무례한 행동을 할 경우 조용히 체벌을 받고 다시 나와 교제 가운데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모습, 필자도 굉장히 인상 깊게 여겼던 부분이다. 가족이 함께 교제하는 것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되고 그 가운데 신앙의 깊고 친밀한 교제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학교의 방침과 규정이 철저히 개혁주의 신앙의 원리에 따라 세워져 있고 실제로 그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것도 정말 놀라운 부분이었다. 보통 우리에게 지침서는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제품 사용설명서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하지만 부모가 올바른 신앙을 파괴하는 세상의 문화와 변질된 공교육(특히 캐나다)에 반하여 가정에서 자녀를 말씀대로 신실하게 교육하고(홈스쿨이나 학교 사역을 통해) 믿음의 다음 세대를 지켜나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또한, 저자는 교회가 행하고 있는 조금은 형식적이고 고교회를 연상하게 하는 보수적인 시편 찬양과 예식에 관하여도 그 배후에 있는 건강한 개혁신앙이 있음을 잘 보여줬다. 직접 장로로서 섬겼던 캐나다 개혁교회에서 배운 점을 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설교자에게 한 주에 최대 두 번의 설교만을 부탁하고 나머지는 낭독 설교를 하는 등 쉼을 주려고 애쓴 부분, 당회가 서로 신뢰하고 교제하며 성도를 주고받을 때도 연합하는 부분, 캐나다 개혁교회가 네덜란드 개혁교회와 갈라지게 됐던 일(여성 목사 안수 문제로), 교회 시찰단이 개혁교회를 다니면서 교회 건강을 책임지고 진단하고, 교회도 스스로 설교 평가부터 심방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서로 세워주고 붙들어 주는 것 등이었다. 


‘개혁교회’, ‘개혁신학’, ‘개혁주의 신앙’에 관한 자부심을 가진 이들이 있다. 그들 중 어떤 이들은 실천은 전혀 뒤따르지 않으면서 ‘개혁주의’라는 신학적 견해에만 집착하고 다른 이들을 맹렬히 비난하기 바쁜 이들도 있다. ‘개혁주의 신학’이 아름다운 건 ‘개혁주의 신앙’ 다른 말로 ‘개혁된 실천’에 있다. 저자 이종표 목사의 책 <캐나다 개혁교회 체험기>를 읽는 독자 모두가 항상 개혁이 필요한 악한 세상에 교회가 바른 교리와 실천 가운데 서기 위해 어떻게 개혁된 가르침과 개혁된 실천을 갖출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먼저 그 고민을 시작하고 풀어나가는 교회의 모습을 살펴보는 귀한 자산을 얻길 기도한다.


* 이 북 리뷰는 ‘크리스찬북뉴스’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