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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상으로 달려가는 아이, 신앙 위에 세우려는 엄마

세상 논리에 흔들리는 아이를 지키기 위한 엄마 곰의 변증학

저자명 Hillary Morgan Fer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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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윤영석 목사(은평교회) /  출판사 디모데 / 작성일 2022-03-19

본문

“책을 읽어나가면서 당신은 자녀의 생각과 질문을 잘 듣고 그들이 직면한 포스트모던 문화에 비판적이고 성경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줄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 이 책은 그 길을 가는데 훌륭한 지원과 지침이 될 것이다.”(낸시 피어시)

『세상으로 달려가는 아이, 신앙 위에 세우려는 엄마』는 다음 세대를 키우는 엄마들이 변증학을 공부하도록 돕는 데 헌신한 “엄마 곰의 변증학” 사역팀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힐러리 모건 페러와 그 팀의 다른 저자 6명이 함께 공저한 책이다.

이 책을 쓴 팀의 이름도, 이 책의 원제도 “엄마 곰의 변증학”(Mama Bear Apologetics)이다. 아마도 “변증학”이라는 말이 대중적이지 않아서 책의 제목을 『세상으로 달려가는 아이, 신앙 위에 세우려는 엄마』로 바꾼 것 같지만, 왠지 아쉽다. 사람들이 한글 책 제목만 보면 단순히(?) 신앙 육아 책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다. 

물론 이 책을 쓴 “엄마 곰의 변증학 팀”의 바람대로 이 책의 1차 독자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엄마이겠지만, 이 책은 육아 책을 넘어서 “기독교 세계관”에 관한 나름 최신(원서2019년 출간)의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있고, 다양한 주제(11-12개)를 다루고 있으며, 각 주제에 대한 바른 관점을 제시한다. 

[엄마곰?!]
엄마는 아이를 처음 안는 순간부터 자녀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힘들고 역겨워도 무엇이든 한다. 엄마는 위대하다! 엄마의 헌신은 아이들의 육체적 발달뿐만 아니라 영적 성장에도 절대적이다. 저자는 이러한 엄마를 가리켜 ‘엄마 곰’이라고 비유한다. 물론 아빠도 양육에 있어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자녀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아이들의 질문에 주로 대답해주는 사람은 엄마 이다. 이러한 이유로 ‘변증학’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엄마들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다양한 사상을 살피고,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구분하여, 좋은 점은 받아들이면서 나쁜 점을 거부하는 분별력 있는 ‘엄마 곰’ 군대를 만드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도덕관은 9세 때 세워지고, 구원 경험은 주로 13세 때 일어나며, 세계관은 13세가 되면 거의 다 완성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신학과 변증을 가르치는 세계관 훈련, 즉 아이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고 그들의 믿음을 다른 사람에게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변호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은 어려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변증]
베드로 사도는 베드로전서 3장 15절에서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대답하다’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아폴로기아(ἀπολογία)이고, 아폴로기아에서 변증(apologetics)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폴로기아는 항상 법정에서 일어난 법적 논쟁을 의미했는데, 아폴로기아는 논쟁하거나 방어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결론을 지지하는 근거를 이상적으로 설득력 있게 논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가 믿는 바를 증거와 이유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세상을 안전과 위험 혹은 기독교와 비기독교로 나누는 방식이 아직 흑백 논리로 생각하는 단계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통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자라날수록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대부분 선과 악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완전히 안전하다거나 완전히 위험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거의 모든 것을 분별해야 한다. 우리는 선과 악을 구분해서 아이들이 선은 받아들이고 악을 거부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분별이란 하나의 과정이다. 그것은 단순히 문화의 선과 악을 구분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왜 어떤 것은 선이고 어떤 것은 거짓인지 그 이유까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씹고 뱉기]
저자는 2부에서 본격적으로 문화의 거짓에 속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몰랐던 거짓말들을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자기 계발, 자연주의, 회의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도덕적 상대주의, 주정주의, 다원주의, 새로운 영성, 마르크시즘, 페미니즘, 진보 기독교”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의 거짓말들을 아이들이 스스로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기 위한 방법으로 ‘씹고 뱉기’ 기술을 소개한다. 저자는 ‘씹고 뱉기’ 기술을 알레르기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나는 완두콩을 먹지 못한다. 만약 맛있는 채소 볶음밥을 먹게 된다면 가장 먼저 완두콩을 골라낼 것이다. 나는 모든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음식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아마 이를 ‘요리 식별’ 정도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엄마 곰으로서 우리는 선과 악을 구분해서 선은 받아들이고 악을 거부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씹고 뱉기’ 기술을 외국 저자들이 잘하는 것처럼, 엄마 곰이 ‘포효한다’는 의미로 ‘ROAR’이라는 단어의 한 글자씩을 사용하여 총 4단계로 설명한다. 

1. R: Recognize the message: 메시지 인식하기
모든 미디어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메시지를 정확히 식별하는 것이 분별의 첫 단추다. 

2. O: Offer discernment: 분별하기(선은 받아들이고 악은 거부하기)
분별하는 연습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기술이 있다. 첫째는 사물을 올바르게 보는 것이다. 둘째는 선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악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3. A: Argue for a healthier approach: 더 건전한 접근법을 찾기 위한 논의(싸움)
우리가 선하다고 말하는 것을 인정하고, 악하다고 말하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또 어떤 생각은 진리이고 또 다른 생각은 거짓이라고 부를 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거짓을 성경의 지혜로 바꾸면서 우리가 인정하는 모든 선한 요소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적 세계관을 제시해야 한다. 

4. R: Reinforce through discussion, discipleship and prayer: 토론, 제자훈련, 기도로 강화하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성경적 세계관이 일관성 있고, 합리적이며 선하다는 증거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진리에 관해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드시 진리를 삶으로 살아내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저자는 문화의 거짓말들을 “씹고 뱉기” 기술을 통해 분별한 다음, ‘찬양, 고백, 감사와 경배, 간구’의 제목들을 적은 “엄마 곰의 기도 손”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한다. “엄마 곰의 기도 손”은 변증이 단순히 상대방을 말로 설득하는 것을 넘어서 무릎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각 장을 요약하는 역할을 한다. 그 뿐 아니라, 각 장 끝에 아이들과 대화를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토론을 위한 질문들”이 있다. 여기에서는 저자는 진리를 지지하고 거짓을 거부하는 것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활동을 추천한다. 

이 책을 알게 된 후, 이 책이 이대로 묻히기가 너무 아쉬워, 함께 동역하는 교역자들에게 침이 튀기도록 말해서 이 책을 사도록 했고, 교회에서 이달의 추천도서로 선정해서 교인들에게 소개했으며, 나도 개인적으로 캠퍼스 사역을 하고 있는 간사님들에게 몇 권 사비를 털어 선물했다. 기독교 세계관과 자녀 양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