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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은밀하게 위대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 우리의 참된 고백

저자명 정진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김돈영 목사(BASE성경교육원 대표) /  출판사 세움북스 / 작성일 2022-04-10

본문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 우리가 보통 예배 때마다 하는 기도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눈을 감고 외운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린 시절 교회에 나가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 즉 주기도문을 읽고 외우도록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도 눈을 감고 주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주기도문의 의미를 생각해 본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저 예배의 순서 정도로만 생각하고, 예배에 참석한 일원으로서 마땅히 외워야 하는 것으로만 여겼던 것 같다.


“주기도는 누가 하는 것입니까? 비록 이 세상 가운데 살지만, 하나님 나라 백성임을 선언하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p.32


저자 ‘정진호’ 목사는 습관적으로 외우는 주기도에 담겨있는 의미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특별히 주기도는 하나님의 백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습관처럼 외우기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임을 일깨운다. 아무나 읽고 암송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택함을 받은 사람, 구원을 받은 백성에게 주어진 특권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만일 주기도를 하면서도 세상 방식대로 산다면, 그것은 주기도가 무슨 기도인 줄도 모르고 그저 예배 순서에 있으니 따라 하는 ‘앵무새 기도’일 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제 여기서 탈출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는 ‘하나님 나라의 선포’이기 때문입니다.” p.35


그렇기에 저자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습관처럼 암송하는 주기도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반드시 바꾸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이며, 결심하고 다짐하는 것, 참으로 세상에서 담대하게 하나님의 자녀로 온전히 살아가겠다고 결단하는 시간이 바로 주기도 시간이라는 것이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저 익숙하게 혹은 습관적으로 입에서 나오는 그런 기도가 아님을 깨닫게 한다. 주기도는 예수님께서 기도하라고 가르치신 것을 따라서 매주 기도하는 것이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 의미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도록 발버둥 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길로 독자를 이끌고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주기도의 구절을 하나씩 차분하게 풀어간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우리와의 관계는 어떤지, 우리가 기도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인지 등 너무나 익숙해서 잘 아는 것 같지만 정작 모르고 있는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삶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올바른 믿음의 모습인지도 이야기한다. 


“주기도를 말함은 다만 주기도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자 함이 아닙니다. 주기도를 가르쳐 주신 예수님의 마음을 알고, 주님의 마음을 우리 안에 담아서 실제로 주기도로 사는 데 있습니다.” p.395


모든 구절의 설명을 마친 후에 실제로 사는 우리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말한다. 단순하게 암송하는 주기도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삶에서 드러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이야기는 단지 주기도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성경의 모든 말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그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주기도를 통하여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고 발견하는 시간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믿음이고, 성경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참된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하여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고, 올바른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안내한다. 자칫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쉬운 문장과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통하여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신학자들의 글은 물론이고, 일반 문학작품과 노랫말도 인용하고 있다. 신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학과 인문학을 정교하게 연결하여 더욱 풍성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용의 깊이가 얕거나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다. 단지 독자가 주기도의 내용을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친절하게 안내할 뿐이다.


“주기도는 은밀한 중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께 ‘은밀하게 하는 기도’입니다. 또 비록 골방에서 하는 기도이지만 그 기도의 내용은 사사로운 내용이 아니기에 ‘위대한 기도’이기도 합니다.” p,17


서두에서 저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제목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은밀하고도 위대한 기도를 해야 한다. 우리의 은밀한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시는 위대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따라야만 한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만일 지금까지 신앙인으로서 감정도 없고 의미도 없는 신앙생활, 그리스도인으로서 무미건조한 모습이 있었다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하여 그것을 탈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믿음을 바르게 세우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여건이 된다면 여럿이 모여서 함께 바른 믿음을 세워가기 위하여 읽고 나누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우리의 참된 고백이자 선포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