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야고보, 오늘을 말하다

교회가 참 믿음을 보여야 할 오늘

저자명 이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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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조정의 목사(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  출판사 도서출판 말씀과언약 / 작성일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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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강해서를 다른 신앙 서적에 비해 덜 읽는 편이다. 강해 설교를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것을 글로 읽을 때 설교만큼 충분한 유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몇 가지 장애물 때문이다. 첫째, 대부분의 강해서는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작성되어 있다. 정리된 풍부한 문장이 아니라 조금은 장황하고 즉흥적인 표현들로 독자에게 부자연스러움을 선사한다. 둘째, 주석만큼 본문의 원래 의미에 관심을 두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본문의 의미를 밝히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생각보다 많은 강해서가 아주 얕은 수준으로 본문을 언급하고 그 책이 목표로 삼은 주제에 치중된 또는 주제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 삽입한 예화 등으로 구성된다.


강해서는 성경의 한 책(예: 야고보서)을 그것도 첫 구절부터 마지막 구절까지 설명하는 책이기 때문에 본문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 때 정체성을 상실한다. 차라리 칼럼 형식으로 독자에게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교훈을 주는 책이라면 괜찮은데, 야고보서를 설명하는 강해서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설명하지 않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본문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본문의 의미를 성경 신학적인 문맥 안에서 또 올바른 문법적-역사적 해석방법에 따라 성경의 절대 권위와 무오성을 신뢰함으로 설명해야 한다. 또한 본문이 직접 말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간접적으로 의문이나 오해가 생길만한 교리적 문제가 있다면 조직신학적으로 올바른 균형을 잡아줄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실천적이면서 교훈적이고 감동을 전달해야 하니 보통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도서 출판 말씀과 언약에서 출간한 야고보서 강해서 <1세기 야고보, 오늘을 말하다>의 저자 이승구 교수는 현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시리즈, 기독교 세계관 시리즈, 개혁신학 탐구 시리즈 등을 저술했다. 이 책은 저자가 목회하고 있는 언약교회에서 2007년 2월 25일부터 12월 9일까지 30주간에 걸쳐 매 주일 아침 선포한 야고보고 말씀을 정리한 것이다. 믿음과 행함이 그 어느 때보다 이분화되어 있는 현대 사회에서 참된 믿음을 가진 자에게 요구되는 행함이 무엇인지, 그것이 복음에 어떻게 내포되어 있는지, 1세기의 야고보가 오늘 우리에게 말하는 것처럼 저자는 본문을 통해 독자를 설득한다.


이승구 교수의 책은 먼저 신학적으로 건전하다. 어떤 본문을 설명하든지 복음의 정수에서 참 의미를 끌어내려는 노력을 보인다. 특히 루터가 지푸라기 서신으로 평가할 만큼 행함을 강조한 야고보서에서 저자는 구원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는 진리, 우리가 의롭게 되는 것은 우리의 행함으로 얻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성령께서 우리가 복음에 합당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능력을 베푸신다는 가르침을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개혁주의 신학에 충성하는데, “성경적 사고에 가장 충실하려는 개혁파”라고 말하면서 그 관점으로 본문을 해석한다(344쪽). 독자는 저자가 책 전체에서 활용하는 성경해석법이 철저하게 문법적-역사적 방법이라는 것과 저자가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을 완전히 인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야고보서는 행함이 있는 믿음(참 믿음)이 무엇인지 밝히려는 분명한 목적을 갖지만 동시에 구약의 잠언처럼 여러 가지 주제가 섞여 있는 책이다. 잘못 다루면 서신서의 목적에서 벗어나 단순히 도덕적인 설교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저자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1세기 야고보가 오늘을 말한다면 아마도 믿음이 있다고 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이 말하는 교훈을 전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믿음과 행함을 구분하고 믿음이 있다고 말은 하는데 행함이 전혀 따르지 않는 상태로 사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나님을 우상처럼 섬기면서 자기 복을 빌어줄 대상으로 삼고, 교회에선 하나님을 잘 믿는 것처럼 종교활동에 심취해 있으면서도 일상에서는 하나님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계획하며 살아간다. 우리의 말에서, 우리가 좇는 지혜에서, 우리가 다른 사람 특히 사회적인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우리가 다른 이와 비교하며 보여주는 교만함에서, 우리가 고난 중에 기도하지 않는 모습에서 우리의 믿음의 진실성이 심각한 의심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교회가 사회악이라 말하고 세상은 교회가 가진 소망에 관심을 끊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참 믿음을 가진 자를 통해 여전히 일하신다. 행함이 있는 믿음, 구원 얻는 믿음, 참으로 살아있는 믿음을 가진 교회는 하나님 손에 붙들린 촛대로 오늘 어두운 세상의 빛이 된다. 그래서 오늘 우리에게 야고보서가 필요하다. 성령께서 야고보를 통해 오늘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교회는 들어야 한다. <1세기 야고보, 오늘을 말하다>가 그 음성을 듣는 귀한 도구가 되길 바라며, 세상에 흩어져 사는 하나님 백성들이 그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힘 있게 나타내는 오늘이 되길 기도한다.


* 이 북 리뷰는 ‘크리스찬북뉴스’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