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인생

설교자의 반성

저자명 임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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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서상진 목사(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  출판사 다함 / 작성일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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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의 인생” 책 제목이 참 좋다. 이 책의 저자인 임종구 목사는 10여년 전 경산의 한 교회의 모임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 모임에서 자신의 개척 시절의 처절하고 힘들었던 삶을 가감없이 전해주었고, 그런 삶이 자신의 목회의 뿌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됨을 강조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자기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들지만, 그런 삶이 쉽지 않다. 이 세상에 설교에 관한 수많은 세미나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세미나 속에서 방법을 찾고, 강의를 하는 그 사람을 찾지 않는다. 세미나를 하기까지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그의 노력이 어떠했는지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자료를 찾기에 갈급하다.


“설교자의 인생”의 책 속에서 중년 설교자에 접어든 저자가-책에서 말하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설교자로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오늘날의 설교자의 현실과 인생, 그리고 미래가 어떠한 지를 현실감 있게 기록해 놓았다.


특히 중년의 설교자는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로 끌어내어 청년 설교자 때의 비전과 이상을 중년에 와서는 현실의 삶에 맞춘 우직한 소가 되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저자의 언어 사용에 관한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날 강단의 타락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강단의 타락을 설교자의 언어의 타락으로 보고 있다. 저급한 언어 사용, 구별되어야 할 강단에서 세속과 다름이 없는 유머 사용과 유행가를 부르고, 일반 사람들도 하지 않은 욕설과 반말이 나오는 현실은 결국 종교의 타락과 몰락으로 이어짐을 말한다. 코로나 펜데믹을 지나며 이런 현실을 얼마나 많이 경험했는가? 소위 개독교라고 불리는 현실-저자도 기독교가 이렇게 표현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고 있다-속에서 강단이 어떻게 보존되고, 어떻게 성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함께 고민하며 생각할 수 있었다.


설교자의 인생에 있어서 저자는 설교자를 가리켜 정신노동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기가 막힌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의 설교를 완성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독방에서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가는 나의 삶 속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다. 특히 저자가 말하는 설교자의 고뇌(99페이지)의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도 그런 경험을 많이 해 왔기 때문이고, 한편의 설교가 희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고대 철학자들은 존재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중세와 근대 철학자들은 인식과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현대철학은 실존과 언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 언어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만 주신 고귀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선물을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성화시켜, 하나님이란 존재를 청중들에게 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가는 바로 설교자에게 달려 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스펄전, 조나단 에드워즈, 마틴 로이드 존스, 존 웨슬리와 같은 복음주의 계열의 설교와 삶에 대한 책들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그들의 삶을 보면, 하나님이 주신 회심의 은혜를 가지고 어떻게 청중들에게 은혜를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다양한 고뇌와 결단을 알 수 있었다.


“설교자의 인생”이란 책은 어려운 문체로 쓴 책은 아니다.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읽어가면서 책 속에 담긴 의미와 적용점을 생각해 본다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고등학교 때부터 설교를 한 설교자가 30여년 넘게 한 주도 쉬지 않고 설교한 반성문을 읽어가며, 나라고 하는 존재는 어떤 반성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은 나 또한 설교자로서 설교를 고뇌하며, 연단해 갈 때, 갈등이 있을 때 반복해서 읽어야 할 책이다. 귀한 설교자의 반성문을 많은 사람들에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저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이 북 리뷰는 ‘크리스찬북뉴스’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