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팔복 강해

예수님이 약속하신 진짜 복은 무엇인가?

저자명 John C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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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조정의 목사(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  출판사 비전북 / 작성일 202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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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화이트는 이 책의 서론에서 주석과 설교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설교들은 주해와 관련하여 이 주석과 거의 동일한 해석 방향을 따른다. 그러나 성경 본문에 대한 더 정교하고 미묘한 해석과 메시지를 당시는 물론이고 오늘의 그리스도인 청중에게도 지속적으로 적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주석과 다르다”(11쪽). 이 한마디로 <칼빈의 팔복 강해>를 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 독자에게 칼빈을 통해 성경 본문을 풀어 설명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특별한 유익 때문이다. 


모든 설교가 당시 청중을 둘러싼 상황과 배경을 기반으로 선포된다. 현대 사회는 칼빈이 활동했던 시대와 굉장히 다른 면이 많다. 하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필요와 하나님께서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으로 주시는 복에 관한 소식, 짧게 말해 ‘복음’의 정수는 어느 시대든지 목마른 영혼을 영원히 만족시키고, 허무한 인생에게 참된 소망을 준다. 칼빈은 ‘팔복 강해’를 통해 인류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복이자 참된 복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팔복이 요구하는 삶을 도전하지만, 단순히 행위와 의지로 그 삶을 성취할 것을 강요하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삶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격려한다.


한 가지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칼빈이 강해 설교를 하기 전 어떻게 기도했고 어떻게 기도로 마쳤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작 기도는 하나님 아버지께 성령을 통해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삶으로 살아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고, 마침 기도는 선포된 말씀에 부응하는 믿음의 반응과 함께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의 하늘 아버지시여…”라는 은혜로운 호소로 항상 끝맺는다. 칼빈의 기도는 하나님의 주권을 철저히 인정하면서 전심으로 그리스도를 추구하고 성령의 능력을 의존하는 특징을 갖는다. 한번은 마침 기도 직전에 새롭게 교구에 더해질 목사에 관한 소식을 알리면서 성도에게 의중을 묻는 장면이 나왔는데, 장로 목회의 설립자로 알려진 칼빈에게 모든 회중을 중요하게 여기는 매우 인상 깊은 대목이었다(119쪽).


칼빈의 설교를 생각하면 매우 학문적일 것이란 선입견을 갖기 쉽다. 굉장히 두꺼운 <기독교 강요>를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팔복 강해>를 통해 그 편견을 깨버릴 수 있다. 칼빈은 본문의 의미를 명확하게 설명하지만, 그 설명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는다. 설교의 목적은 분명하다. 청중이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설명하신 복을 풍성히 누리는 것이다. 독자는 개혁주의 신학의 핵심을 칼빈의 설교를 통해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전적 타락과 회개의 필요성, 구원에 나타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와 능력,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에 철저히 의존하는 신자의 삶, 성령의 능력을 요청하는 자세 등. “하나님의 목표는 모든 것이 인간의 공로가 아니라 당신의 은총에 달려 있음을 보이셔서 우리를 낮추시는 데 있습니다”(29쪽). “우리의 안녕과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긍휼에 달려 있습니다”(114쪽). 복의 근원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은 이 놀라운 축복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주신다. 


칼빈은 청중이 수동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다. 그래서 그의 설교엔 청중의 반응이 요구되는 장면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고통이 우리를 심령이 가난한 사람으로 만들 때, 즉 우리의 필요가 도움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우리를 강요할 때, 그때가 참된 행복을 발견할 때입니다”(71쪽). “하나님은 우리를 한 몸으로 만들기 위해 하나로 모으셨습니다. 모든 지체는 필연적으로 하나이며, 각 개인은 더는 고통을 견딜 수 없는 다른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기 몫의 고통을 분담해야 합니다”(109쪽). “우리가 잘못되고 해로운 행동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해 선한 일을 해야 합니다”(167쪽). 고난 중에 주를 바라보라. 한 몸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돌아보라. 최선을 다해 선을 행하라. 아주 적극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말씀이다. 


사실 성경의 서신서는 글로 쓰여진 설교다. 편지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내용은 설교다. 그래서 좋은 설교는 서신서의 특징처럼 철저히 복음 중심적이면서 실천적이어야 한다. 칼빈의 설교가 그렇다. 그가 선포하는 <팔복>은 복음 중심적이다. 그리고 설교를 통해 강력하게 요구하는 삶의 방식은 모두 복음에 기초한다. 오늘날 복음이 충분히 강조되지 않은 채 실천 과제만 청중에게 잔뜩 안기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학구적이어서 머리는 가득 채우지만 삶으로는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설교가 많다. 칼빈의 팔복 강해는 설교자에게도 좋은 본을 남긴다. 그렇게 길지 않으면서도 각각의 설교에 복음이 주는 능력과 그 능력에 따른 삶이 충분히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복 받기 원한다. 매년 새해가 될 때 한해 복을 풍성히 받으라고 인사하고, 교회에서 ‘축원’, ‘축복’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복과 많은 경우 다르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복음’이 우리에게 참된 복이 되려면, 우리는 세상이 정의하는 복된 삶이 아니라 예수님이 ‘복이 있다’고 말씀하신 삶 속에서도 복음이 주는 풍성한 기쁨과 만족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가난하고, 애통하고, 온유하고, 의에 주리고, 긍휼히 여기고, 마음이 청결하고, 화평하게 하고, 의를 위해 박해를 받는 삶. 그런 삶에서 그리스도만이 우리 삶의 참된 만족이 되시고, 하나님만이 우리 삶을 통해 영광 받으시며, 성령이 가장 강력하게 우리 안에 역사하시고, 우리 거듭난 영혼이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진짜 복이 무엇인지 알기 원하고 맛보기 원하는 모든 독자에게 칼빈의 <팔복 강해>가 유익이 되길 기도한다.


* 이 북 리뷰는 ‘크리스찬북뉴스’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