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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종교가 아니라 생명이다

존 파이퍼의 거듭남

저자명 John P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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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TGC코리아 편집팀 /  작성일 2019-09-09

본문

묵직한 신학자들의 추천사로 시작되는 이 책은 한없이 가볍다. 아마도 그 이유는 ‘거듭남’이란 주제 자체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함 때문일까?

맨 처음 추천 글의 글을 쓴 D. A. 카슨 박사의 글은 강렬하다. “지난 수십 년간 칭의 논쟁과 인간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에 관한 논쟁이 계속돼 왔다. 그렇다 보니 회심에 대한 문제를 소홀히 한 경향이 있다. 새 언약에서 보면, 회심에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갖는 위치와 신분이 포함된다. 하지만 결코 여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회심은 성령이 일으키는 기적적인 변화를, 인간의 단순한 결심을 무한히 초월하는 그 무엇을 포함한다. 회심은 거듭남이다. 회심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 회심은 복음이 구원을 주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입증한다. 정통적인 신앙고백들을 다 합쳐도 회심을 대신하지 못한다. 예수님이 “네가 반드시 거듭나야 하리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당신은 반드시 거듭나야 한다”(D.A. 카슨, 미국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거듭남이 무엇인가에 대해 논리적으로 매우 치밀하게 분석, 정리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거듭남에 대한 성경적인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성경은 사람이 거듭나면 완전히 바뀐다는 절대적 확신에서 출발한다.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물들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교회가 거듭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물들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말한다. ‘중생’이라는 단어가 거듭남을 의미하는 또 다른 용어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거듭남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우리가 일으키는 일이 아니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들은 신자됨이 어떠한 상태인지 설명하는데 매우 적절하다. 거듭남은 무엇인가? 왜 거듭나야 하는가? 어떻게 거듭나는가? 무엇을 위해 거듭나는가? 거듭남의 목적은 무엇인가? 거듭남은 어떤 결과를 낳는가? 거듭나면 삶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거듭난 삶이란 어떤 모습인가? 다른 사람들이 거듭나도록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하나님이 거듭남의 주도자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의 행위가 실제로 중요한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전도와 이것이 거듭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비롯한 실제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


거듭남은 중요하다. 영원을 위해 중요하며, 이생에서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중요하다. 마지막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교회가 자기 빛을 세상에 비춰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면 거듭남을 반드시 체험해야 한다고 가르쳐준다. 거듭남을 통해 그리스도와 연결되고, 우리들에게 믿음을 창조하실 때 우리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경험한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를 통해 그리스도와의 풍성한 관계의 열매를 맺게 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게 된다는 설명을 한다.


각 장의 도입부에서 앞으로 다루고자 하는 주제에 관해 던지고 있는 저자의 질문들은 모두 한 가지 주제, 동일한 내용에 관한 질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그 주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치밀하게 고려된 질문들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다루어진 각각의 성경 구절에 대한 저자의 깊이 있는 분석을 보면서 저자의 탁월함에 대한 감탄은 더욱 깊어졌다.


저자는 이 책에서 ‘거듭난 사람은 완전히 변화된다’는 성경의 주장에서 시작하여, 자신이 과연 거듭난 자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다음에는 우리에게 거듭남이 필요한 이유를 성경을 근거로 조목조목 제시해준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그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반드시 거듭남을 체험해야 한다고 강권한다.


이러한 저자의 권면은 무작정 강요하는 방식의 권면이 아니라, 분명한 이유의 제시와 함께 주어지는 권면이다. 거듭남이 무엇인지, 왜 거듭나야 하고, 어떻게 거듭나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거듭남에 대한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다른 이들에게도 거듭남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거듭남과 관련된 각각의 주제에 대해 그 주제와 관련된 분명한 성경 말씀을 근거로 설명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구절, 한 구절의 정확한 의미를 찾아가며 꼼꼼하게 분석해 나가는 저자의 설명을 듣다보면 거듭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귀한 것인가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의 이러한 분석적인 설명을 통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말씀의 의미를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을 통해 얻은 커다란 유익이었다. 저자는 에스겔서 36장의 말씀을 근거로 물로 난다는 것은 중생의 씻음의 측면을, 성령으로 난다는 것은 중생의 새롭게 됨의 측면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앞서 설명하고 있는 여러 가지 논거들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해석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해석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믿음으로 거듭난다고 했을 때, 그것이 과연 우리의 주도적인 행동인가, 하나님의 주도적 행동에 의한 자연적 반응인가 하는 것에 관한 저자의 설명 역시 마음을 시원케 할 만한 탁월한 정리였다고 생각된다. 또, ‘거듭나면 완벽해 진다’라는 오해에 관한 저자의 분명한 정리 역시 매우 유익한 부분이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설명해 놓은 개념들을 만약 조직신학 책을 통해 보았다면 무척이나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이었을텐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기 까지 하였다. 그리고 거듭남에 대한 신학적 정리에서 그치지 않고, 타인의 거듭남을 위해 우리가 헌신해야 할 부분에 대해 다루어 준 점은, 거듭남에 관한 다른 책들과 가장 크게 구별되는 차별성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가 매우 적절했다고 느꼈지는 이유는, 거듭남에 대한 깨달음으로 뜨거워진 마음을 긍정적인 차원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매우 적절한 시점에,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진리 그대로의 거듭남에 대해 정리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 한 권이면 다른 책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