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서평

변증 목회 : 그 가능성과 실제

기독교 변증은 사람들을 다가오게 만드는 일

저자명 이승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서은성 아프리카 니제르 선교사(한국SIM국제선교회) /  출판사 말씀과언약 / 작성일 2023-08-11

본문

우리 시대 목회는 기독교를 나타내고 있는가? 우리 교회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감사하고 기뻐하고 있으며 우리 예배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하고 있는가? 목회자들은 성경을 타협 없이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해석하고 있으며 그 해석된 말씀으로 성도들을 양육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몇 사람이나 명확히 대답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목회자로부터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우리가 믿는 신앙에 대하여 우리 자체도 명확히 인식해야 할 뿐 아니라 이 세상에서 우리가 믿는 신앙을 잘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의미하는 “기독교의 본래적 의미를 잘 제시하는 결과를 내는 목회”를 말하며 “변증 목회”라 부른다. 


저자는 우선 역사 속의 변증 목회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기독교 변증은 사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대 기독교 시대부터 교부 시대도 마찬가지로 많은 이단이 출몰했었고 기독교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 재단되고 오해되었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기독교의 본래 모습이 아닌 것을 거부하고 바른 성경적 입장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지금 우리 시대가 종종 하는 것처럼 그것은 단지 개인의 선호에 있으니 그렇게 해석하도록 두었던 것이 아니라 기독교가 믿는 바와 사는 방식에 대하여 성경적 입장을 명확히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래된 역사 가운데서 뿐만 아니라 저자는 또한 20세기 후반의 변증 목회자들을 소개하면서 대표적으로 프란시스 쉐퍼와 존 스토트 그리고 제임스 패커를 소개하고 있다. 


프란시스 쉐퍼 


쉐퍼가 복음주의에 던진 경고와 나팔 소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아니 쉐퍼의 시대보다 훨씬 더 필요하게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쉐퍼는 사람들이 절대적인 것을 제거하고 도덕과 선과 악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상대화시킨 것을 위기라고 보았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에 대한 의도적인 반역이라고 보았다. 그러한 문제를 복음주의 안에서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복음주의도 재앙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이 반역은 내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훨씬 심각하다. 오늘날 절대적 진리가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은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겨질 뿐 아니라 급기야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부족한, 사랑이 없는 사람으로까지 인식된다. 쉐퍼의 변증의 목소리와 세속성에 대한 견고한 대항과 진리에 대한 진솔한 답변을 오늘날 우리도 사람들에게 들려주어야 한다. 


존 스토트


그는 우선 평생을 공부한 학자라는 평가에서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 변증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오늘날은 바야흐로 인터넷 콘텐츠로 지식을 쌓는 시대가 되었다. 목회자들이 책을 통한 연구를 멀리한다면 목회자들의 설교는 물론이고 경건을 추구해야 하는 삶 마저도 세속을 닮아 하나님의 얼굴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저자는 존 스토트가 아무리 바빠도 오전에는 그의 목사관 서재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였다고 말한다. 좋은 설교와 목회는 성경과 책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니만큼 오늘날 목회자들이 패커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존 스토트가 특별히 성경을 얼마나 존중하였는지 저자는 밝히고 있는데 그는 여러 주석과 강해서를 썼으며 특별히 『성령 세례와 성령 충만』이라는 책을 통해 개혁파적인 입장을 잘 드러내 주었다. 스토트는 성경에 대하여 충실했을 뿐만 아니라 시대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성경의 가르침을 적용하였던 진정한 복음주의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가 쓴 『현대 사회의 문제와 기독교적인 답변』은 필자도 이미 읽어보았다. 흔히 성경을 사랑하는 목회자들도 간과하기 쉬운 현대 사회의 여러 이슈에 대해 성경적 답변을 제시해 주고 있어서 이 책으로 내가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면서 나의 자녀들과 함께 공부하기도 하였다. 


제임스 패커 


저자가 패커에 대하여 표현하기를 “그는 나에게 있어 늘 매우 조용한, 그러나 영국 교회(the Church of England,성공회) 안에서 개혁신학적 목소리를 강력하게 외친 사람의 하나”로 여겨진다고 하고 있다. 패커의 조용하고 경건한 이미지는 나도 참 좋아했던 점이었다. 나도 감히 패커처럼 살고 싶은 마음을 종종 품곤 하였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력하지만, 태도는 온건하며 학자로서의 입장을 늘 잘 유지했던 사람이다. 


특별히 150만부 이상이나 팔린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그가 얼마나 성경을 사랑했고 성경 이외의 그 어떤 것도 우리 시대의 계시라고 하지 않으며, 하나님을 알고 삼위일체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려고 했는지 잘 보여준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끝으로 변증 목회를 하는 사람들이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한 저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게 좋겠다. 기독교를 변증하려다가 기독교를 오히려 오해하게 만들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합리적’이라는 말이 하나님과 신자들이 생각하는 관점과 불신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 더욱 복잡한 정황이 발생하여 자칫 기독교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기독교에 심각한 문제를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남기는 아름다운 결론은 다음과 같다. 기독교를 변증한다는 것은 기독교에 사람들이 다가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강한 목소리로 인해 사람들을 기독교로부터 물러나게 하는 일이 변증은 아니다. 기독교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걸림돌’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그것은 복음이 그 자체로서 전달하는 걸림돌이다. 좋은 변증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진정한 복음을 전해야 한다. 


선교지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어쩌면 삶 자체가 변증이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기독교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삶으로, 그리고 진리의 말씀으로 다가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삶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겸손을 보일 수 있는 변증이 되어야 하고, 내가 전하는 말씀은 죄인을 회개하게 하는 진리의 변증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는 어떤 의미에서 세상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가 우리 마음에 항구적으로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우리가 가는 곳은 그 어디든지 그리스도가 나타날 수밖에 없어야 한다. 변증 목회, 변증 선교, 변증 신앙을 가지고 온 세상에 복되신 그리스도를 전해야 하는 사명은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