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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변증적 설교 :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내라
by 고상섭2020-10-13

팀 켈러는 적군의 칼을 통해 적군 스스로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문화 내러티브를 형성하게 된 다양한 신념들을 동일한 문화 내러티브 안에서 반대의견을 통해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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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목사의 설교의 가장 큰 특징은 변증적 설교와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인생 베이직 시리즈’는 팀 켈러 목사의 설교의 핵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그의 설교를 분석하고 이해하기 적합한 책이다. 앞으로 두 번에 걸쳐 팀 켈러 설교의 변증적 방법과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팀 켈러 목사 변증적 설교 방식은 코넬리우스 반틸의 ‘전제주의 변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서 사용한다. ‘전제주의 변증’이란 복음을 선포할 때 단순히 성경의 진리를 선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경과 복음을 믿지 않는 이유를 파헤치고 상대방 안에 있는 잘못된 전제 즉 그 사람이 가진 신념의 모순을 드러낸 후, 복음으로 초대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팀 켈러의 설교에는 청중과의 ‘접촉 요소’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청중과 접촉되는 요소를 통해 그들의 생각 속에 있는 잘못된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파헤친다. 이 접촉요소를 위해 팀 켈러는 일반서적들을 읽으면서 문화적 내러티브를 파악하고, 다양한 서적과 자료들을 통해 문화 내러티브에 대해 반대하는 자성의 목소리를 연결하여 설교에 자주 인용하는 편이다. ‘인생 베이직 시리즈’를 통해 문화 내러티브를 분석하고 그 모순을 드러내는 방식을 살펴보자.


1.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내라


1) 결혼에 대한 문화 내러티브


오늘날 결혼에 대한 문제 중의 하나는 결혼의 시기가 늦어지고 결혼의 비율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왜 현대사회는 이전 시대보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가? 팀 켈러는 두 가지 이유를 설명하는데 하나는 경제적 스트레스이고 또 하나는 팽배한 개인주의라고 분석한다. (결혼에 관하여 12쪽)


결혼을 하면 경제적으로 자원이 축난다고 생각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그 부담은 더 해질 것이라는 불안과 결혼은 개인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신념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은 더욱 상대방에게 과도한 짐을 안겨주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건강한 결혼의 기초를 놓을 수 없게 된다고 설명한다.(결혼에 관하여 18-22쪽)


현대의 결혼관은 결국 자기중심적 결혼관이며, 그것이 결국 결혼을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을 얻지 못하게 된다고 말하고, 성경이 말하는 사랑이란 상대방에게 전 인격을 내어주는 헌신을 통해 연합하는 것임을 이야기 한다. 팀 켈러는 강요하지 않지만 두 가지 세계관을 대비시켜주고, 세상의 문화적 관점은 모순이 존재하고, 성경적 관점으로 결혼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하고 이치에 맞는 삶임을 드러내준다. 이 과정을 충실히 할 때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팀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청중은 비록 설교의 결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설교의 논리 전개에는 강하게 공감할 것이다.”(센터처치 22쪽) 


2) 죽음에 대한 문화 내러티브


과거와는 달리 현대인들은 죽음 자체에 대해 준비가 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왜 오늘날의 사람들은 선조들에 비해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그 이유를 팀 켈러는 네 가지로 말한다. 첫째는 현대 의술의 발달로 죽음을 우리 눈에 띄지 않게 가려놓았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죽음과 시체를 보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은 병원 영안실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기 때문에 죽음과 일반 사람들의 삶이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세속화를 통해 현재의 의미와 만족을 추구하는 세계관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죽음을 부정하다보면 깊은 존재의 허무감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도록 노력하는 경향이 강하다. 네 번째는 죄와 죄책감 그리고 용서라는 범주가 사라졌기 때문에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이런 문화 내러티브의 분석은 단순히 팀 켈러의 생각이 아니라 어네스트 베커의 ‘죽음의 부정’과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일반서적들을 인용함으로 더욱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죽음에 관하여 14-34쪽)


팀 켈러는 ‘설교’에서도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람들에게 설교할 때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권위있는 사람들의 말을 활용해 논지에 힘을 실으라”고 말한다. 특히 성경에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동원해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설교 144쪽)


팀 켈러는 이런 문화적 내러티브에 영향을 받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신념이 가진 모순과 그 뿌리를 알려줌으로 그 신념이 바르지 않은 기초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복음으로 초대하는 방식으로 설교를 전개한다. 그래서 청중들에게 죽음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하고 그 죽음은 인간의 힘이 아닌, 그리스도의 대속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일임을 선포한다.
 

특히 팀 켈러가 문화 내러티브 안에 있는 신념을 드러낼 때는 일반 서적들을 사용해서 모순을 드러낸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의 생각의 모순을 드러낼 때 성경을 통해 반박을 하게 되면 으레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팀 켈러는 적군의 칼을 통해 적군 스스로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문화 내러티브를 형성하게 된 다양한 신념들을 동일한 문화 내러티브 안에서 반대의견을 통해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다.


2. 성경적 대안이 가장 합리적임을 증명하라


성에 대한 오늘날의 문화 내러티브는 결혼이라는 제도 밖에서도 자유로운 성관계를 허용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성경이 말하는 혼인 안에서 성관계는 자유를 제약하는 규제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팀 켈러는 그 문화적 내러티브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2018년 ‘뉴욕 타임즈’에 기고한 Courtney Sender라는 여성의 ‘He Asked Permission to Touch, but Not to Ghost’(그는 내 몸을 터치할 때는 늘 허락을 구했지만, 그 뒤에 그냥 종적을 감춰버렸다)를 인용하여 설명한다.


이 여성은 데이트 앱에서 한 남자를 만나 성관계를 가졌는데, 남자는 사사건건 여성의 합의를 구했다. 스웨터를 벗겨도 되는지, 그녀가 허락하자 탱크톱과 브래지어를 벗겨도 되는지 차례로 물었다. 그것이 자신을 향한 일종의 배려로 느껴져 아주 친밀함이 들었다는 그 여성은 그 다음날 문자를 보내자 답이 없고 그 남자는 그냥 잠적해 버렸다. 그 사건을 경험한 여성은 오늘날 남자와 여자들 사이의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것의 폭이 너무 좁다는 것을 깨달았다.


팀 켈러는 뉴욕 타임즈의 글을 그대로 설교에 인용하여 오늘날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그 여성의 목소리로 들추어낸다.
 

“합의를 성적인 부분으로만 국한 시키면 의미가 없어진다. 몸은 나의 정체성을 이루는 일부분일 뿐이다. … 육체만 배려하는 합의가 아니라 … 상대의 전인격을 배려하는 것이면 좋겠다. … ‘내가 당신을 배려하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다음날 사라져 버려도 될까요?’라는 물음에 그러라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런 예를 통해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내면서 팀 켈러는 이렇게 말한다. “서로에게 삶 전체를 내어주지 않으면서 몸만 준다면 이는 자아의 통합성을 인식하지 못한 처사이다. 하나의 오롯한 인격체에서 몸만 떼어날 수는 없다. 남녀 간의 성관계는 진정 서로의 삶을 주고받는 행위여야 한다. 나중에 제멋대로 떠날 사람에게 몸만 내주는 것은 인간성이 말살된다. 그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결혼에 관하여 27-30쪽)


문화 내러티브를 따라 생각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순을 뉴욕 타임즈의 기사를 통해 더 쉽게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문화 내러티브는 인간의 인격을 총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몸만 떼어내서 생각하는 잘못된 관점임을 깨닫게 된다. 아울러 그토록 고리타분한 규제라고 생각했던 성경적 관점이 더 총체적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임을 인식하게 된다.


팀 켈러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합의에 관해 말하자면 그리스도인의 관점이 가장 깊고 폭넓다. 부부 사이에서만 잠자리를 허용할 수 있다는 그리스도인들의 말은 성행위는 전인적 합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팀 켈러의 변증의 방식은 지혜롭다. 성경과 문화를 대비시키면서 싸우는 작업을 거치지 않고 쉽게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있는 신념들의 모순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교자들은 성경적 해답에만 집중하지 말고,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낼 수 있는 일반서적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복음을 선포하기 전에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신념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은 복음을 바르게 선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일반서적은 삶의 문제에 해답을 제공해 주지 않지만 다양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이제는 더욱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신앙서적을 포함한 다양한 일반서적의 독서를 통해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내는 방식들이 필요한 시대이다.

팀 켈러의 변증의 방식은 지혜롭다. 성경과 문화를 대비시키면서 싸우는 작업을 거치지 않고 쉽게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있는 신념들의 모순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교자들은 성경적 해답에만 집중하지 말고,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낼 수 있는 일반서적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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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고상섭

고상섭 목사는 영남신학대학교와 합동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그 사랑교회'를 개척해 섬기고 있다. ‘팀 켈러 연구가’로 알려져 있으며 CTC코리아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 공저한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 를 출간했다.